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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지가 만난 스마트 팩토리 선구자 3인…“미국, 이렇게 다르다”

[임수지 DAC 보고서⑥] 스마트 팩토리 Part 3
1. 김정하 티라유텍 대표
2. 김동경 티라로보틱스 대표
3. 가이 커틴 테크시스 부사장

  • 기사입력 2023.07.22 10:48
  • 기자명 문상덕 기자

2023년 7월호에 이어 한국과 미국의 공장 및 물류 자동화 혁신가들의 관점에서 스마트 팩토리 시리즈를 이어간다. 자동화 생태계에는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하며, 그중 다수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소규모 기업에서 나올 수 있다.

이번에는 업계 선도기업인 티라유텍(THiRA-UTECH), 티라로보틱스(THIRA ROBOTICS) 및 테크시스(Tecsys)가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트 팩토리 혁신에 기여하는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자동화 솔루션은 공장을 넘어 의료와 같은 새로운 공간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 대표들은 변화하는 자동화 트렌드를 보고, 미국 자동화와 한국의 차이점과 산업 자동화의 문제를 이해하며, 전 세계로 확장할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직한 통찰을 공유했다.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임시 병원에서 직원이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도시의 COVID-19 환자 수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어졌다. [사진=AP/Xinhua]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임시 병원에서 직원이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도시의 COVID-19 환자 수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어졌다. [사진=AP/Xinhua]

 

relay INTERVIEW 1. 김정하 티라유텍 대표

“미국기업, 클라우드 서비스가 최고 관심사”

티라유텍은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과 생산계획(APS, Advanced Planning and Scheduling) 소프트웨어, 그리고 공장 자동화(FA, Factory Automation)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조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라이선스 비용을 받거나 프로젝트 형태로 시스템 통합(SI)이나 컨설팅 용역을 제공한다.

김정하 티라유텍 대표는 2008년 회사를 인수, 국내 선도 스마트 제조 및 물류 자동화 솔루션 업체로 키웠다. 지난해에는 약 3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단독대표 체제로 전열을 정비한 김 대표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우리가 지닌 2차전지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 국내외 시장에서 티라유텍의 입지는 어떤가?

국내 시장 점유율은 삼성SDS 다음으로 높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태양광 등 하이테크 산업이 주력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 LG, SK 등 고객사에서 미국, 동유럽에 공장을 지을 때 우리가 같이 나가서 솔루션을 공급하는 일을 주로 한다. 아직 현지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국내 소프트웨어업체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다.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Q 가장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는 뭔가?

SK On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외 2차전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프로젝트가 많이 생기고 있다. 셀이나 모듈 외에 에코프로 같은 소재 업체도 우리 고객사다. 이들이 해외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저희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태양광 산업도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영향으로 최근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SK온과 포드자동차가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짓고 있는 ‘블루오벌SK 공장(BlueOval SK Battery Park)’의 건설 현장. [사진=SK온]
SK온과 포드자동차가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짓고 있는 ‘블루오벌SK 공장(BlueOval SK Battery Park)’의 건설 현장. [사진=SK온]

 

Q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미국에선 공장이 프로그램에 맞춘다. 이는 해당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노출되는 화면에 맞춰서 작업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프로그램이 공장에 맞춘다. 우리 같은 솔루션 제공사는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는 게 아니라 프레임워크 형태로, 쉽게 말해 고객사 요구사항에 맞춰서 다시 만들어 제공한다. 심한 경우 50% 이상을 다시 개발해야 한다. 한번 개발한 프로그램을 다시 쓰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마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Q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티라유텍의 핵심 가치는 뭔가?

1차적으론 산업 도메인에 대한 지식 같다. 우리는 반도체 FAB이나 2차전지 CELL 소재에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2차전지의 경우 2009년부터 국내 기업과 2차전지 셀 공장의 MES 및 자동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장 운영 프로세스를 표준화해서 우리 솔루션에 녹여낸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다. 다만 컨설팅, 소프트웨어를 패키징해서 판매하는 개념으로 가다듬을 필요는 있다. 그간 이들 공장의 요구사항을 받아서 화면을 만드는 식의 SI 개념으로 접근해 왔다.

