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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설’ 태영건설, 자구책 마련 안간힘…SBS 지킬 수 있을까?

위기의 태영건설. 일단 400억원 규모 대출연장 합의로 급한불을 껐다. 그러나 남은 PF규모가 4조원을 넘는다.

  • 기사입력 2023.12.21 17:00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사진=태영건설]
[사진=태영건설]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로 부도설에 휩싸인 태영건설이 22일 만기가 도래한 400억원 규모 채무 이행일을 6일 뒤로 미뤘다. 일단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차례로 다가올 채권 만기를 어떻게 넘길지와 매각설이 떠도는 핵심계열사 SBS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18일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 사업비 대출액 400억원의 만기일을 22일에서 28일로 6일 유예했다.

그럼에도 태영건설에 들이닥친 위기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아직 4조 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PF 잔액이 남아있는 데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사업 현장의 대출연장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우발채무로 7200억원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당장 22일 만기인 전주 군부대 부지 개발 사업인 '에코시티' 관련 차입금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일주일 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북맨션 재건축 사업 관련 차입금도 만기를 맞는다.

내년 1분기에도 경기도 광명 역세권 개발 사업을 비롯해 경기도 의정부 오피스텔, 경남 김해시 삼계동 도시개발 사업 등 다수 사업장의 차입금 만기라 예정돼 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 잔액은 4조41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PF 보증을 제외한 민간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다.

문제는 이 중 절반인 47%가량이 미착공 상태라는 것이다. 전혀 수익이 나지 않아 차입금을 감당할만한 재원 조달이 안될 뿐더러 미착공 현장의 45%가 지방에 있어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수익성이 날지 의문이다.

설상가상 태영건설은 계속해서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기존 채무에 대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부동산PF 사업 부실을 이유로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과중한 PF 등을 이유로 들어 신용등급 하방이슈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지만 높은 사업 불확실성과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PF 등을 이유로 하방압력 요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위기가 이어지자 태영그룹은 구원투수로 윤세영(90) 창업 회장을 경영일선에 내세워 상황회복에 나섰다.

지난 4일 태영그룹은 SBS를 설립한 윤세영 창업 회장이 최고 경영자(CEO)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1933년생인 윤 창업 회장이 아들 윤석민 회장에게 지난 2019년 3월 회장직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회사 위기극복이라는 사명을 안고 4년 9개월 여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윤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이후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것이 계열사 처분 등이 포함된 자구책 마련이다.

최근에는 울산 소재 태영홀딩스의 우량 사업장 중 하나인 '태영인더스트리'를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24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태영인더스트리는 1990년부터 태영그룹 내 물류 부문을 담당해온 계열사로 평택과 울산에 거점을 두고있다. 곡물 싸이로와 액체화물 터미널, 부두 접안시설 등을 운영하면서 30년 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낸 '캐시카우'역할을 하고 있었다.

KKR은 태영인더스트리와 함께 티와이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평택싸이로의 지분도 6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금은 전액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활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에는 태영건설이 자금운영을 위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을 장기차입하기도 했다. 회사는 최근 SBS를 포함해 골프장 블루원 디아너스CC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블루원 디아너스CC의 시장평가액은 2500억원 규모다. 이 밖에도 여의도 사옥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방 미착공 현장 시공권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은 골프장, 여의도 사옥, 지방 부동산 등이 거론되지만 최근 유동성이 얼어붙으면서 제값을 받고 처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태영그룹의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는 앞서 SBS미디어넷의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원을 차입했다. 이 밖에도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을 담보로도 1900억원의 차입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윤세영 회장이 직접 세운 방송사이자 가장 아끼는 계열사다. 그런 계열사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은 태영건설의 현재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 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방송법 상 자산이 10조원이 넘는 대기업이 방송사 지분을 10%이상으로 보유할 수 없어 티와이홀딩스는 이를 초과하는 나머지 분에 대한 매각도 진행해야 한다. 기한은 내년 5월까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슈와 부도설이 맞물리면서 SBS가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는 말도 업계에서는 나온 바 있다. SBS는 미디어넷 등 방송계열사가 모두 매물로 나올 경우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SBS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찍었고, 2거래일 동안 주가 상승에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태영그룹 지주사 태영홀딩스 측은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일축했다. 증권가에서도 태영그룹이 당장 SBS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약 480%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이며, 수익성 역시 시장 침체로 매우 감소한 데다 벌어들이는 금액마저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티와이홀딩스가 SBS를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며 "지주사와 태영건설의 향후 자구 노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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