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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세계, e커머스…격렬한 산업 구조조정 시작된 한국 유통시장
롯데, 신세계, e커머스…격렬한 산업 구조조정 시작된 한국 유통시장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03.30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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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극심한 산업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롯데쇼핑의 대규모 매장 정리와 e커머스 공룡 이베이코리아 매각, e커머스 업체 최초의 증시 상장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로 한동안 크게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쿠팡. 사진=각 사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쿠팡. 사진=각 사

[Fortune Korea] '올해는 유통업계가 변곡점을 맞는 해가 될 것이다.’ 2020년 3월 국내 유통업계 종사자 및 시장 관계자들을 취재하며 들었던 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비교적 느리게 흘러가던 산업 구조조정 시계가 M&A나 사업 구조조정 등을 촉매제로 본격적으로 톱니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치명적이었던 것은 맞지만, 유통업계 매각·구조조정 이슈 조짐은 지난해 중반부터 있었다. 이마트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나 AK플라자 구로 본점이 27년 만에 문을 닫은 것, 진위를 파악하기 힘든 사업체 매각 검토 루머가 빈번히 나돈 것 등은 사전 예고편이라 할 만했다.

지난해 10월 이마트가 인사를 두 달이나 앞당겨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출신의 외부인사 강희석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것과 12월 롯데그룹이 유통계열사 수장 절반 이상을 교체한 것은 본격적인 신호탄이었다. 국내 톱2 유통공룡의 ‘예전과는 다른’ 수장 교체는 지도부 쇄신 이상의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 이마트 전문점 구조조정

“이마트 쪽은 지금 분위기가 장난 아닐 겁니다. 대표이사에 외부인사가 떨어진 것만 해도 여간 불만이 아닐 텐데 더군다나 컨설팅 업체 출신이잖아요. 기업이 업체에 컨설팅을 맡기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사업 효율화, 즉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직원들 마음이 편할 리가 있겠습니까. 컨설팅 출신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밑작업이라고 봅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취임 직후 만난 다른 유통업체 한 관계자의 말이다.

강 대표는 취임과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非)식품본부로 나눴다. 식품본부 내 신선 담당 역시 신선1담당과 신선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12월에는 기존 점포 리뉴얼, 전문점 사업 재편, 초저가 상품 전략 강화, 브랜드 해외 수출 등의 내용을 담은 ‘2020년 사업 재편안’을 발표했다.

이마트의 2020년 사업 재편안은 발표 당시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줬다. 기존 할인점 점포 리뉴얼 규모가 30% 이상이 될 것이란 계획도 놀라웠지만, 제일 주목받은 부분은 전문점 사업 재편이었다. 전반적인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특별히 애정을 보였던 삐에로쑈핑마저도 수익성 문제로 정리 대상 목록에 오른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 더 강력한 롯데 처방

이마트 사업 재편안 발표 2개월 후인 지난 2월 롯데쇼핑이 발표한 ‘미래 사업 청사진’은 더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화제가 됐다.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업계에서는 가히 파격적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롯데쇼핑의 고강도 구조조정은 이전부터 상당히 예견됐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데 이어 4분기에 또다시 51%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은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본격화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시장에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 가운데 20~30%가 적자일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 말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많이 감지됐습니다. 본부 인력을 10%가량 줄이고 이들 중 상당수를 현장 업무로 전환했거든요. 워낙 실적이 안 좋았던 터라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200여 개 점포를 정리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외부에서도 얼마나 충격이 컸던지, 전에 이마트 사업 재편안을 두고 ‘강력한 구조조정’이라고 했던 언론이나 시장 관계자들이 저희 발표 이후에는 ‘체질 개선’이라고 순화해서 쓰더라고요. 강력한 구조조정 표현은 저희한테 써야 하니까 그런 거라고 우리끼리 농담 삼아 이야기합니다(이 관계자는 몰랐지만,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보도자료 제목에 체질 개선 표현을 넣었다).”

◆ 전 업계가 사업 구조조정

빅2 이슈가 워낙 커서 도드라지지 않았을 뿐 다른 유통업체들 역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긴 마찬가지이다. 편의점 사업 부문의 호조로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GS리테일 역시 슈퍼마켓인 GS더프레시와 헬스&뷰티(H&B) 전문점인 랄라블라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다. 두 사업부는 지난해 각각 289억 원, 59억 원 영업적자를 냈다.

