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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을 위하여…'네이버 vs. 쿠팡' 진검승부 시작
절대 1강을 위하여…'네이버 vs. 쿠팡' 진검승부 시작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1.03.2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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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여는 기사]

[Fortune Korea] 지난해 우리나라 e커머스시장 규모는 161조 원으로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소득이 높고 IT 친화적인 환경 덕분에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커머스시장이 발달한 주요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시장은 독특한 면이 있다. ‘절대 1강’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주요 관계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나라 e커머스시장은 파편화된 시장이다.

중국시장은 알리바바가 50%대 시장점유율로, 미국시장은 아마존이 40%대 시장점유율로 절대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우리나라시장은 격변의 2010년대를 거쳐 현재 네이버·쿠팡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둘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7%, 13%로 절대 1강과는 거리가 멀다. 둘을 합해도 겨우 30%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쿠팡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5조 원대 실탄을 마련했고, 네이버는 물류와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들인 CJ, 신세계그룹과 동맹을 맺으면서 e커머스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절대 1강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




쿠팡이 지난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오프닝벨을 울렸다. 사진=쿠팡
쿠팡이 지난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오프닝벨을 울렸다. 사진=쿠팡

[메인 기사]

[Fortune Korea] 지난 3월은 국내 유통업계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이하 NYSE)에 화려하게 입성했고 16일에는 네이버가 신세계와 2,500억 원 규모 지분 맞교환 계약을 맺으며 네이버-CJ-신세계 반(反)쿠팡 3자 동맹을 완성했다. 향후 5년, 길게는 10년 이상 국내 유통업계를 좌지우지할 이분지계(二分之計)가 만들어졌다.

◆ 모두를 놀라게 한 몸값

이번 쿠팡 상장 이벤트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쿠팡 몸값이었다. 쿠팡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진행한 로드쇼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15조 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평가에서 꾸준히 몸값이 오르더니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이하 SEC) 상장 예비심사 때는 30조 원 평가를 받았다.

30조 원만 해도 로드쇼 가격의 두 배였지만, 이후에도 쿠팡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자신감을 얻은 쿠팡은 지난 2월 SEC에 공모 희망가로 주당 32~34달러를 제시했다. 자신의 기업가치를 60조 원(1억2,000만 주 예정)대로 높여 잡은 것이었다. 3월 11일 NYSE 입성 당일엔 더 높은 평가를 받아 자신이 제시한 공모 희망가와 발행 주식 수를 모두 뛰어넘은 ‘주당 35달러 / 1억3,000만 주’ 조건으로 상장했다. 공모가로만 72조 원 가치를 인정받은 쿠팡은 장중 69달러를 터치하며 한때 100조 원 몸값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통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아마 우리 국민들은 쿠팡 몸값이 경신될 때마다 희열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쿠팡 경쟁사들은 속이 탔어요. 쿠팡의 자금조달 규모도 함께 커지는 거잖아요. 최종 72조 원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덕분에 쿠팡은 5조1,706억 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쿠팡이 2010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밀어 넣은 투자금 이상의 실탄을 마련한 거죠. 그걸 또 국내시장에 쏟아붓겠다고 하니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네이버 우세였던 분위기

쿠팡의 미국증시 상장이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올해 1월까지만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네이버 vs. 쿠팡’ 대결에서 네이버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네이버가 쇼핑 관문 역할을 하는 검색 플랫폼을 장악한 데다 이 플랫폼의 확장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2018년 e커머스시장 침공을 본격화 네이버는 1년 만인 2019년 업계 최초로 20조 원 결제액을 돌파하며 시장 1위 사업자로 우뚝 섰다.

쿠팡-네이버 간 경쟁은 물류 대 플랫폼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많이 이야기됐다. 서로의 영역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승패를 결정짓는 열쇠로 떠올랐다. 쿠팡은 쇼핑 베이스의 플랫폼 업체로 거듭나야 했고, 네이버는 플랫폼 업체의 물류 시스템 확보가 숙제가 됐다.

