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는가? 이는 우주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인공위성을 우주에 배치해야 하고, 독자적인 지상 시스템은 구축해 이를 우주와 연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상업화가 진행되며 시스템이 완성된다.
미국과 우주 패권을 놓고 경쟁중인 중국이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대응해기 위해 자체 위성항법 시스템 '베이더우'를 개발했다. 위치와 항법, 시간(PNT) 정보를 제공하는 위성항법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를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에 무료로 제공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지난 2월 미국 하버드대학의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에서 '중국 베이더우 분석 보고서'를 출간한 배경이다.
보고서는 먼저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 현황들을 소개한다. 중국은 2000년부터 3단계에 걸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단계는 위성 3개로 중국에서 연구를 진행했고, 2단게는 20기의 위성을 운영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커버했다. 3단계는 2020년 중동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지역을 포괄하며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였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위성항법 시스템을 개발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베이더우는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일대일로(BRI)”사업에 동참하는 국가들에 베이더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이더우는 중국 내 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활용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베이더우를 이용해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했고, 일대일로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우주와 항법 서비스 산업의 가치를 2012년 118억 달러에서 2021년 683억 달러, 2025년에는 1,5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베이더우의 장점으로 넓은 서비스 지역을 꼽는다. 베이더우 시스템의 항법신호는 미국의 GPS위성보다 더 자주 관찰된다. 이는 세계 곳곳에 지상계측소 120개를 구축해서 운영해서다. 미국은 11개만 구축해서 운영 중이다.
중국은 베이더우의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목표다. 제 3세계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맹국을 늘리고, 이들이 베이더우 시스템에 의존하게 유도하는 전략이다. 베이더우를 활용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거대 생태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대응 방안도 소개한다. 미 정부는 GPS를 보호하고 PNT 데이터의 내구성을 증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PNT 데이터를 안정적인 공공재산으로 유지해야 한다. 군방 보안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보고서는 베이더우의 영향력이 커질 수록 위협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성항법 시스템은 국방 분야에서도 필수적인 분야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났듯, 위성 시스템은 전쟁에서 치명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이 자체 위성 시스템을 활용해 전쟁을 수행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국방부가 베이더우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이유다. 보고서는 베이더우는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기술적 분야의 성장을 의미한다며 이를 예의주시할 것을 권고했다.
/ 포춘코리아 조용탁 칼럼니스트 ytchogog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