최근 미국, 유럽업체에서도 문의가 들어온다. 그런데 요구사항이 한국업체와 다르다. 한국 고객사를 대상으로는 온프레미스(on-premises, 기업이 자체 IT인프라시설에서 물리적인 서버 장비를 운영하는 방식)를 바탕으로 고객사 요구에 맞게 솔루션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미국, 유럽업체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되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 그래서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우리가 지닌 2차전지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측면에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2차전지를 예로 들어보자. 이전에는 셀(배터리의 기본 단위)이면 셀, 모듈(여러 개의 배터리를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한 집합체. 배터리를 열이나 충격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면 모듈 한 공정만 봤다. 지금은 소재부터 완성차까지 전체 공급망 측면에서 본다. 전기차에서 화재가 나면, 그 원인을 부품 단위가 아니라 소재까지 추적해야 하는 이슈가 생기기 때문이다. 완성품, 부품, 그리고 소재까지 전체 제조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공급망 다변화는 전체 과정의 품질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관리해야 할 품질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품질 관리를 해주는 솔루션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자동차시장의 주류가 전기차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쪽에 집중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구조가 바뀌고 있는 상황은 기회다.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 지었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려는 회사가 늘고 있다. 지금이 미국에 진출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Q 팬데믹을 전후로 시장 상황이나 수요에서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3년 전 최우선 타깃 시장은 중국과 베트남이었다. 예를 들어 팬데믹 전 만났던 중국의 한 국영기업은 계열사가 100개 정도 됐다. 이들 계열사를 묶어서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논의했다. 그런데 팬데믹 동안 중국 자체 솔루션이 크게 발전했다. 이젠 레드오션이 됐다. 지금은 미국의 반도체와 2차전지, 그리고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포커스를 옮기고 있다.

Q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특히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한국 기업은 드물다.

사실 미국에 시장이 없었다. 요즘에는 2차전지가 뜨겁지만, 5년 전까지는 디스플레이였다. LCD나 AMOLED 공장인데, 대부분 한국과 일본, 중국에 있었다. 조립공장은 중국과 베트남에 있었다. 그래서 미국시장에 제조업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미국에서 스마트 제조 관련 요청이 왔던 산업은 목재나 식음료였다. 저희가 접근하는 분야와는 거리가 있었다.

Q 티라유텍이 미국 스마트 팩토리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내 2차전지 공장은 대부분 한중일 기업에서 운영한다. 그래서 미국, 유럽 회사들이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 지금은 이들이 2차전지 프로세스를 이해해 가는 단계다. 우리는 그것보다 빠르게, 2차전지 중심의 표준화 솔루션을 완성한 상태로 접근하기 때문에 빨리 공급할 수 있다. 또 현재 짓고 있는 공장 대부분이 한국 기업과 합작한 것들이다. 저희가 먼저 들어가서 이미 일하고 있기 때문에 선점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해외 2차전지 벤더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저희가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해외에서도 곧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신생 2차전지 업체가 첫 번째 해외 고객이 될 것 같다.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네 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네 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Q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어떤 파트너가 좋을까?

미국에 진출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가 준비돼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클라우드 통합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컨설팅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고 미국 시장, 특히 자동차 시장에 한정해서 일차적으로 접근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Q 미국 제조업 90% 이상이 직원 수 20명 미만인 스몰 비즈니스다. 이런 마이크로 팩토리는 자동화에 적응시키는 과정, 다시 말해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경험이 있나?

중국, 베트남 공장은 오퍼레이터의 교육 수준이 높지 않다. 작업자들이 다루는 기기의 인터페이스가 너무 복잡해서, 이를 단순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다. 사실 폴란드나 헝가리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작업자가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부분적으로 먼저 자동화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Q 현재 스마트 테크놀로지가 이런 시설이나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예를 소개해 달라.

하드웨어 분야는 무인 자동화로 많이 바뀌고 있다. OHTAGV를 도입해서 노동력이 부족한 현장을 지원한다. 또 사람이 많이 투입되는 공정이 물건을 포장하고 팔레트에 운반하는(palletizing) 출하 부분이다. 이쪽에서 3차원 비전과 협동로봇을 이용해서 분류하고 palletizing을 자동화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MES에서 관리하는 자재나 IoT 데이터에 연동시켜서 자동으로 제품을 출하하도록 돕는다.

Q 스마트 솔루션이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은 스마트팜이 유망해 보인다. 중동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그리고 저희가 지난해부터 계속 두드리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물류다. 물류 로봇, 그리고 물류 전체를 통합 관제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솔루션 쪽을 보고 있다.