지난해 8월 쿠팡의 미국 로드쇼가 화제가 됐을 무렵 네이버는 회심의 한방을 준비했다.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물밑에서 조용히 물류 역량을 쌓아가던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CJ그룹과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CJ대한통운 지분 7.85%를 확보함으로써 네이버는 물류 약점 보완에 큰 진전을 이뤘다. 초격차 모드 전환이 얼마 남지 않은 듯했다.

◆ 3자 동맹의 탄생

하지만 올해 1월 쿠팡 몸값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통업계는 크게 동요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30조 원대 쿠팡 몸값을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들 내부에서는 ‘유통업체 평가에 보수적인 국내시장 색안경을 벗고 또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감안해야 이해할 수 있는 가격대’라는 취지의 보고서가 오르내렸다.

대부분이 어? 어? 하며 놀라거나 사고 정지 상태로 있을 때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선 건 신세계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와 전격 회동했다.

당시 회동의 의미는 한 달 보름여가 지난 3월 16일 네이버와 신세계가 2,500억 원 규모 지분 맞교환 계약을 발표하며 드러났다. 요약하면 반쿠팡 연합전선의 구축이었다. 불과 5일 전인 3월 11일 쿠팡이 NYSE에 화려하게 입성하며, 또 시총 100조 원을 찍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던 터라 이날 반쿠팡 연합전선 구축 이벤트는 더 극적이었다.

◆ 유기적인 협업구조

네이버-신세계 동맹이 주목받은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e커머스와 오프라인 유통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결합했다는 상징성과 반쿠팡 연합전선이 더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후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e커머스 플랫폼과 물류라는 끝단과 끝단의 결합이었던 네이버-CJ 동맹에 신세계가 가세함으로써 가장 필요하지만 부족한 한 부분이었던 오프라인 유통 물류 경험이 채워지게 됐다.

네이버-CJ-신세계로 이어지는 3자 동맹은 유통 흐름상 유기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각 사의 특장점을 활용해 고객의 주문부터 상품의 이동과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최적의 상태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자사 최대 강점인 e커머스 플랫폼으로 쇼핑 수요를 흡수하고 △국내 1위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을 통해 거점 배송 물류망을 갖추며 △오프라인 유통 노하우가 탁월한 신세계가 전국 매장을 활용해 마이크로 센터 역할을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 쿠팡은 특공 체제

3자 동맹 덕분에 유통업계 상황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쿠팡의 NYSE 상장(더 정확히는 이에 따른 5조 원대 실탄 마련)으로 무게추가 이쪽으로 기우나 싶었지만 네이버는 막강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네이버가 연합군 체제를 구축하며 대척점에 서 있는 쿠팡의 ‘나홀로 체제(일명 독고다이)’ 성격은 더욱 부각됐다. 올해로 설립 11년 차를 맞은 쿠팡은 여전히 일의 속도를 중요시한다. 덕분에 어떤 사업이든 혼자서, 아니면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일을 처리한다.

업계에선 쿠팡의 이런 성격에서 유추해 ‘쿠팡이 나중엔 금융업에 진출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온다. 쿠팡에 쌓이는 막대한 커머스 정보는 금융사들이 가장 탐내는 데이터이지만, 쿠팡이 제휴 이상 ‘관계 맺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쿠팡이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금융에도 어떤 식으로든 한 발을 걸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금융시장에 간접 진출하면서 유통 부문에서도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셀러 대상 대출상품이나 잠시 머무는 상품 대금의 효율적인 운영으로 셀러 록인(Lock-in) 효과를 내는 것 등이에요. 평소 쿠팡 스탠스를 생각하면 당연히 눈에 불을 켜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다른 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협업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하거나 언젠가 자기가 직접 다하려는 거 아니겠습니까. 최근 네이버가 각종 동맹군을 결성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비교돼 쿠팡의 독고다이식 운영이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 용호상박 격전 예고

