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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나스닥 상장 · 이베이코리아 매각? "문제는 가격이야"
쿠팡 나스닥 상장 · 이베이코리아 매각? "문제는 가격이야"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1.01.27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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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쿠팡 나스닥 상장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가 올해도 시장에 등장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쿠팡 기업가치와 이베이코리아 매각가, 그리고 각 거래의 성사 가능성에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Fortune Korea] 두 이슈가 아주 새로운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주기적으로 시장에 흘러나왔던 내용들이다.

연례행사로 치부될 수 있음에도 두 이슈가 큰 주목을 받는 건 예전과 달리 진일보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예비심사 통과로 나스닥 상장을 코앞에 뒀고,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이베이 본사에서 직접 매각을 시사했다.

◆ 32조 원 기업가치?

올해 쿠팡 나스닥 상장은 꽤 예고됐던 바였다. 쿠팡이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하면서 IPO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로드쇼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설명회로 주로 상장 예정업체가 기업공개 전 실시한다.

이번 과정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급격히 뛴 쿠팡 기업가치이다. 지난해 8월 로드쇼 당시 쿠팡이 제시한 자사 기업가치는 약 15조 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시장 평가가 계속 상향되면서 쿠팡 기업가치도 크게 뛰었다. 쿠팡 나스닥 상장을 올해 최초 보도한 블룸버그통신 기사에서 쿠팡 기업가치는 32조 원대로 예상됐다.

쿠팡 자사 평가보다 2배 이상 많은 32조 원대 기업가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세 가지 평가가 나온다. △적정하다 △판단하기 어렵다 △더 높은 가격도 가능하다이다.

◆ 세 가지 판단의 이유

적정하다는 주장은 주로 정량지표에 근거를 둔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이 50% 정도 늘고, 매출은 이보다 더 늘었을 거란 시장 주류 의견을 반영하면, 32조 원 기업가치는 PSR(price selling ratio·주가매출비율) 기준 2.4~2.5배 평가(11조~13조 원 매출 전제)를 받은 겁니다. 글로벌 e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5배, 이베이(본사)가 3배인 걸 고려하면 적정한 수준인 것 같아요.”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그 근거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업 영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라든가 ‘적자 지속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주가 됐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너무 가열돼서’라는 답변이 주류를 이룬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평가가 나올 때마다) 쿠팡 기업가치가 작게는 7,0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씩 계속 올랐습니다.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단번에 40조 원대로 평가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시장에 돈이 넘치다 보니 유동성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는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더 높은 가격도 가능하다는 주장은 쿠팡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말한다. “(쿠팡이) e커머스 부문에서의 경쟁력과 수익구조는 이미 확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쿠팡 적자 폭이 당연히 줄어들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확대됐다고 해도 놀라지는 않을 겁니다. 더 큰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에 지출이 컸던 걸로 생각할 거예요. 실제로 최근 OTT나 OTA 등 연관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배경을 충분히 만들어놨고요. 현재 시점의 쿠팡은 PSR보다 PDR(Price to Dream Ratio·주가꿈비율)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쿠팡 인천물류센터. 쿠팡 핵심 경쟁력은 물류에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약 500만 개 제품을 직매입해 쌓아두고 이를 로켓배송으로 내보낸다. 사진=쿠팡
쿠팡 인천물류센터. 쿠팡 핵심 경쟁력은 물류에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약 500만 개 제품을 직매입해 쌓아두고 이를 로켓배송으로 내보낸다. 사진=쿠팡

◆ 경쟁력에 높은 가치

쿠팡은 기업 정보 공개에 워낙 소극적이고 또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현재 사실로 확인된 몇 내용은 PDR 관점으로 쿠팡 나스닥 상장 이슈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내용은 쿠팡의 OTT시장 진출이다. 쿠팡은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훅 Hooq을 인수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인 지난 12월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론칭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쿠팡이 공격적인 플랫폼 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유통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유통에서 그랬던 것처럼 OTT시장에서도 아주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 기본 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넷플릭스가 동시접속 1명에 9,500원, 웨이브가 동시접속 1명에 7,900원인데 비해 쿠팡은 동시접속 4명에 2,900원 가격으로 로켓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예전에 저희끼리 했던 말이 쿠팡이 유통사업을 망쳐놓는다는 것이었는데 이게 OTT시장으로 넘어가는 거죠. 쿠팡의 목적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외연을 확장해 ‘비욘드 e커머스 플랫폼’으로 넘어가려는 것 같아요. 몇 년 후 쿠팡 플랫폼은 현재와는 매우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택배면허 재취득에 주목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쿠팡 오픈마켓 입점 업체들에게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쿠팡에서 주문하는 대부분 상품을 로켓배송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e커머스 시장지배력이 한층 더 커질 겁니다. 또 쿠팡 로지스틱스 사업부가 3자 물류를 통해 별도 수익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비용적으로는 부담이기만 했던 이 사업부가 돈을 벌어오니까 쿠팡 매력도는 훨씬 더 커지는 거죠.”