Q 연구개발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국내에서 AI 관련 인력을, 특히 중소기업이 구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대학교 연구실들과 연결해서 진행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다른 하나는 AI를 활용한 제조업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조 솔루션을 공동개발하려고 한다. MES와 APS를 클라우드에 옮기는 작업은 저희가 기본적으로 한다. 거기에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서 AI을 활용한 정밀 분석이나 이상 감지 같은 서비스를 추가하려고 한다. 최근 이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클라우드 통합 조직의 모든 시스템, 온프레미스, 로컬 및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를 연결하며 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데이터에 실시간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

OHT(Overhead Hoist Transport) 천장반송기. 사람을 대신해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천장 레일을 따라 운반한다.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 주행 라인에 부착된 RFID나 바코드를 인식해 이동한다.


relay INTERVIEW 2. 김동경 티라로보틱스 대표

“병원, 차세대 AMR 핵심 현장 될 것”

티라유텍 자동화 솔루션은 AMR을 포괄한다. 2021년 티라유텍에서 물적 분할해 출범한 자회사 티라로보틱스(THIRA ROBOTICS)에서 AMR 개발을 맡고 있다. 티라로보틱스에서 개발한 AMR은 기존 제품과 달리, 요철이 있고 사람이 있는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총 5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설비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김동경 대표는 병원이 차세대 AMR의 핵심 현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병원에서는 누구나 물병을 엎질러 바닥을 젖게 할 수도 있고, 특히 노인이나 환자 등 허약한 사람들이 넘어질 수도 있다”며 “‘표준’이 되는 병원 환경은 없다. 모든 병원 환경이 각각 다르다”고 말했다.

 

Q 프로맷 2023에서 다양한 유형의 AMR이 전시됐다. 1세대와 2세대 AMR의 차이가 뭔가?

AMR은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정해진 경로 위에서만 물건을 나르는 AGV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도입 초기 AMR은 완벽한 작업 환경(평평한 바닥, 넓은 부지)을 갖춘 부유한 대기업만 사용할 수 있었다. 더럽고, 기름지고, 젖고, 갈라지고, 울퉁불퉁하고,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움직이고, 좁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환경에서는 AMR을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없었다.

2세대 AMR인 우리 회사의 제품은 환경에 개의치 않는다. 1세대 AMR보다 똑똑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다룰 수 있다. 예를 들어 T 시리즈와 L 시리즈는 거칠고 미끄러운 노면에서 주행할 수 있다. 또 L 시리즈는 낮은 프로파일(바닥과 AMR 플랫폼 상단 사이의 거리)을 활용해 현장에서 보유한 카트를 들고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 카트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Q 프로맷 콘퍼런스에서 발표자와 참석자 모두 자동화 구현의 핵심 요소로 직원 안전을 강조했다. 차세대 AMR이 이런 눈높이에 부합하나?

AMR을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쓰려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설계해야 한다. 최근 무인 산업용 트럭에 대한 안전 인증(ISO 3691-4, 2020)이 제정됐다. 티라로보틱스 AMR은 한국, 미국, EU의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이 밖에 티라로보틱스는 안전을 강화하면서 로봇의 효율적인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지능을 개발했다. 360도 라이다(LiDAR, 레이저로 사물의 위치를 가늠하는 장치)와 심도 카메라, 범퍼 시스템을 장착, 병원처럼 사람의 움직임이 많은 곳에서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예측해 사람과 충돌하지 않고 최적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버러에 위치한 아마존의 로봇제조시설 Amazon Robotics BOS27에서 자율주행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버러에 위치한 아마존의 로봇제조시설 Amazon Robotics BOS27에서 자율주행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Q 병원이 차세대 AMR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핵심 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몇몇 전시업체가 의료 서비스의 사용 사례를 시연했지만, 대부분 제조 및 창고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했다.

간호 인력과 일반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병원들은 직원들의 업무량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병원에서 자동 이송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굉장히 많다. 환자의 식사, 약물, 세탁, 병원 운영을 위한 물품 전달 지원, 수술 용품 등이다. 병원 소독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이것들은 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반복적이고 물리적이며 기계적인 작업이다.

