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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인터뷰⑤] “갈등 해결? 방 밖에서 대화하지 말 것”

테레시타 리차드(Theresita Richard) 파타고니아 최고 인사&문화 책임자

  • 기사입력 2024.01.18 13:00
  • 최종수정 2024.01.19 11:56
  • 기자명 유부혁 기자

이본 쉬나드만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건 아니다. 사명과 철학에 동의해 모인 구성원이지만 생각과 해법은 다를 수밖에. 좋은 일터이기도 한 파타고니아는 어떻게 직원을 하나 되게 할 수 있었을까?

브룩스=유부혁 기자 chris@fortunekorea.co.kr 사진 표기식


테레시타 리차드 최고 인사&문화 책임자. 백화점 노드스톰(Nordstorm)의 HR담당 이사, 스타벅스(STARBUCKS) 인사총괄 이후 2023년 초 합류했다.
테레시타 리차드 최고 인사&문화 책임자. 백화점 노드스톰(Nordstorm)의 HR담당 이사, 스타벅스(STARBUCKS) 인사총괄 이후 2023년 초 합류했다.

모두가 한뜻, 한마음일까. 기후와 환경에 대한 관심, 기업 철학에 대한 공감이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순 없다. 비슷한 질문에 대해서 이본 쉬나드는 “구성원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나의 문장이 아닌 이야기,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이본 쉬나드와 창업 멤버들뿐 아니라 파타고니아 구성원들은 대화를 통해 그리고 기록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정의한다. 빈센트 스탠리가 “치열한 대화를 정리한 문서나 책을 통해 서로가 가진 생각의 간극을 좁히고 해석의 여지를 줄인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

2007년 FORTUNE은 이본 쉬나드를 커버 인터뷰 하면서 파타고니아를 ‘지구에서 가장 쿨한 회사(The Coolest Company On The Planet)’라고 했다. 구성원들도 그럴까? 파타고니아는 올해 4월 최고 인사&문화 책임자로 테레시타 리차드(Theresita Richard)를 영입했다. 그는 파타고니아에 합류하기 전까지 P&G와 Target, STARBUCKS 등 포춘 500대 기업에서 HR업무를 담당했다.

 

Q 파타고니아가 훌륭한 직장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좋은 일터의 조건과 함께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의 직원들이 다양한 삶의 단계에 있는 개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어요. 가령 일하는 부모이거나 최근 대학을 졸업한 사람일 수 있고, 또 일부는 우리 회사의 구성원이 되기를 열망해 이직한 사람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먼저 일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본사인 벤투라와 리노 캠퍼스 등에는 직원을 위한 현장 보육 시설(사내 어린이집)이 있고, 이런 센터와 가까이 있지 않은 직원을 위한 보육 수당을 지원을 하는 등 일하는 부모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직원들이 가족이 잘 보살핌받는다는 것에서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저희가 가족 복지를 우선시하는 혜택을 강조하는 이유라 할 수 있어요.

다음으로 우리는 직원들이 활동가로서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보호하도록 장려합니다. 환경운동이나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활동에 지원을 해주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를 볼 수 있죠. 환경단체 인턴십 프로그램을 연계해 단순히 회사 안에서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특별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직원 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멘토링 프로그램은 회사에서 오래 재직해 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온 직원들과 새롭게 입사한 직원들이 교류하는 프로그램인데요. 각자 살아오면서 쌓아온 지혜와 관점, 통찰력을 서로 공유하죠. 이 3가지가 파타고니아를 좋은 직장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Q 목표는 같아도 방법은 다를 수 있는데,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일터에서 분열과 갈등 없이 어떻게 조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요?

차별화를 추구하는 회사로서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항상 동의하는 것도 결코 올바른 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외부에서 볼 때는 모르겠지만 안에서는 굉장히 치열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합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정답을 가진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그 정답의 일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유를 하자면 ‘태피스트리(tapestry)’죠. 서로 다른 실과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함께함으로써 완전해진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가져오는 다양한 관점들이 한데 모이면 이전에는 없었던 정말 아름다운 태피스트리가 만들어지며, 갈등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이 아니라 함께 모아서 정말로 협력할 때 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개념을 운영하려고 노력합니다.

 

Q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서로가 매우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회사가 만든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으면 이를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쉬운 길이 항상 최선이나 옳은 길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건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힘든 길이라고 해서 피하지 않으려는 문화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방 밖에서 대화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그 방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리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가치에 기반을 두고 어려운 길을 외면하지 않으며 결과를 위해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 전념하는 것. 이것이 파타고니아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Q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인데 구글을 생각하면 엔지니어, 애플은 디자이너가 떠오릅니다. 파타고니아 사람들은 어떤가요?

파격적인. 이 단어가 생각나요. 파타고니아의 정체성과 우리 직원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남들과 똑같지 않으려는 열망을 가지고, 어려운 일을 함께 즐기고 싶어 하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죠. 게다가 ‘펀(Fun)’을 굉장히 중요시하죠.(웃음)

우리 모두는 지구와 환경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지구를 위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모였어요. 그러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모두 각자만의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가치관의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전 조직과 맞지 않거나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고 느낀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Q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우리의 미션과 가치에 진정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계속 영감을 줄 수 있나요?

첫날부터 시작하자면, 회사에 어떻게 입사하고 들어오는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첫날부터 우리의 가치관이 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매장에서 운영하는 방식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하며, ‘목적과 연결 주간’이라고 부르는 온보딩 방식을 통해 그 주간에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강조하고 사람들이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회사의 일원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어떻게 적응하고 회사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따라서 초기의 교육 과정부터 관리자와의 대화를 통해 파타고니아의 가치와 연결되는 것은 온보딩 이후부터 더욱 강화된다고 할 수 있어요.

또 한 가지, 파타고니아만의 특별한 점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이 파타고니아의 정체성에 큰 부분을 차지하며, 직원들에게 정보를 전파하는 방법이자 영감을 주는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함께 모이는 글로벌 타운홀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고무하고 강화할 수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역할과 업무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은지에 대해 관리자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HR도 아주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생각해요.

 

Q 파타고니아의 마케팅에서 내년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로 ‘퀄리티(품질)’를 내세우는데, HR에서도 그런 중요한 키워드가 있나요?

저희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직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번창하고 번성할 수 있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함께 설계할 수 있는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공동 창착’이에요. 우리가 함께 경험을 디자인하거나 함께 만들어내는 방식을 뜻하죠. 우리 중 누구도 혼자서는 이 일을 할 수 없지만 함께 모이면 정말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번창하고 번성하며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아름다운 경험을 함께 만들 수 있을지에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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