사업 구조조정은 다양한 유통업체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나 이랜드같이 리츠를 통해 자산 유동화 작업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CJ ENM이나 BGF 리테일처럼 신사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CJ ENM은 3월 주주총회에서 국제회의기획업 및 관련 수출입업 일체를, BGF리테일은 의약품·의료기기 도소매업 등 8개 신규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화제가 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유통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 구조조정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점포가 많은 곳에서는 기존 점포나 부동산 자산을 효율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고 채널이 좁은 업체는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 같아요. 후자 업체는 유통업 외 사업에도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 사업체 매각 이슈

유통업계에 사업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부지나 사업체 매각 같은 이슈도 뒤따른다. 유통 점포가 입점한 자리가 대부분 노른자 땅에 속하다 보니 지역사회 부동산과 상권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업체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M&A를 통한 시장 재편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피어오른다.

이 같은 기대는 지난 3월 제기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설로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옥션과 G마켓,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거래액은 약 16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약 134조 원의 1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본사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내려오지 않았다”며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IB업계를 통해 꽤나 상세한 내용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3개월 전에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두고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과 접촉 중이라고 한다.

◆ 이번 매각설은 진짜?

e커머스 공룡인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한국 진출 이후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이베이코리아가 영국 이베이(미국 이베이에 종속돼 있으면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에 2016년, 2017년 각각 1,391억 원, 1,613억 원을 배당하면서 이후 연 1회씩은 매각 이야기가 돌았다. 시장 관계자들이 당시 배당을 매각 이전에 최대한 현금을 많이 챙겨가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5년 영업이익률이 10.0%를 찍은 이후 하락 추세로 전환한 것도 배경이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돌 때마다 “한국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인 데다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베이코리아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여기에 2018년에는 배당을 잠시 멈추면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12월 24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법인 성격을 바꾼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 같은 배경에 더해 IB발 정보가 언론을 통해 속속 공개되면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 5조 원대 매각가

현재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가격과 인수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의 12%를 점하고 있는 매머드급 매물이어서 매각가가 굉장히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든 인수만 한다면 국내 유통시장의 판을 새로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약 5조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커머스 업계에서 자주 통용되는 가치 평가 산정 공식인 ‘거래액*0.x’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액의 몇 배수를 기업 가치로 인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기업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베이코리아와 사업 구조가 같은 11번가가 2018년 투자 받을 때에는 0.24배가 적용됐고 지난해 위메프 때에는 0.5배가 적용됐다. 이베이코리아는 16조 원 거래액의 0.3배수가 적용됐다.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인 만큼 11번가보다는 높고 사업 확장성이 떨어지는 만큼 위메프보다는 낮게 측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 프리미엄을 인정받아 거래액의 1.4배수를 기업 가치로 평가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롯데쇼핑, 이베이코리아&이마트, 이베이코리아&쿠팡 등 다양한 가설을 전제로 미래 한국 유통시장을 예측 중이다. 연간 e커머스 거래액이 8조 원인 롯데쇼핑이 들고가면 18%, 4조 원인 이마트가 가져가면 15%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식의 다소 추상적인 예측이 주류를 이룬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중 어느 쪽이 들고 가도 e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는 점에서, 또 그나마 인수 여력이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두 곳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쿠팡은 자력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수는 없지만 최대주주인 비전펀드가 대리 인수해 합병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쿠팡의 지난해 e커머스 거래액은 15조 원을 넘어서 이베이코리아 흡수 시 24%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 쿠팡과 비슷한 가정의 연장선상에서 홈플러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고려되고 있다. 확률은 매우 낮지만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가 대리 인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실제 매력은 높지 않아

금융투자업계의 높은 관심과는 반대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과 인수에 시큰둥한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유통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니까요. 그저 오픈마켓일 뿐이잖아요. 거래액 기준 시장점유율도 현재 12%에서 더 떨어질 확률이 높고, 영업이익률도 지속해서 하락 중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제발 경쟁자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서 어려움을 겪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애초에 e커머스 업체들의 가치 산정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서 5조 원 가격에 팔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요.”

이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데에는 지난해 악화한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10.2%에서 2018년 3.0%로 크게 하락했다. 매년 거래액이 20% 가까이 성장 중인 국내 e커머스시장 성장성을 고려하면 확실히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는 둔화돼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매년 큰 폭으로 하락해 2010년 19.9%였던 영업이익률이 2015년 10.0%로 반토막나더니 2018년에는 4.9%로 떨어져 또 반토막이 났다.