유통업계와 시장에서는 새롭게 바뀐 판에서의 네이버 vs. 쿠팡 대결을 두고 누가 우위를 점할지 의견이 날카롭게 갈린다. 취재 과정에서 재밌었던 점은, 각각의 손을 들어준 인원 비율이 유통업계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모두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둘의 승부가 용호상박의 격전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네이버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국내 넘버원 검색 플랫폼 장점이 워낙 독보적인 데다 △3자 동맹 덕분에 물류 쪽 약점을 크게 보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금융을 비롯한 네이버 다른 사업과 유통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쿠팡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 역시 크게 세 가지다. △초월적인 수준의 물류 능력과 △점점 올라오는 쿠팡 플랫폼 경쟁력 △경쟁사 대비 민첩한 조직문화 등이다. 각각의 경쟁력은 네이버·쿠팡 간 비교에 따른 상대적인 것이지 타 업체들에 비하면 두 기업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위에 서 있다.

◆ 플랫폼 장점과 확장성

판이 굉장히 커지긴 했지만, 네이버·쿠팡 간 경쟁 핵심은 결국 상대 강점 분야에서 자신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와 자신의 강점 분야에서 초월적인 경쟁력 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느냐이다. 돌고 돌아 다시 플랫폼과 물류의 싸움인 셈이다.

네이버 우세를 점치는 이들은 쿠팡이 네이버의 검색 플랫폼 장점을 넘어서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e커머스의 핵심은 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쿠팡이 이를 위해 플랫폼에 OTT도 끼워 넣고 이츠도 운영하는 등 다양하게 확장 중인데, 네이버가 운영 중인 검색 기반 플랫폼엔 대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e커머스에 최적화한 기능이잖아요.”

업계 주요 관계자는 덧붙인다. “e커머스 사업을 단순화하면 직매입과 오픈마켓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쿠팡은 직매입 분야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죠. 따라서 앞으로의 쿠팡 성장 기울기는 오픈마켓 확장성에 달려 있습니다. 쿠팡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오픈마켓을 굉장히 챙기는 모습인데, 오픈마켓 최강의 무기는 검색 기반 플랫폼이거든요. 네이버가 이를 직접 증명하고 있죠. 이 분야에서 다른 기술이나 기능으로 검색 기반 플랫폼 장점을 넘어서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쿠팡 우세를 점치는 이들은 쿠팡이 커머스 플랫폼 최적화로 네이버 검색 플랫폼과의 간극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개중엔 쿠팡 플랫폼이 커머스 밖으로 향할 것이라 주장하는 이도 있어 눈길을 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미국에서 상장하면서 한 얘기가 국내 커머스시장이 최소 530조 원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소매시장 전체 규모가 470조 원이거든요. 김 의장 말에 따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됩니다. 그가 실수한 걸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이 관계자는 김 의장 발언이 ‘쿠팡이 목표로 하는 시장의 크기’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첨언한다. “저는 김 의장 발언에서 쿠팡 미래 전략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쿠팡이 먹을 수 있는 시장 최대치를 530조 원이라고 본 거죠. 즉 커머스 외 시장을 함께 생각한 거예요. 커머스 외 사업 부문, 즉 OTT, 이츠에서 시작해 플랫폼을 더 확장하려는 거죠. 과거엔 옷을 사려면 백화점엘 가고 영화를 보려면 영화관엘 가야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이 그 경계를 다 무너뜨리고 있잖습니까. 쿠팡은 자신의 시장을 커머스 너머 온라인 전체로 확장하려는 것 같습니다”

