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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태영건설②] 정부 “줄도산은 없다”…시장 불안 진화에 안간힘

한신평, 태영건설 신용등급 A-→CCC 강등
정부 “태영건설 특유의 문제...전이 안 될 것”
“지난 3월부터 PF 주시...신속한 대응 예상” 

  • 기사입력 2023.12.28 17:55
  • 최종수정 2023.12.28 18:08
  • 기자명 조채원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수천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금융권에 미칠 효과는 제한적이란 예상이 나온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성명서를 발표하며 시장의 불안을 진화하는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신용평가사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28일 한국신용평가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하향 검토)에서 CCC(하향 검토)로 강등했다. 또한 태영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도 A2-(하향 검토)에서 C(하향 검토)로 낮췄다. 

이러한 조치는 태영건설이 기업 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 60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상환을 앞두고 있지만, 자구 노력에도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원리금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기 등급’으로 강등한 것”이라며 “워크아웃 이후 채권단협의회에서 원금을 탕감, 출자 전환, 이자 지급 유예를 할지 결정하는 채권 구조조정 이후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이자 비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정부는 즉각 관련부처 합동팀을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정부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종합 대응반을 꾸리고 태영건설의 PF사업장・협력업체・수분양자 현황을 바탕으로 대응안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위기는 다른 건설사에 비해 자체 시행 사업 비중이 높고 부채 비율과 자체 PF 보증이 많아 태영건설 특유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9월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보증 비중은 태영건설이 374%로 현대건설(122%)이나 GS건설(61%), DL이앤씨(36%), 포스코이앤씨(36%) 등 다른 건설사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 또한 태영건설이 258%인데 비해 포스코이앤씨 128%, 현대건설 114%. DL이앤씨 75%로 압도적인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번 사안이 특수한 만큼 건설산업 전반이나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시장에 과도한 불안이 퍼지면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서다. 

정부는 “태영건설에 대출을 실행한 금융사의 익스포저는 4조5800억원으로 금융사 총 자산의 0.09% 수준”이라며 “익스포저 대부분이 손실 흡수 능력이 양호한 은행‧보험업권이 보유 중이며, 비은행 금융기관 익스포져도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되어 있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상황에 따라 부동산 PF 시장 과 금융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보다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태영건설의 PF대출이 전 금융권에 퍼져있고 업계 16위 건설사가 위기의 신호탄을 쏘게 돼 향후 중소건설사에도 신뢰도 측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재 금융사가 보유한 태영건설의 대출 채권은 총 1조4942억원으로, 단기차입금 총액은 66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권이 실행한 대출은 장기 차입금 4693억원, 단기 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이다.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002억(PF대출 1292억원, 단기차입금 710억원)으로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했다. 이어 ▲국민은행 1600억원(PF대출 1500억원, 단기차입금 100억원) ▲기업은행(PF대출) 997억원 ▲우리은행(단기차입금) 720억원 ▲신한은행 636억원(PF대출 436억원, 단기차입금 200억원) ▲하나은행 619억원(PF 대출 169억원, 단기차입금 450억원) 순이다.

2금융권 PF대출의 경우 ▲한화생명보험 845억원 ▲IBK연금보험·흥국생명보험 각각 268억원 ▲농협생명보험 148억원으로 조사됐다. 시설 자금 대출은 ▲농협손해보험 333억원 ▲한화손해보험·푸본현대생명보험이 각각 250억원이었다.

증권사 중에는 KB증권이 412억원의 PF대출을 제공했으며 단기차입금으론 하나증권이 300억원, 한양증권이 100억원을 집행했다. 이와 함께 새마을금고는 693억원, 신협중앙회가 397억원, 애큐온저축은행이 50억원을 태영건설에 빌려줬다.

반면 전문가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레고랜드처럼 갑작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김승준 하나투자증권 건설 부문 연구원은 “PF 관련 위험성은 지난 3월부터 나왔던 것으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됐다는 점에서 예측가능한 범위”라며 “아무도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던 레고랜드 사태 때와 달리 정부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건설사 안정성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발부채인데 태영건설은 장부에는 없지만 우발부채로 인식되는 자체 보증이 많아 다른 건설사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레고랜드 사태보다 규모는 더 커졌다고 볼 순 있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다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태영건설이란 개별 사의 문제라고 볼 게 아니라 앞으로 전체 PF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느냐가 향후 PF 구조조정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자금 집행과 관련해 권 교수는 “태영건설 개별 기업만 보면 일반적인 워크아웃 절차를 따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문제는 시장 전체의 PF”라며 “모든 건설사의 문제를 정책 자금을 전혀 쓰지 않고 워크아웃으로 해결되길 바라긴 어렵기에 당국에서 기술적인 전문성을 잘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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