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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개발 제약사들 "혜택의 땅 미국으로"

희귀의약품은 제약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판매 대상은 적지만 약가가 높아 수익성이 좋아서이다.

  • 기사입력 2024.03.07 17:54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WHY? 미국 FDA는 세액 공제, 심사 수수료 감면, 임상 지원 등 희귀의약품 지원이 활발하다.]

최근 희귀의약품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지원이 미흡해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보통 당뇨, 고혈압과 같이 환자 수가 많은 의약품을 '퍼스트 케어'라고 한다면, 환자 수가 적은 희귀의약품은 '세컨드리 케어'라고 한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레드 오션인 퍼스트 케어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했다면, 지금은 세컨드리 케어에 집중해 블루 오션을 직접 개척하려는 모습이다. 파이는 작지만 다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지난해 1730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8년 30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예컨대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 이상)급 신약을 개발하려면 100만원 짜리 의약품을 100만 명이 투약해야 한다. 하지만 2억원 짜리 희귀의약품은 5000명만 투약해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기업들이 (희귀의약품 개발에) 집중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처음에는 희귀의약품으로 개발했다가, 점차 일반 적응증으로도 확대하면서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만드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희귀의약품 특성상 허가 리스크가 낮은 만큼, (일반의약품에 비해) 비교적 쉽게 문턱을 넘은 후 타겟층을 점차 확장하는 것.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Avastin)은 희귀의약품 지정 후 적응증을 추가해 매출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지원 정책이 미흡해 기업들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역시 희귀의약품에 한해 임상 2상 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고 '우선 심사'도 가능하지만, 심사 수수료 감면이나 세액 공제 등 각종 혜택에 있어서는 미국보다 못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세컨드리 케어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제도'는 미국 내 환자 수가 20만 명 이하인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개발과 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이것에 지정된 의약품은 개발비 최대 50% 세액 공제, 신속 심사 진행 및 심사 수수료 감면, 미국 내 7년간 독점 판매 등 혜택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희귀의약품 독점 판매 기간은 4년이다.

또 임상 연구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FDA의 '희귀 제품 보조금 프로그램(Orphan Products Grants Program)'은 현재까지 80개 이상의 제품 승인을 지원한 바 있다.

그리고 특정 기준을 충족한 희귀 소아 질환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의 경우, FDA로부터 '우선 심사 바우처'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이는 다른 제품의 우선 심사에 사용하거나,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이 바우처는 평균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 의약품 매출액 만큼이나 수익성이 높다.

2022년 미국 생명공학기업 블루버드는 4~17세 남아 환자의 신경 기능장애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 '스카이소나' 등을 FDA에 승인 받으면서 획득한 바우처를 네덜란드 제약기업 아르젠엑스에 약 1억 97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한 바 있다.

이 같은 혜택 때문에 국내에서는 희귀의약품을 FDA에 먼저 보내는 케이스가 많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글로벌 제약사들처럼 희귀의약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된 의약품을 국내에서 먼저 론칭하기보다는, 해외로 보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GC녹십자, 에스엔바이오, 툴젠 등 주요 기업 의약품이 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바 있다. 지난해 GC녹십자의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 'GC1130A', 에스엔바이오의 고분자 나노입자 항암신약 'SNB-101', 툴젠의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 'TGT-001'이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 절차를 거치며 소위 '잭팟' 라이센스 아웃(기술 이전)을 터뜨린 기업들도 있다.

올해 초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4000억원 규모의 라이센스 아웃에 성공한 LG화학의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은 2020년, 2022년에 각각 LEPR(렙틴 수용체) 결핍증,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FDA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종근당도 2020년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던 샤르코-마리-투스병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지난해 11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약 1조 7300억원 규모 라이센스 아웃에 성공했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약 1060억원이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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