지금까지 미국 병원에서 성공적인 AMR 구현은 제한적이며 주로 창고 환경에서 수행됐다. 불행하게도,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AMR은 일반적인 의료 시설의 트래픽과 혼돈이 존재하지 않는 창고와 제조 시설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창고에서는 직원들이 지정된 장소에서 식사를 하고 바닥에 뭔가를 쏟거나 떨어뜨리지 않는다.

또 병원의 AMR은 단지 한 상자를 다른 선반으로 옮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24시간 내내 사람들과 함께 있고, 달리는 아이 주위를 이동하고, 음식을 가져오고, 링거대를 조심스럽게 피한다. 모두 티라의 AMR들이 한국의 국립 암 연구소에서 매일 하고 있는 활동이다.

Q 우리는 콘퍼런스 중에 의료 자동화 솔루션을 찾고 있던 참석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솔루션에 관심이 있지만 보안 문제로 인해 채택을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용품, 의약품 및 환자 정보와 같은 보안 수준이 높은 항목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나?

AMR 시스템은 보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환자의 이름, 환자의 의료 기록과 같은 개인 정보는 AMR 시스템으로 전송되지 않는다. AMR 시스템은 물품이 배송돼야 하는 위치에 대한 정보와 수령인의 암호만 필요하다. 또 사람을 인식하지만 개별 안면인식 기술은 탑재하지 않았다.

의료 환경의 AMR은 환자가 아닌 인증된 직원과 협업하고 있다. AMR이 수신하는 모든 정보는 단방향 흐름일 뿐이며, 시스템에서 병원 의료 기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전송하지 않는다.

Q 2023년 스마트 팩토리 관련 주요 트렌드를 꼽자면.

프로맷 2023의 주요 키워드는 AMR과 그 다양한 버전이었다. 자율주행, 자율이동로봇, 자율이동 지게차, 피스픽 AMR 솔루션, AMR 운송을 통한 공장자동화 등이다. 다시 말해, 자동화에 대해서는 자율주행을 언급하지 않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시장의 수요는 충분하며, 시장에서는 AMR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MR(Autonomous Mobile Robot) 자율주행 로봇.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이동한다.


relay INTERVIEW 3. 가이 커틴 테크시스 부사장

“라스트 마일 제조, 다시 이목 끌 것”

 

필자는 미국과 그 외 지역에서의 스마트 팩토리 도입 현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자동화 베테랑, 가이 커틴(Guy Courtin)을 인터뷰했다. 커틴은 제조 및 창고 유통 분야의 분석가로서 20년 넘는 경력을 쌓아왔다. 현재 테크시스(Tecsys)에서 산업 및 첨단 기술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Q 현재 테크시스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뭔가?

자재 취급, 운송 및 기타 산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테크시스는 제조, 의료, 일반 유통 및 소매업과 같은 여러 산업에서 기술 및 로봇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의 물류 자동화업체) ‘6 리버 시스템(6 River Systems, 협동로봇, AI 등을 활용해 물류 효율성을 지원하는 업체)’에서의 경험은 로봇 공학과 자동화에 있어서 저를 업계 선구자로 만들었다.

Q 공장 자동화 관련 메가 팩토리와 마이크로 팩토리의 트렌드를 꼽자면.

먼저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가장 큰 트렌드는 ‘니어쇼어링’이다. 더 저렴한 노동력 지역으로부터 제조업을 되찾고자 하는 광범위한 요구가 있다. 팬데믹은 사람들이 먼 곳에 의존할 수 없고 공급망이 너무 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두 번째 트렌드는 노동이다. 우리는 제조, 창고 또는 유통 분야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노동 문제를 본다. 노동력 보완의 필요성은 자동화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세 번째로 보고 있는 것은 적층 가공이다. 우리가 라스트 마일 제조, 로컬 3D 프린팅 제조를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예비 부품 및 증강 제조로 인해 많은 미세 제조 시설이 생겨날 것이다. 뉴발란스, 나이키 등은 고객 개개인에 맞춘 깔창을 매장 내에서 30분만에 3D 프린팅 하는 실험을 했었다. 그 트렌드는 5~7년 전에 매우 뜨거웠다. 많은 사람이 잊었지만, 우리는 그 트렌드가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본다. 이런 유형의 라스트 마일 제조는 여러 산업에서 번창할 수 있다.