◆ 압도적인 쿠팡 물류

쿠팡 역시 네이버 검색 플랫폼에 필적하는 강력한 무기로 물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이미 비교 불가 경쟁력을 확보한 쿠팡 물류 강점은 앞으로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물류 전문 기업에 갖다 대도 당장 톱티어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이다. 유통업체 물류 핵심 경쟁력인 풀필먼트로 시야를 좁히면 적수를 찾을 수가 없다. 네이버-CJ-신세계 3자 동맹의 모든 풀필먼트 인프라, 즉 SSG.COM의 용인·김포 3개 네오 풀필먼트센터(연 면적 총합 7만9,000㎡ / 하루 최대 30만 건 처리 가능)와 CJ대한통운의 곤지암 풀필먼트센터(연 면적 11만5,500㎡ / 하루 최대 170만 건 처리 가능)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려도 230만㎡ / 하루 최대 400만 건 처리 가능한 쿠팡 인프라엔 한참 못 미친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를 더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혀 경쟁사들을 아연실색게 하고 있다. NYSE 상장 과정에서 밝힌 투자 계획에 따르면 쿠팡은 330만㎡ 규모 물류 부지를 더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구축한 230만㎡ 규모보다 월등히 더 큰 부지를 새롭게 추가한다는 말이다. 쿠팡은 2025년까지 전국을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km 이내에 둔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네이버의 물류 투자

앞서 쿠팡 우세를 점친 이들이 내놓은 ‘플랫폼으로 네이버를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간극은 좁힐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물류 부문에서는 네이버 우세를 주장하는 이들이 써먹는다. 네이버가 CJ와 신세계라는 강력한 우군을 확보한 덕분에 ‘쿠팡 물류 경쟁력을 넘어서지는 못해도 간극은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네이버가 올 상반기 회사채와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1조 원 이상 실탄을 마련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전부 혹은 일부가 분명 물류 쪽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 봐요. 빠르면 올 상반기에 당일배송을 시작할 예정이기도 하고요.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네이버-CJ-신세계 3자 동맹이 기능하기 시작하면 서비스 범위나 규모가 훨씬 더 확대되겠죠. 30분 배송, 2시간 배송까지는 무리겠지만 당일배송 이하 서비스 간극은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자 동맹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간단한 협업 정도의 1차 목표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1개 회사 안에서도 의견을 모으기가 쉬운 게 아닌데 하물며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한 3개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이걸 해야 하잖아요. 쿠팡이 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투자와 전략적 협의가 지속돼야 할 텐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 양강체제 계속?

어느 한 기업으로 판세가 기울지 않고 양강체제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주장을 내놓는 이들에 따르면 네이버와 쿠팡은 경쟁관계이면서 순망치한의 관계라고도 한다. 절대 1강이 시장을 독점할 경우 그 업체만 꺾으면 시장을 독식하는 ‘쉬운 게임’이 돼 미국 아마존이나 중국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경쟁심화에 따른 피해보다 시장재편에 따른 수혜가 더 클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네이버가 잘한다고 해서 쿠팡 성장성이 꺾일 것 같지 않고요, 반대로 쿠팡이 잘한다고 해서 네이버 성장률이 꺾일 것 같지도 않습니다. 현재 국내 e커머스시장이 워낙 파편화돼 있어 두 사업자 모두 시장점유율이 10%대로 크지 않거든요. 앞으로 잠식해나갈 시장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말이죠. 그래서 양사 간 경쟁 심화로 둘이 피해를 보는 것보다 (양사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시장재편으로 인한 수혜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엔 직접적인 충돌로 출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덧붙인다. “쿠팡이 최근 오픈마켓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오픈마켓 확장을 위해 개인셀럽 입점수수료도 제로 수준으로 내리는 등 아주 세게 나오고 있어요. 5조 원대 투자금이 입금되면 더 거세지겠죠. 올 하반기를 전후해 (오픈마켓을 주력으로 하는) 네이버와의 격한 충돌로 서로 출혈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 시들해진 제3 세력