◆ 쿠팡의 불확실성

쿠팡에도 불확실성 요소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 혹은 생활 플랫폼 기업들이 e커머스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역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네이버는 e커머스시장 진출을 본격화한지 고작 2년 만에 톱티어 사업자로 올라선 강자다. 아수라를 뚫고 올라온 쿠팡이지만 네이버와의 정상결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쿠팡이 최근 여러 사업에서 급발진하는 이유도 네이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있을 정도이다. 네이버는 최근 여러 물류업체와의 제휴와 투자로 배송 고도화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쿠팡 나스닥 상장 전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을 제한하는 조치가 담길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택배업계에서 노동자 과로사 사건이 최근 연이어 불거졌잖아요. 쿠팡 핵심 경쟁력이 배송에 있는 만큼 개정안 내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서텨스톡
사진=서텨스톡

◆ 본사에서 간접 확인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2018년부터 연초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던 단골소재이다. 이 때문에 올해 처음 매각설이 제기됐던 지난 1월 5일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월 19일 미국 이베이 본사가 홈페이지에 “한국사업의 다양한 전략적 대안들을 탐색·검토·평가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입장문을 올리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을 간접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특이한 행보는 업계와 시장의 관심을 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해석도 함께 뒤따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본사 홈페이지에 올려야 할 정도로 매각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9년 12월 주식회사에서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매각하기 편한 조건이 갖춰졌거든요. 매각에 유리하게끔 마사지가 됐을 텐데도 (2020년을 그냥 넘기고) 올해 이렇게 웃긴 상황이 된 건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의 판단도 비슷하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 매각도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올해 이렇게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건 이번에 못 팔면 더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거예요. 코로나19 때문에 e커머스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베이코리아도 수혜를 봤을 거 아닙니까. 지표가 확 올라온 이때가 최적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할 겁니다.”

◆ 부정적 시각 우세

관계자들 코멘트에도 묻어나듯이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부정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쿠팡 나스닥 상장 전망이 비교적 장밋빛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흑자기업인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수익을 내보지 못한 쿠팡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이미 잃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과거 오픈마켓 열풍을 타고 국내 1위 e커머스 사업자로 군림했다. 한때 70%가 넘던 시장점유율이나 20%에 근접했던 영업이익률 등이 당시의 영광을 대변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과 G마켓은 한때 오픈마켓의 대명사처럼 쓰였다.

하지만 이후 시장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이베이코리아는 정체·도태되기 시작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의 신흥세력 부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고 네이버나 카카오의 영역확장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e커머스 태생 기업임에도 e커머스 전략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 너무 높은 가격

시장과 업계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력 대비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베이 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이베이코리아 매각 가격으로 5조 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현재 상황만 따지자면,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현재도 종속돼 있죠. 네이버 쇼핑에서 물건 좀 찾으면 판매 쇼핑몰에 옥션과 G마켓이 뜹니다. 핵심 경쟁력이랄 게 없으니 점점 네이버 그늘 밑으로 들어가는 수밖에요. 그럼 인수 회사가 어떻게 해야겠어요. 막대한 투자금을 밀어 넣어야 합니다. 시장 지배력은 잃어버린지 오래고 경쟁력은 없고, 여기에 돈도 많이 들여야 하는데 5조 원을 주고 사가라니 누가 나서겠습니까.”

시장 관계자는 덧붙인다. “매각 희망가가 PSR 기준 4배가 넘습니다. 비싼 감이 있어요. 쿠팡 32조 원 기업가치가 PSR 2.4~2.5배임을 고려하면 확실히 그렇죠. 쿠팡은 연 50% 가까이 성장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성장률은 e커머스시장 성장률에도 못 미치거든요. 오히려 할인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네이버랑 쿠팡이 저렇게 돈을 써서 난리가 난 와중에 5조 원을 쓸 인수의향자가 나타날지 의문입니다.”

◆ 인수 예상 후보군

언론에서는 인수후보자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기반 유통공룡들과 PEF가 두루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가 아직 흑자를 내고 있는 데다 시장점유율 역시 10%대 초반으로 아직까진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이다. 인수하는 기업에 따라선 단숨에 e커머스시장 1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부연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유통공룡들이 들고 갈 확률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룬다. 유통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롯데와 신세계가 중소형 e커머스 업체 인수에 관심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처럼 큰 덩치는 원하지 않아요. 일단 5조 원이란 돈을 융통하기도 어렵고 인수하고 나서 이 돈을 회수하기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네이버랑 쿠팡만 해도 박 터지는 마당에 SKT와 아마존 제휴로 경쟁사인 11번가 태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돼 일단은 관망만 할 겁니다. 현재 e커머스 채널이 없고 M&A 행보도 적극적인 현대백화점 쪽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있긴 한데 만약 인수하려 했으면 지난해에 하지 않았겠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 세 곳은 워낙에 빠꼼이들입니다. 제발 저걸 들고 가서 같이 어려워져라 하는 매물들이 몇 있었는데 역시나 손을 안 대더라고요. 다만 가격을 아주 후려쳐서 내놓는다면 가능성이 있다(이 관계자는 1조 원대 가격이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봅니다.”

시장에서는 PEF 쪽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이베이코리아가 공산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 이쪽을 보완하고자 하는 업체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롯데나 신세계인데, 그들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된다는 전제하에 결국은 사모펀드 손에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홈플러스를 손에 들고 있는 MBK나 티몬 지분을 가진 KKR 정도를 생각해 봅니다. 지금 들고 있는 곳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서 재매각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두 곳 모두 지금 가지고 있는 곳들도 정리하고 싶어 하는 마당에 쉽사리 들어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러나저러나 5조 원대 매각가를 좀 낮추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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