2019년 네덜란드 하프웨그에 위치한 옛 설탕공장에서 포드자동차 관계자들이 새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엔진 자동차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019년 네덜란드 하프웨그에 위치한 옛 설탕공장에서 포드자동차 관계자들이 새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엔진 자동차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Q 글로벌 경쟁 차원에서 미국의 자동화 및 스마트 팩토리 최적화의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보편적인 노동력 부족 외에 무엇을 해결해야 할까?

노동력 부족과 함께 우리 모두가 직면한 또 다른 큰 도전은 ‘도입’이다.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공장, 창고, 상점에서 자동화를 도입할 때 모든 종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러한 자동화 수준이 제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가지 사항을 갑자기 변경하면 작동 중이던 시스템이 중단될 수 있다.

가장 성공적인 채택 방법은 비핵심 요소의 운영에서 자동화를 구현하고, 그 작동 방식을 확인하는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공장 또는 창고에는 ‘더니지(화물깔개)’라고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포장, 판지 및 폐기물을 현장에서 제거하는 일이다. 직원이 와서, 그것을 집어서, 상자에 넣고, 그것을 옮겨서, 뒤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다음은 공장에서 자동화 도입을 결정할 수 있는 사용 사례다. 그들은 아직 핵심 기능에 자동화를 도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씩, 공장 내의 다른 기능을 선택하여 더 많은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 공장, 특히 오래된 공장들은 공장 전체를 하루아침에 자동화와 로봇 공학을 갖춘 스마트 팩토리로 정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Q 귀사의 솔루션은 공장 규모에 따라 어떻게 다른가? 마이크로 팩토리와 메가 팩토리에 대한 솔루션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한 곳의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도왔다. 이때 활용된 솔루션은 마이크로 팩토리에서 사용하는 솔루션과 동일했다. 고객이 1년에 10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든 10개의 보석을 생산하든 그들의 프로세스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설비를 통해 이동하는 제품의 양과 자동화의 필요성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복잡성의 정도가 더 중요한 바탕이 된다. 예를 들어 한 가지 유형의 위젯을 일주일에 1000만 개를 제작하는 것이 100가지 종류의 위젯을 각각 1000개씩 생산하는 것보다 덜 복잡할 수 있다. 유형이 많을수록 생산 공정이 복잡하다.

따라서 우리는 단지 공장의 크기가 아니라, 그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다. 물론 메가 팩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마이크로 팩토리보다 높은 수준의 복잡성이 있다고 가정할 것이다. 단지 크기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처리와 재료, 속도 개념에서 해당 제품의 사용자 정의 또는 복잡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스타트업 ‘마이티 빌딩스(Mighty Buildings)’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건설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스타트업 ‘마이티 빌딩스(Mighty Buildings)’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건설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Q 자동화를 처음 접하는 업체가 스마트 제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하나?

이것은 상황별로 이야기해야 한다. 모든 파트에 맞는 장치는 없다. 모든 것은 리더십의 수준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자동화와 디지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이에 수반되는 비즈니스 변화를 진행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실패할 것이다.

제가 항상 묻는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자동화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을 해결하려고 하나? 당신이 찾으려는 사용 사례는 무엇인가? 이 질문이 비즈니스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ㅍ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또한 자동화 채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인력을 변경하거나, 직원을 재교육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원재료를 반입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첫 번째 대화다. 이때 양 당사자가 모두 편안함을 느끼면 기술 옵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그건 쉬운 부분이다.

Q 자동화 채택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사항이 있나?

스마트 팩토리 채택의 큰 장애물은 실제 자동화 공급망이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자재를 배치하기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로봇 공학, 스마트 선반 등과 같은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는 원자재가 부족하다. 스마트 팩토리가 구현되려면 물리적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물리적 제약은 항상 발생하고 있고, 팬데믹은 이런 측면에 더 큰 부담을 줬다.

Q 앞으로 몇 년 동안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어떤 트렌드를 예상하나?

자동화의 사회화 또는 민주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어느 시점에는 비용이 내려가기 시작할 거라는 뜻이다. 또 건설, 소매 및 제약을 포함한 공급망 내의 다른 산업에서 더 많은 로봇을 보게 될 것이다. B2B든 B2C든 활용 사례에 대한 맞춤형과 개인화가 핵심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프린터와 같은 요소가 구현됨에 따라 공장, 물류 센터 및 소매업체 간의 경계가 계속 없어질 것이다. HP와 같은 공급업체들은 적층 제조의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제조업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은 제조업의 차세대 혁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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