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올해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JYP의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직전년(3459억원) 대비 약 2300억원 늘어난 5739억원이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적을 견인한 요인은 단연 음반 및 공연 매출이다.
지난해 JYP 음반 실적은 메이저 그룹인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있지'가 분기별로 판매량을 크게 견인하고, 4세대 걸그룹 '엔믹스'가 무난하게 보조하는 모습으로 흘러갔다.
특히 지난해 6월 발매된 스트레이키즈의 정규 3집 '파이브스타(5-STAR)'가 초동(일주일 성적) 461만 장을 기록하며 K팝 역대 최대 초동 판매량을 올렸다. 또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총 5억 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공연 또한 월드투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022년 4월부터 시작된 스트레이키즈의 두 번째 월드투어 '매니악(MANIAC)'과 있지의 첫 번째 월드투어 '체크메이트(CHECKMATE)' 등 대형 공연이 이어지면서 공연 부문에서 67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수치다.
2, 3, 4분기에는 트와이스가 데뷔 이래 최대 규모인 다섯 번째 월드투어 '레디 투 비(READY TO BE)'를 통해 실적을 크게 올렸다. 트와이스는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걸그룹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 및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썼다.
동시에 일본에서 스트레이키즈와 '니쥬'가 각각 '파이브스타 돔 투어 2023(5-STAR Dome Tour)', '니쥬 라이브 위드 유(NiziU Live with you)'를 통해 초고속 매진을 기록하며 매출에 기여했다. 특히 스트레이키즈의 돔 투어는 4세대 보이그룹 최초로 일본 4대 돔 공연장에 입성한 공연이다.
올해부터는 지난해 JYP가 세계 최대 공연 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맺은 장기 계약 파트너십을 통해 공연 실적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북미 지역 공연에 한해서만 개런티를 받는 기존 수익 배분 구조에서 이제는 초과 매출 발생시 수익배분비율(R/S)에 따라 추가 정산 받을 수 있다.
JYP의 올해 실적 또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 앨범 발매 횟수가 지난해(11개) 대비 올해는 20개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트레이키즈가 세 번째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이키즈는 1년새 팬덤 성장세가 높아져 투어 규모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같은 남녀 탑급 아이돌에 올해 새로 데뷔하는 신인들까지 더해 성장세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음원 및 음반 판매량, 유튜브 수익 등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6700억원, 영업이익 2200억원 정도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뭘 고를지 몰라 준비해 봤어…2024년 JYP의 실적 병기
올해 JYP 사업의 주요 키워드는 '한중일미 신인 데뷔'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현지 걸그룹 '비춰(VCHA)', 중국 현지 보이그룹 '프로젝트C(Project C, 가칭)', 일본 현지 보이그룹 '넥스지(NEXZ)', 국내 보이그룹 '라우드(LOUD)'까지 총 4팀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JYP'라는 이름값에 벌써부터 국내외적인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신인인 만큼 올해 실적에 드라마틱하게 기여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인이 본격적으로 전체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시점은 콘서트를 열 수 있는 3년차부터다. 콘서트를 통해 음반 및 음원, MD 매출도 함께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는 곡이 15~20개 정도 필요한데, 이것이 마련되는 시점이 보통 앨범을 3~4개 정도 발매한 후인 3년차부터다. 따라서 보통 이 시기를 '(아이돌) IP를 통해 매출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시기'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신인은 당장 올해 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것보다는 향후 성장성을 기대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실적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신인에 투자하는 기획사의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다.
박 연구원은 데뷔 비용만 지출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못 거두는 사례에 대해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기본적인 앨범 판매량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에 과거 대비 적자 리스크는 많이 나아졌다"며 "특히 4대 기획사의 경우 신인이라도 웬만하면 일주일에 10만 장은 판매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돼 이미 기본 팬덤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우드는 SBS '라우드 프로젝트', 넥스지는 '니지 프로젝트(Nizi Project)' 시즌2, 비춰는 'A2K(America2Korea)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인 그룹을 만들기 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치면 데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육성 비용도 적게 들고, 기본 팬덤을 형성한 상태에서 데뷔할 수 있기 때문에 금방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수 있다"며 "JYP라는 소속사 팬덤까지 더하면 초대박까지는 몰라도 중상박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