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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경쟁 심화에도…SK하이닉스 ‘방긋’

메모리 3사 간 HBM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HBM계 ‘큰손’인 엔비디아 공략에 심혈을 기울인다.

  • 기사입력 2024.03.06 10:50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WHY? SK하이닉스는 기술력과 캐파(생산 능력)에서 앞서 있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HBM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지각변동이 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지지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지통신은 "SK 측이 미에현의 욧카이치나 이와테현의 기타카미에 있는 기존 키옥시아 공장을 활용하면 신속한 HBM 증산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AI용 서버 시장 호조와 함께 늘어나는 HBM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계획이자,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간 치열한 HBM 경쟁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HBM 수요를 충족하고자 캐파(생산 능력) 증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규 주문량을 모두 소화해 경쟁자에게 일감을 넘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HBM 캐파 역량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캐파 대규모 확장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들 간 캐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월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월 HBM 캐파는 웨이퍼 환산 기준 지난해 2분기 2만 5000장에서 올해 4분기 15만~17만 장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캐파도 3만 5000장에서 12만~14만 장 규모로 늘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에 HBM 제조 특화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를 반도체 패키징 공장 부지로 선정했다"며 "이 공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갈 HBM 제조에 특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취재진들에게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드릴 수 없고, 미국 전체 주가 다 후보"라며 "부지 선정을 위해 다각도로 신중하게 검토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 먹거리 HBM 둘러싼 경쟁 치열

2022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 불황 속에서 HBM이 '돌파구'로 꼽히며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BM은 AI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생성형 AI 열풍과 함께 떠오르는 미래 먹거리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기존 D램 대비 3~5배가량 비싸며,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한다.

현재 HBM 시장 1위 사업자는 SK하이닉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을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로 추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HBM 시장규모가 올해 40억 달러에서 2027년에는 330억 달러으로 연평균 52.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메모리 3사 간 HBM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업계 최초로 36GB HBM3E 12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AI 학습 훈련 속도는 34% 향상되며, 추론의 경우에는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기존 8단 적층 D램보다 저장 용량이 1.5배 커지는 것"이라며 "HBM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3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마이크론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하고 있는 HBM3(4세대)를 건너뛰고, 5세대 버전인 HBM3E의 대규모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론 측은 "경쟁 제품 대비 전력 소비량을 30%가량 줄여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제품이 글로벌 최대 AI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H200' GPU에 탑재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메모리 3사 중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경쟁력은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사'라는 점인데, 마이크론이 신규 파트너사로 떠오르면서 업계 내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다만, 납품 가능한 품질인지 확인하는 최종 퀄(qualification)테스트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통과해야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H200 GPU는 오는 2분기 출하 예정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까지 '엔비디아 공략'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2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가 개최하는 세계 최대 AI 콘퍼런스 'GTC 2024'에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HBM3E 브랜드 '샤인볼트'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샘플을 이미 엔비디아를 포함한 고객사에 제공한 바 있다.

◆ 당장은 지각변동 일지 않을 듯

하지만 당장 HBM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빠르게 흑자 전환한 주원인도 'HBM 수요 급증'에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직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강력한 HBM 시장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BM 매출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연간 매출액의 30%에 해당한다.

지난 1월 실적 발표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를 올해 상반기에 양산하고, HBM4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공세에도 HBM계의 '큰 손'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사는 여전히 SK하이닉스일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엔비디아가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마이크론은 추가적인 파트너사로서 제품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12H D램 등) 후발 주자들이 계속해서 신기술을 발표하는 모습이나, 그것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선 기술력을 지닌 제품이라도 이를 사용해 주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며 "엔비디아의 핵심 거래처(SK하이닉스)를 어떻게 무너뜨리느냐가 중요한 거지, 신기술만 보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측에 따르면, 이안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HPC 담당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최선단 가속 컴퓨팅 솔루션즈용 HBM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오랜 기간 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앞으로도 HBM3E 분야에서 양사 간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3일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의 HBM의 선점 효과는 적어도 올해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물량 기준 50%의 점유율도 마찬가지로 유지될 것"이라며 "마이크론도 신규 진입하고, 삼성전자와도 경쟁하고 있지만 제품과 캐파에 있어 앞서고 있다. 3월에는 HBM3E의 주요 고객 인증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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