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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운반선 태부족이지만…현대글로비스 “출구가 보인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운반선 부족 사태가 해운업계를 뒤흔드는 중이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희망을 보고 있다.

  • 기사입력 2024.03.25 06:00
  • 기자명 육지훈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센추리호 모습.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센추리호 모습. [사진=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이 부족하다. 영국 해운정보시황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6500CEU급 기준 자동차운반선 용선료는 하루 11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9년 약 1만 7000달러 대비 약 7배나 뛰어오른 것으로, 클락슨리서치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이다. 

선박 부족 사태는 우리나라 자동차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도 겪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3위 자동차운반선사로 2020년 이후 70대가 넘는 선대 규모를 유지 중이지만, 수요 증가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시적으로 비계열사 물량 일부를 자동차운반선이 아닌 컨테이너선으로 이송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운임 상승의 수혜를 온전히 본 것도 아니었다. 선박이 부족해 수익성이 제한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 대해 “주요 수입항 체선과 선복 부족으로 선대 운영이 제한된 가운데 홍해/수에즈운하 통항 지연 등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선박 부족 사태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 전기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물류서비스 수요도 같이 올랐다. 중국 완성차(대부분이 전기차) 수출은 2022년 300만 대(전년비 54% 성장)에 이어 2023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500만 대를 기록하며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에 올랐다. 이자연 KIET 산업환경실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는 자국 기업에서 저렴하게 배터리를 조달받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의 높은 수요를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에 필요한 자동차운반선이 부족해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수출이 본격화하기 전 중국 선사들의 자동차운반선은 전 세계 운반 용량의 2.8%에 불과했는데 이를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기지가 부족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중국 대표 전기차 기업인 BYD조차도 현재 유럽이나 미국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후티 반군 공격에 따른 수에즈운하 통행 제한도 영향을 미쳤다.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 경로가 훨씬 늘어나서다. 운항이 길어지다 보니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일정을 맞추려면 더 많은 선박을 투입해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동차운반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선박 수가 제한적이고 이동경로가 한정된 자동차운반선 특성상 다른 항로 선박을 가져와 추가로 투입하기도 곤란하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각국 기업들은 자동차운반선 발주에 나섰다. 하지만 발주가 곧 선박 증가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조선소들이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운반선 수주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운반선 건조 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조선소에서 수주를 잘 안 받으려고 한다”며 “국내 조선소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해당 선종의 선가가 많이 올라오고 발주도 많이 나오다 보니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엔 이전에 발주된 선박들이 차례로 건조·인도되면서 상황이 완화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추산에 따르면, 자동차운반선은 2024년 46척이 각 해운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운반선은 2024년 767척에서 2025년 813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가 용선계약한 선박들도 차례대로 인도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83척의 선박을 운영 중이다. 2022년 77척 대비 5척이 늘어났다. 2024년 도입 예정인 선박이 모두 인도되면 87척으로 규모가 커진다. 현대글로비스는 2025년 96척, 2026년 102척, 2027년 110척으로 규모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선박이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 실적 전망에 대해 “2023년은 계열사 물량 비중이 높았다”며 “2024년부터 인도되는 선박들은 비계열사들의 고운임 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 수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수에즈운하 통행제한은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황이 반전하지 않는다면, 현대글로비스 역시 서비스 유지를 위한 추가 선박 투입으로 수익성 높은 비계열사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

교보증권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27.3조원 매출액에 1.6조원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2%, 4.1% 성장한 수치다. 교보증권은 “해운 부문에서 자동차운반선 확충이 있을 예정이고, 비계열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으며, 환율이 예상보다 높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선복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졌고,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대형 운반선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선복 부족 문제는 차차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포춘코리아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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