시장을 주도하는 두 세력이 더 큰 추진력을 얻으면서 현재 국내 유통업계는 또 다른 세력이 톱티어에 낄 여지가 닫혀버린 상황이다. 덕분에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바탕으로 네이버와 같은 듯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카카오, 16년 연속 흑자 기록을 세운 이베이코리아 같은 제3 세력의 발호나 부흥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네이버 3자 동맹 완성 이후 카카오와 이베이코리아 역시 제3 세력 간 결합을 통해 강력한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카카오가 빠지면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예비입찰엔 롯데쇼핑과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재밌는 건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흥행 중이라고 표현하는 언론 보도와 달리 시장과 업계 반응은 매우 심드렁하다는 점이다. 3파전, 4파전 명단에 이름이 거론되는 업체 관계자들조차도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예비입찰에 들어가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정말 인수를 위해 뛰어들 수도 있고 단순 실사를 위한 목적도 있죠.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실제로 가장 많은 이유는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예비입찰한 곳이 모두 실제로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처럼 써놨는데 그건 그냥 끼워 맞추는 기사예요. 언론에서는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게 맞느냐 안 맞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잖아요. 그런 주장이 언론에서도 주류는 아닌 걸로 압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덧붙인다. “유통업계에 만연한 ‘어깃장 놓기’입니다. 형식적인 간 보기와 립서비스죠. ‘관심 있다’ ‘눈여겨보고 있다’ 해놓고선 왜 마지막엔 똥값을 적어내는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책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언론에 노출됐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딱히 없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일부러 꾸민 기획 건도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사지는 않을 테지만, 네가 사려 한다면 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수밖에 없게끔 하겠다는 심보죠. 이렇게 해서 고꾸라진 매각이 한두 건이 아니다 보니 시장에서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 절대 2강의 시대

이베이코리아 매각 흥행 부진이 쿠팡 NYSE 상장과 네이버 3자 동맹 결성에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쿠팡과 네이버 이슈로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더 주목받은 측면이 있다.

주요 관계자들의 말의 종합하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이베이코리아가 본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까닭이다. 굳이 네이버와 쿠팡 이슈에서 이유를 찾자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네이버나 쿠팡과의 경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이베이코리아가 껍데기(거래액)는 되게 큰데, 이게 오픈마켓 플랫폼이라 큰 거지 실제 기업 규모는 작습니다. 커머스 기업으로서의 경쟁력도 별로 없고요. 또 올드한 업태잖아요. 요새 (잘나가는 기업들은) 풀필먼트니 새벽배송이니 모두 다하고 있는데 혼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어서 경쟁력도 없고 인기도 없습니다.”

주요 업계 관계자는 덧붙인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 전통의 유통강호 신세계가 경쟁사인 네이버와 동맹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이유, 뻔하잖습니까. 시장에서 쿠팡이랑 네이버밖에 안 보이기 때문이에요. 카카오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쿠팡·네이버 미만잡(어떤 것 미만은 모두 잡다하는 의미의 신조어) 시대 기간이 정해질 것 같은데 카카오 쪽에서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죠. 당분간은 절대 2강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만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이하 박스기사>----------

◇ 마켓컬리도 미국시장 입성 가능할까?

쿠팡이 미국 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하면서 마켓컬리의 도전도 주목받고 있다. 김슬아 컬리(마켓컬리 운영사)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내 상장 계획을 공유한 바 있다. 미국시장에 한정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시장을 선호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는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쿠팡 사례가 있어서 미국시장을 선호할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 역시 어느 정도 가치는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봐요. 마켓컬리가 취급하는 신선식품이 e커머스시장에서 가장 핫하고 또 새벽배송이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미국 투자자들한텐 신선하거든요.”

부정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쿠팡이 상장하면서 새벽배송 콘텐츠를 이미 써먹었습니다.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의 원조이긴 하지만 쿠팡이 선수를 친 바람에 미국 투자자들한테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예요. 또 마켓컬리는 쿠팡과 다르게 식품에 한정된 기업 아닙니까. 쿠팡 이츠, 쿠팡 풀필먼트, 쿠팡 플레이 등으로 확장성을 가진 쿠팡이랑은 비교하기가 어렵죠. 마켓컬리 역시 좋은 업체이지만 쿠팡과는 질적으로 다른 기업입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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