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통합’ 진에어, 높은 시너지만큼이나 우려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으며 통합 LCC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마냥 전망이 밝지는 않다.

  • 기사입력 2024.02.24 07:00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WHY? 가장 큰 문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콩고물이 다른 업체들에도 떨어지며 경쟁력이 함께 올라간 것이다. 여기에 부산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 처리를 두고도 말이 나온다.]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이들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3개사 간 통합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너지 기대도 높지만, 잡음도 만만찮다.

◆ 몸집 불려 단숨에 1위 자리로

대감집 간 합병 소식은 항공업계에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노선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체가, 단거리 노선에서는 통합 LCC(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가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LCC는 산업 특성상 '몸집 키우기' 전략을 십수 년째 고수하고 있는데,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통합하면서 수익성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2010년대부터 (제주항공을 필두로 한) 주요 LCC들은 리스로 여러 항공기를 빠르게 조달해 몸집을 키우고, 값싼 가격을 내세워 대형항공사(FSC)나 타 항공사의 여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2010년 5800만 명이었던 연간 여객 수가 6년 만에 1억 명을 돌파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전략 덕분이다. 2017년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막는 '사드 보복' 사태에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은 이번 통합을 통해 항공기 수, 시장 여객 점유율에 있어 제주항공을 제치고 1위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통합 LCC의 항공기 수는 총 57대(진에어 27대·에어부산 24대·에어서울 6대)로, 제주항공(42대)과 15대 차이를 벌리게 된다.

또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사 여객 점유율은 제주항공(15.3%)과 진에어(14.85%)가 각각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진에어가 에어부산(11.9%), 에어서울(2.3%)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면, 중복 노선 등을 고려해도 손쉽게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 통합LCC "경쟁에서 자유롭지는 못해"

업계에서는 통합 LCC가 국내 LCC업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나, 경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다른 LCC업체들이 '낙수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기 때문이다.

EC 집행위원회는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화물사업을 매각하고 유럽 4개(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의 운수권과 비행기 슬롯(이착륙 횟수)를 경쟁사에 일부 반납할 것"을 제시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은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에어로케이 등 4개 항공사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 1310억원으로, 보유 화물기는 11대이다.

물론 화물기의 절반가량이 낙후됐고, 5000억~7000억원의 몸값과 함께 1조원의 부채도 지불해야 해 부담이 크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LCC가 동남아·중국에서 화물사업을 벌이는 가운데, 주요 노선이 미주·유럽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화물 노선을 대폭 확장할 수 있어 이득이 크다.

대한항공의 유럽 4개 노선 운수권은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이 가져갔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6월부터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유럽 4개 국가에 진출하면서, 국내 LCC 중 최초로 유럽 하늘길을 열게 됐다.

또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내고자 노선 이관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에 항공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A330-200 항공기 5대를 지원하기로 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A350-900' 임대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350-900은 311석 규모로, 연료 효율이 25% 개선되는 최신 항공기다.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프레미아도 대기업 간 합병 과정에서 이득을 보며 LCC업계의 '대항마'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 만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독과점 우려를 보이자, 향후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어프레미아에 항공기 4대 임대 의사를 전달했다.

◆ 에어부산 둘러싼 '말말말'

부산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을 둘러싼 잡음도 크다. 현재 부산 지역사회(이하 지역사회)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통합 LCC가 출범할 경우 진에어만 남는데, 본사 위치까지 인천에 두게 돼 부산시의 항공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020년 국토교통부와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통합 LCC는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삼기 위해 본사를 부산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통합 LCC 본사를 인천공항에 두겠다고 하면서 부산시의 반발이 커졌다.

더욱이 부산시가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의 설립을 앞두고 있어, 지역 거점 항공사의 필요성이 더 크다. 시민사회는 "지역 거점 항공사가 있어야 가덕도신공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에어부산은 부산시가 16년간 키운 기업이다.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하고, 부산시가 이를 인수하게 되면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알래스카, 하와이 등 국제관광도시는 대개 지역 거점 항공사가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이미 세계적인 공항이다. 항공기와 여객이 모두 인천으로 통하고 있는데, 국가적인 공항 경쟁력에 있어 바람 되지 않다"며 "LCC 만큼은 지역에 본사를 유치해야 국가 균형 발전에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12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임대를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비행기는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도 언제든 임대할 수 있다"며 분리매각 주장이 확고하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