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달리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태원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창립 55주년 기념사에서 '성공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문했다.
대한항공은 4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창립기념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조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창립 기념사에서 '올해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을 이야기해 주목받았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하며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을 담았던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 모두 역사적인 다음 페이지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의의 순간부터 매서운 겨울이 닥쳤지만 튼튼한 나무는 겨울이 길수록 안으로 더 촘촘한 나이테와 단단한 무늬를 만든다"라며 "통합 항공사를 우리의 역량으로 정성껏 가꾸면 곧 글로벌 항공업계의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것이고, 대한민국 항공업계 전반에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EU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두 항공사 간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대한항공 유럽 4개 노선 이관이 조건으로 붙어 기업결합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의 기념사는 이 같은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외연을 확장하는 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쓸 것 또한 주문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대한항공이 되고자 하는 모습은 누구나 꼭 타고 싶은 항공사, 100% 안전함을 믿을 수 있는 항공사, 집에 온 듯 편안하고 따뜻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항공사"라며 "운항, 정비, 서비스 등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익숙함 속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대한항공의 본원적 경쟁력인 절대적인 안전 운항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더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조중훈 창업주가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1969년 3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여긴다. 대한항공공사의 전신인 대한국민항공사의 창립일은 1946년 3월 1일로 창립일자가 동일하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