이베이코리아의 가장 큰 문제는 최근 e커머스 거래액 1위 타이틀에서 미끄러졌다는 점이다. 2018년까지 공고히 왕좌를 수성하던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0조 원 거래액을 기록한 네이버쇼핑이 여유있게 왕좌를 탈환했을 것이란 추측이 주류를 이룬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15조 원 거래액을 뛰어넘은 쿠팡과 2, 3위 싸움을 해야하는 처지로 밀려났다. 네이버에는 플랫폼 측면에서, 쿠팡에는 인프라 측면에서 열세인 만큼 다시 예전의 지위를 회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특정 기업이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도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 12%를 온전히 다 가져가긴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오픈마켓을 이용해 도소매 사업을 하는 셀럽들은 같은 물건을 여러 오픈마켓에 동시에 올려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쉽게 동시에 올릴 수 있도록 셀럽들이 쓰는 자동 프로그램이 있어요. G마켓 판매자가 쿠팡 판매자와 겹치는 경우가 많은 건 이 때문입니다. 한 자리에서 여러대 낚시대를 드리우는 거죠. 그래서 산술적으로 나오는 나 + 이베이 시장점유율보다 숫자가 더 떨어질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몇 년 전부터 거의 매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실제로 매년 매각을 타진해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것 같아 매년 간만 보다가, 더 늦어지면 기업가치가 더 떨어질까 싶어 현재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증시 상장 준비 중인 티몬

실제로 그간 매각을 추진했다가 비슷한 이유로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사업 구조가 같은 11번가가 2017년 매각을 타진하다 실패했고 지난해에는 티몬이 실패했다. 매각 실패 배경으로는 여러 이유가 꼽히지만 결국엔 ‘매각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업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재밌는 건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티몬이 올해는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티몬은 최근 복수의 국내 증권사에 상장 입찰 요청서를 보내 희망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2017년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증시 입성을 타진해본 이후 3년 만이다.

티몬은 이른바 테슬라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을 감안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허용하는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 제도’이다. 시가총액 500억 원 이상 기업 중 ‘직전 연도 매출 30억 원 이상에 최근 2년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또는 ‘공모 후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200% 이상’ 조건을 충족하는 적자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티몬이 증시 상장에 성공한다면 국내 e커머스 업체 가운데 최초 사례가 돼 유통업계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 산업 구조조정 이후는?

유통업계 모두가 방어적인 기업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격랑 속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다. 배송 역량 극대화를 위해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 중인 신세계그룹과 그간 보수적인 투자 스탠스에서 벗어나 최근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선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들이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온라인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SSG.COM을 내세워 로젠택배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NEO3 물류센터 완공으로 물류 인프라가 20%가량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기 위한 사전 조치 차원이다. 목적은 배송 역량 강화를 통한 e커머스 경쟁력 확대로 수렴한다. 신세계그룹의 택배사 인수 검토는 2015년 동부익스프레스 이후 5년만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모두가 몸을 사리는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눈길을 끈다. 2020년 3월 현재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아울렛 2곳과 백화점 1곳, 공항면세점 1곳 등 총 4곳 출점을 앞두고 있다. 오는 6월과 11월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 오픈을 앞두고 있고, 그 사이 9월에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영업 개시가, 내년 1월에는 여의도 파크원 현대백화점 개장이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경기도 화성 동탄과 충북 청주에도 임차 형태의 아울렛 출점을 검토 중이다.

이렇듯 사업 구조조정 및 확장, 매각, 인수 등을 통해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격렬한 산업 구조조정을 거치는 중이다. e커머스의 등장과 팽창으로 촉발된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산업 구조조정 결과와 개별 기업 성패를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 과거 출혈경쟁 홍수 속에서 당장 내일도 안 보이던 업체들이 현재까지 살아남아 기존 유통공룡들을 위협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변곡점을 맞은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유통시장 판도는 어떻게 바뀔지 사뭇 궁금해진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이하 박스기사>---------------

◇ 롯데 인력 구조조정 코앞

지난 3월 롯데쇼핑이 롯데하이마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의 대리~부장급 직원 80여 명이 대상이었다.

올해 초 롯데쇼핑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여 개 매장을 폐점하기로 하면서 롯데쇼핑 산하 유통채널 인력 구조조정은 이번이 그 시작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측은 폐점 매장 인력을 인근 점포에 배치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롯데하이마트 사례가 나오면서 노조의 우려를 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대량 점포 폐점에 따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 3월 3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을 방문해 인력 구조조정과 노사 분쟁 문제를 보고·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 e커머스 공룡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인 옥션과 G마켓, G9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e커머스 공룡이다. 2000년 설립돼 옥션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옥션과 국내 왕좌를 두고 다투던 G마켓을 인수하며 국내 독보적인 오픈마켓 사업자로 부상했다.


◇ 비전펀드가 이베이코리아를 산다고?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전펀드가 이베이코리아를 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쿠팡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비전펀드가 쿠팡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베이코리아를 매수, 두 기업을 합병하는 식의 예상이 주류를 이룬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가 합병할 경우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이 최고 24%까지 치솟게 돼 압도적인 시장 지배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5조 원 인수 가격 책정에도 비전펀드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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