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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태영건설①]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의 ‘몰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 기사입력 2023.12.28 14:56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위기설이 돌던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시공능력 평가 16위 건설사의 워크아웃은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건설업계에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포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스1]

태영건설이 28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 태영건설은 그룹 내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 창업주까지 나섰지만…

태영건설은 이달 초 재공포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인 기촉법은 지난 10월 일몰됐다가 국회가 연장안을 처리해 지난 26일 다시 시행됐다.

태영건설은 위기가 봉착하자 윤세영 창업 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시키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현장 채무가 크게 늘었고, 수익성 마저 보장되지 못하면서 유동성이 악화했다.

28일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프로젝트 관련 480억원 규모 PF가 만기되는 날이어서 더 눈길을 끌었다. 앞선 PF보증 만기를 한차례 연장하며 위기를 넘긴 태영건설이었기에 성수동 PF의 만기보증 연장 여부가 최근까지 관심사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 부동산 PF 대출은 3조 2000억원 규모다.

◆ 3조원대 채무 줄줄이 만기

태영건설이 이달 중 갚아야 할 대출 상환액은 3956억원이다. 내년까지 총 3조 60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가 줄줄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결국 태영건설은 두 손을 들었다.

산업은행은 소집 통보서를 통해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로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공격적인 PF 사업 확대로 PF보증채무 비중이 타 건설사 대비 과도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만기도래하는 PF대출의 만기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채무와 PF보증채무의 강제적 조정 없이는 현 위기상황의 타개가 어렵다고 판단해 기촉법상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내년 초부터 절차 개시

워크아웃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채권단 공동관리를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회생방식이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산업은행 주도로 채권단협의회가 소집된다. 이후 자율적 사업·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채권단은 협의회 소집통보일을 기준으로 3개월간 해당 업체에 대한 채권을 유예하게 된다.

채권단은 소집통지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 1차 협의회를 개최하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내년 1월 3일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 자구계획, 협의회의 안건 등을 설명하고 논의하기 위한 채권자 설명회가 열린다. 이후 제1차 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 채권행사 유예 및 기간, 기업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 진행, PF사업장 관리 기준 등을 논의·결정할 예정이다.

◆ 자회사 매각 등 자구책 마련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해야 개시 가능하다. 채권단은 회계법인 선정 이후 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방안 및 대출금 출자전환, 상환유예, 감면 등 부채를 조정해 주는 과정을 거친다.

태영건설은 감자, 자산매각, 계열사 정리 등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과 매출액·영업이익 등의 경영 목표, 인원·조직·임금 등의 구조조정 계획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적인 워크아웃 이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28일 태영그룹은 3조원 규모 알짜 자회사 에코비트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이행계획 마련에 나섰다. 에코비트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책을 채권단이 수용하면 채권단 주도로 에코비트의 매각 절차가 시작된다. 태영 측은 에코비트 지분 50%를 보유 중인 합작 상대 KKR과도 매각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 줄도산 공포 덮친 건설업계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업계 16위의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이 쓰러지면서 규모가 더욱 작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PF 리스크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줄도산 공포 확산과 더불어 업황 악화 및 이로 인한 건설사들의 영업활동 위축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분양 역시 감소할 확률이 높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워크아웃은 개별 기업의 사안이긴 하지만 업계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크나큰 사건"이라며 "현재 PF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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