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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외래종과 격전 앞둔 쿠팡(하)…위기? 진짜 변수는 다른 곳에

[Corporate Circles]
토종 vs. 외래종 이커머스 괴수 대격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기사입력 2024.02.27 06:00
  • 최종수정 2024.02.27 07:57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물류 인프라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풀필먼트가 하루 약 350만 건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물류 인프라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풀필먼트가 하루 약 350만 건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쿠팡 제공]

※ <[C.C] 외래종과 격전 앞둔 쿠팡(상)…토종 괴수의 성장과 한국 침공> 기사에서 이어졌습니다.

◆ 올해 더 공격적으로

알리바바와 핀둬둬의 한국시장 공략은 올해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쿠팡의 우려를 키운다.

특히 알리바바의 공세가 무섭다. 알리바바는 K-베뉴관에 한국 판매자를 입점시키기 위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수수료 제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현재 LG생활건강과 애경, 깨끗한나라, 유한킴벌리, 쿠쿠 등 대형 브랜드는 물론 중소 제조업체들의 입점이 줄을 잇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 상반기 중 B2B 이커머스인 ‘1688닷컴’도 국내 서비스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내수용과 외수용을 구별하는 B2C 부문과 달리 B2B 이커머스는 1688닷컴으로 단일 운영 중이다. 1688닷컴은 제조사와 도매사를 연결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테무보다도 우위에 있다.

알리바바는 한국 내 물류센터 확보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우리나라 평택항과 가까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옌타이에 각각 3만㎡ 규모의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배송기간을 3~7일로 단축한 효과가 컸던 덕분으로 보인다. 국내 물류센터 확보 시 일부 품목은 익일배송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핀둬둬는 초저가 이점을 더욱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품 가격과 고정비가 올라가는 한국 판매자 입점 및 물류센터 확보 대신 3만~5만원에 이르는 할인쿠폰을 공격적으로 배포 중이다. 2010년대 중반 쿠팡이 가장 공격적으로 선보였던 ‘극단적인’ 출혈 프로모션을 연상케 한다.

싱가포르 업체인 큐텐 역시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인터파크 창립 멤버였던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창립한 큐텐은 2022~2023년 동안 티몬과 인터파크(쇼핑 부문), 위메프를 차례대로 인수하며 한국시장에 발을 들였다. 큐텐은 현재 동남아시아 24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큐텐은 2023년 11번가 인수에 실패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듯했으나, 올해 2월 미국 저가 이커머스 업체 위시(Wish)를 인수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탔다. 2010년 설립된 위시는 초저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200여 개국에 진출, 승승장구했으나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의 알리바바와 핀둬둬가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매물로 나왔다.

◆ 엇갈리는 전망

외래 이커머스들의 본격적인 한국시장 침공이 쿠팡에 얼마나 위협적일지를 두고 관계자들의 의견은 상당히 엇갈린다.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측에서는 대체로 초저가에 방점을 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짝퉁이라든가 느린 배송이라든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구색 같은 문제를 소비자들이 모르는 바 아니다. 그걸 다 상쇄할 정도로 가격이 싸다는 데 이들 업체의 경쟁력이 있다”라며 “소비자들이 꽤 오랜 기간 고물가에 시달린 것에 더해 요즘 소비자들의 기호와도 맞아떨어진다. 젊은 소비자들이 ‘돈은 많지 않은데 하고 싶은 건 많은’ 세대이지 않나. 그래서 외래 이커머스 열풍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한국시장 파이를 잠식해 나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외인 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부류가 생각보다 많고 또 의견도 다채롭다는 점이다. 이들의 주장은 “영향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이커머스 3대 요소인 △상품 구색과 △배송 △가격에서 ‘가격에만 특출한 장점을 지닌 플랫폼’은 한국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요약된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저가형 소비재 품목에서 일부 시장 파이를 가져갈 순 있겠지만 그 규모가 크진 않을 거다. 특히 배송 부문에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 알리익스프레스든 테무든 장기적으로 사업을 하려면 물류 인프라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며 “알리바바가 지난해부터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네 마네 하는데 마케팅을 위한 립 서비스일 뿐이지 실제 의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정말 하겠다고 한다면 수조 원 박을 생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관계자들이 ‘외래 업체들의 한국시장 물류 인프라 투자를 제한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이커머스시장 성장 기울기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이커머스시장 성장률은 2020년 4분기 20.4%를 끝으로 10%대로 내려왔고, 2022년 3분기 10.9%를 기록한 이후에는 한 자리대로 주저앉았다. 경영진 입장에서 볼 때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을 밀어 넣기가 애매한 상황인 셈이다.

인프라를 갖췄다고 끝이 아니다. 이후부터는 천문학적 규모의 고정비도 감수해야 한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새로 확보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들지만,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고정비가 어마어마한 게 더 큰 문제”라며 “초저가 상품을 팔면서 이 엄청난 고정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감도 안 온다”며 손사래를 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표해 눈길을 끈다. 그는 “중국 업체의 흥행 이유가 자국의 싼 노동력 덕분에 초저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건데, 이 상황이 오래갈 것 같지 않다. 중국도 인건비가 계속 오르지 않느냐”라며 “또 현재는 저가 상품 수요가 크지만, 인플레이션이 잦아든 이후에는 이들 업체 중 일부는 규모의 경제를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파페치는 2021년 시가총액이 23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공격적인 M&A와 부실 경영으로 순식간에 사세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쿠팡이 5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진=셔터스톡]
파페치는 2021년 시가총액이 23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공격적인 M&A와 부실 경영으로 순식간에 사세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쿠팡이 5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진=셔터스톡]

◆ 새로 떠오른 변수

일각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가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명품은 현재까지도 이커머스 침투율이 20%를 크게 하회하는 몇 안 되는 카테고리 가운데 하나이다. 오프라인 매장 특유의 VIP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점과 짝퉁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런 배경에서도 파페치는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 2021년에는 시가총액이 230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M&A와 부실한 운영으로 급격히 사세가 기울어 쿠팡이 단돈 5억 달러에 사들였다.

언뜻 보면 쿠팡이 매우 싼 가격에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지만, 파페치의 천문학적인 연간 손실 규모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파페치는 지난해에만 10억 달러 규모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명품시장 이커머스 침투율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만 반짝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 중인 것과 명품시장 큰손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필요 없는 사업 정리하고 군살 빼기 하면 일부 개선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엄청난 규모의 영업손실은 당분간 이어질 거고 이걸 ‘이제 막 흑자가 나기 시작한’ 쿠팡이 메꿔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파페치 손실을 메우느라 쿠팡 서비스가 위축되는 거다. 한국시장 인프라에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각 재고 있는 외래 업체들이 이 징후를 포착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돈을 밀어 넣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커머스시장에서는 고객 충성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쿠팡 체제가 공고해 보일지라도 무너지려고 하면 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쿠팡이 했던 것처럼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면 특히나 더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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