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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제적 골칫거리 일상화...‘뉴노멀’ 확립될 것”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일직선에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뉴노멀은 올드노멀과 유사하지만 더 괴팍하다.

  • 기사입력 2023.12.27 14:20
  • 최종수정 2023.12.27 14:21
  • 기자명 조채원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2024년 전망에 대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좋은 소식은 월가에서 이번 고비만 넘기면 경제가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팬데믹, 만성 인플레이션, 고금리, 대량 해고 등 안 좋은 일들이 끝나가고 있어서다. 반면 나쁜 소식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노동 시장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24년은 경제적 골칫거리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경제 전망에서 월가는 ‘정상’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내년 전망에서 '정상'을 23번 썼으며 UBS는 11번, 골드만삭스는 내년 거시 전망에선 14번, 연말 라운드테이블에선 11번 사용했다.

이러한 안정세는 경제 지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노동 시장이나 명품 산업과 같은 분야에서도 보인다. 이들 산업은 이런 변화를 반기진 않지만,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지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특정 분야의 역풍이 진정된다고 해서 2020년 수준으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저 ‘뉴노멀’이 확립된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세계 경제를 미지의 바다로 이끌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리하게 개입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택 시장과 같은 주요 부문에 비교적 접근이 용이했던 시기에 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월가의 많은 이들은 연준이 팬데믹 이전만큼만 개입하는 정도에 그칠 거라고 말하면서도 2010년대 초저금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개인은 무급휴직 지원, 세금 감면, 소비 회복을 돕기 위한 제도 등 정부가 제공하는 금전·재정적 부양책에 작별을 고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지난달 포춘·기타 언론 매체와의 원탁 회의에서 상품 수요가 서비스 수요를 능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수요 일부가 확장적인 거시 정책으로 인해 흐름을 주도하다가 2022, 2023년에 재정과 통화 부문 모두에서 반전을 맞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치우스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많은 부문이 정상화돼 인플레이션이 국내총생산(GDP)에 별다른 부정적 영향 없이 하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GDP는 여전히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괜찮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UBS는 내년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정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보고서에서 “기본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유로존의 핵심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2024년 2~2.5% 범위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주요 요인으로는 주택 가격 하락, 소비자 수요 약화, 임금 상승률 둔화 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스위스은행 또한 연준의 행보와 관련해 경제 내부 문제에서 벗어나면서 내년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은행은 “올해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정책 입안자들은 확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사교 활동, 출퇴근, 여가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사치할 여력은 줄었다. 

팬데믹 동안 호황을 누렸던 럭셔리 부문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0~2021년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760억 달러에서 1863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년은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성장률은 과거 평균에 부합하는 수치로 수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는 럭셔리 부문과 관련해 고객 서한에서 ‘정상’ 또는 ‘정상화’를 12번이나 언급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지출이 정상화 단계에 있는 반면, 중국 수요는 계속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fA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 기간에 물건을 많이 사서 그런지 지출이 조금 줄었다. 다시 살 필요가 없다. 반면 여행도 더 많이 다니고 여가를 즐기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의 소비 방식이 평준화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소비 지출은 정부 지원이 회복됨에 따라 저축 또한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평준화됐다. 하치우스는 “2022년 실질 가처분 개인소득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 급등과 함께 이전소득 정상화·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초과 저축이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하치우스는 노동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재조정이 이뤄지면 경기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임금 상승과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려면 약간의 시차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구인 건수는 지속 둔화하고 있으며(10월 말 기준 870만 건으로 감소), 고용 건수는 590만 건으로 비교적 변동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요 감소에도 고용률은 급등하지 않았다. 노동 참여율과 인구 대비 고용률이 각각 62.7%, 60.2%로, 전월 대비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전의 수치와 2024년의 데이터를 일직선상에 놓고 정상화를 선언하긴 이르다고 경고한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경제학자이자 경제학 교수인 닉 블룸은 X 계정을 통해 미국 항공 마일리지가 팬데믹 이전 수준인 월 880억 마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보다 120억 마일 낮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KPMG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비즈니스 여행은 레저만큼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라며 “이러한 추세는 하이브리드·원격 회의의 연장선”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미국으로 오는 외국인 여행객보다 더 추세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JP모건은 이런 흐름을 ‘정상화’ 담론을 뛰어넘는 ‘뉴노멀’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JP모건의 미국 투자 전략 책임자 제이콥 마누키안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뉴노멀'이 여러 면에서 '올드노멀'과 매우 유사하다”라며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소법, CHIPs 법, 초당적 인프라 법안은 주간 고속도로 시스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산업 정책으로, 이 법안들은 이미 제조업 구조물 건설과 같은 활동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마누키안은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는 '천장'이 아닌 '바닥'으로 해석한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다”라며 “포트폴리오 내에서 JP모건은 구매력에 대한 인플레이션 효과를 상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또한 뉴노멀을 뒤흔들 수 있는 요인에 대해 ‘지정학적 긴장’을 언급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9월 인도 뉴스 채널 CNBC TV-18에서 "지정학적 긴장 상태가 심화되는 것이 세계 경제에 최대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적자, 불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누키안은 올해의 화두였던 인공지능(AI)이 암울한 전망을 바꿀 구원투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AI가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다. 인터넷은 세상을 바꿨지만, 예상보다 10~15년 더 오래 걸렸다. AI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AI가 시장에서 가격을 미리 책정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잠재적 성장과 기업 이익을 높이는 생산성 향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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