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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외래종과 격전 앞둔 쿠팡(상)…토종 괴수의 성장과 한국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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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vs. 외래종 이커머스 괴수 대격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기사입력 2024.02.27 06:00
  • 최종수정 2024.02.27 10:57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쿠팡 평천하(平天下)’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이후 쿠팡이 듣는 찬사다. 블러핑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던 12년 동안의 ‘계획된 적자’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고, 기존 유통공룡들은 마침내 쿠팡과의 이커머스 경쟁을 포기하고 본업인 오프라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쿠팡엔 여전히 여유가 없다. 외래종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해서다. 이들은 기존 한국 유통공룡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그간 가장 위협이 됐던 네이버 혹은 그 이상의 괴수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괴수대전의 막이 오르려 한다.

◆ 토종 괴수가 되기까지

쿠팡이 ‘한국 유통시장을 접수했다’는 평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벌어진 쿠(팡)-네(이버) 전쟁에서 쿠팡이 우위에 서면서부터 나왔다. 그 이전 10년간 이어졌던 롯데·신세계 등 기존 유통강호들과의 경쟁은 시시한 면이 없지 않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공룡인 만큼 몸이 굼뜨고 여기저기 눈치를 많이 봐야 했던 롯데와 신세계의 태생적 한계도 있었지만, 쿠팡이 워낙 잘했다”라며 “여기에 바닥이 보인다 싶으면 금방 다시 차는 체력(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막대한 투자금을 비유)을 바탕으로 쿠팡이 기존 업체들을 다 두들겨 패고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쿠팡과 가장 격렬히 맞붙었던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2019년 2분기 –299억원)을 내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쿠팡의 압제가 극에 달했던 2020년, 네이버가 본격적인 참전을 선언하며 시장이 요동쳤다. 그간 네이버는 이커머스에 발만 걸쳐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보폭을 넓히기 시작해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20조원 거래액을 돌파, 단번에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쇼핑 관문인 ‘검색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던 덕분이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몰방형이어서 직매입 위주의 쿠팡과는 구별된다. 하지만 2020년 들어 특가창고나 브랜드스토어, 네이버플러스멤버십 등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으며, 또 전문 물류업체나 풀필먼트 업체와의 제휴 및 협업을 통해 배송 고도화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 쿠팡에 부담이 됐다. 이들 작업이 오픈마켓과 직매입의 벽을 허무는 시도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2021년 1월에는 CJ그룹 및 신세계그룹과 삼각동맹을 완성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쿠팡은 ‘쿠팡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응전했다. 2020년 12월 쿠팡플레이가, 2021년 4월 쿠팡이츠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서비스는 기존 쿠팡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도록 락인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유료 멤버십 회원 확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 외래종의 한국 침공

팽팽하던 균형은 2021년 3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하며 급격히 쿠팡 쪽으로 기울었다. 상장으로 5조 1706억원 실탄을 채운 덕분이다. 쿠팡은 당해에만 업계 추산 2조원대 투자금을 새로 태웠다.

쿠팡의 투자는 매우 필요한 시기에 유효적절하게 진행됐다. 이제 막 돛을 올린 쿠팡플레이가 양질의 차별화한 콘텐츠를 끌어왔고, 쿠팡이츠는 빠르게 배민-요기요 2강 체제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쿠팡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로 연계되는 와우 멤버십 혜택은 사용자 확대는 물론 이탈 최소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쿠팡이 2022년 6월 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무려 72%가량 인상하게 된 배경이 됐다.

‘과도한 가격 인상’이라는 불평이 뒤따랐지만, 이미 고객들은 자신의 안락함을 볼모로 잡힌 뒤였다. 쿠팡이 지속 마케팅했던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는 현실이 돼 고객들을 잡아뒀다. 게다가 “와우 멤버십 혜택 대비 4990원 가격은 여전히 저렴하다”는 식으로 곧 여론의 흐름이 뒤집히면서 쿠팡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쿠팡은 네이버를 끌어내리며 마침내 이커머스 왕좌를 꿰찼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마저 흑자전환하며 쿠팡은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완성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외래 이커머스 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 루머가 돌면서 쿠팡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이듬해인 2023년, 알리바바와 핀둬둬가 한국 침공을 본격화하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들 업체의 한국시장 공략은 ‘덩치가 커진 만큼 노동이슈에 좀 더 자주 노출된다’거나 ‘해외시장 진출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다’는 등의 문제는 사소하게 생각될 정도로 쿠팡의 근간을 흔든다.

◆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한국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알리바바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나 감소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알리바바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2만여 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내부 쇄신작업과 함께 한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를 몰아세운 장본(張本)인 핀둬둬 역시 한국시장을 사정권에 넣었다. 핀둬둬는 지난해 11월 잠시나마 시가총액에서 알리바바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공시 덕분이다.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리대로 떨어진 알리바바와 대비됐다.

두 중국업체는 지난해부터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쿠팡의 최대 위협으로 급부상했다. 핀둬둬는 지난해 7월부터 한국 서비스(서비스명 테무)를 시작했고, 이전부터 플랫폼을 열어놓았던 알리바바(서비스명 알리익스프레스)는 같은 해 10월 한국 브랜드 상품을 모아놓은 ‘K-베뉴’관을 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빠르게 사용자를 늘렸다. 지난해 초 300만 명대였던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는 연말 713만 명대로 두 배 넘게 증가했고, 테무는 출시 첫해에 200만 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알리바바는 한국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1원대에서 10원대에 이르는 초특가 상품은 물론 최근 ‘K-베뉴’관을 열어 한국 제조업체 입점을 독려 중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화면 캡처]
알리바바는 한국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1원대에서 10원대에 이르는 초특가 상품은 물론 최근 ‘K-베뉴’관을 열어 한국 제조업체 입점을 독려 중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화면 캡처]

◆ 초월적인 상품 가격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단시간 내 사용자를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초월적인 상품 가격’이 꼽힌다. 국내 업체들이 “누가 10원 더 싼 제품을 파느냐”로 아웅다웅할 때 이들은 10원대 가격 상품을 내놓아 차별화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특가로 뜬 생활용품 가운데는 1원대에서 10원대 제품도 흔하다”라며 “다만 일정금액 이상을 사야한다는 등의 조건이 붙고, 가격이 금방금방 바뀌어 언제나 초저가에 살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제나 초월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건 아니지만, 기본 가격대가 쿠팡보다 현저히 낮은 건 사실이다. 이들 업체의 상품 가격은 국내 가성비 끝판왕이라 불리는 다이소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를 모토로 내세우는 테무에서는 굳이 특가를 찾지 않더라도 몇백 원대 상품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초저가 상품 위주로 구성된 덕분에 소비자들이 콘텐츠 사이트인 듯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점도 인기의 배경이다. 알리바바가 중국 내수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사용 중인 타오바오(农村淘宝)가 보물찾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외수용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이에 더 부합하는 셈이다. 초월적인 가격대로 나온 상품을 탐색하기 위해 또는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듯한 플랫폼 성격은 가격이 더 저렴한 테무에서 돋보인다. 미국 앱 정보 제공업체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하루에 이커머스앱에 머무는 시간’은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각각 18분과 11분으로 아마존의 10분보다 높았다.

※ <[C.C] 외래종과 격전 앞둔 쿠팡(하)…위협적? 진짜 변수는 다른 곳에> 기사로 이어집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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