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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있는데 배가 없네? 자동차운반선 부족 사태 ‘심화’

기업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선박을 건조하고 있지만, 제조에 시간이 걸리면서 운임이 오르고 있다.

  • 기사입력 2024.03.11 17:00
  • 최종수정 2024.03.13 13:45
  • 기자명 육지훈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WHY?] 자동차 수출이 업계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운반선 수요가 폭증했다.


전세계적인 자동차운반선 부족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감소했던 차량 수출이 회복세에 더해 중국발 전기차 수출 열풍이 배경이다. 자동차운반선 선사들은 급격한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난리다.

선박 부족에 자동차운반선 운임도 급등하고 있다. 영국 해운정보시황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 용선료는 2024년 1월 6500CEU급 기준 하루 11만 5000달러까지 올랐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가격이다. 팬데믹 이전 2019년 약 1만 7000달러에 머무르던 가격이 약 7배나 뛰어올랐다. 

 

혼란에 빠진 자동차운반선 시장

코로나 팬데믹이 자동차운반선 부족 현상에 기여했다. 전염병이 퍼지면서 봉쇄가 시작되자 자동차 업계는 생산 둔화 및 판매 부진으로 타격받았다. 시장이 부진하자, 해운사들이 용량 확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 왈레니우스윌헴슨(이하 WW)은 2020년 선대 축소로 위기에 대응했다. 운영할 수 있는 선박 16척을 사용하지 않고 계선(Cold layup)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회사 전체 선박의 10%가 넘는 수준이었다. 

2021년 시장이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기업들은 신중론을 유지했다. 토르비욘 비스트 WW CEO 대리는 당시 계선된 선박 운항을 재개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전염병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선박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운영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곧이어 자동차운반선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역전하는 호황기가 시작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2년부터 자동차운반선 선복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항구와 터미널 혼잡으로 인한 물류 병목이 한 원인이었다.

에릭 솔룸 WW 글로벌 시장 책임자는 지난해 2022년도 자동차운반선 서비스 공급이 빠듯했다고 평가하며 2023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고객이 물류 일정을 계획할 때 평소보다 긴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항구가 정상화된 이후에는 중국발 자동차 수출 증가가 선박 적체를 불렀다. 중국 전기차가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량도 급속히 늘어났다. 중국 완성자 수출은 2022년 전년 대비 54% 성장한 300만 대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자동차 수출량이 역대 최고치인 500만대를 달성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에 등극한 것이다. 이자연 KIET 산업환경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전기차는 자국 기업에서 저렴하게 배터리를 조달받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수요에 맞춰 제품을 유통하기 어려웠다. 운용하는 자동차 운반선이 적었기 때문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수출이 본격화되기 전 중국 선사들의 자동차운반선 선복이 전세계 운반용량의 2.8%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현지 생산기지가 부족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중국 대표 전기차 기업으로 꼽히는 BYD만해도 현재 유럽에 전기차 생산시설이 없다. 

내연차 대비 무거운 전기차 특성상 운반할 수 있는 차량 수도 제한됐다. 전기자동차 무게는 동급의 디젤, 가솔린 차량보다 평균적으로 20%가량 무겁다. 금속 덩어리인 배터리 무게 때문이다. 

후티반군 항로습격으로 발생한 수에즈운하 통행제한도 악영향을 미쳤다. 기존 경로보다 거리가 먼 우회항로를 사용하면 운항 횟수가 줄어든다. 선박 수와 이동경로가 한정된 자동차 운반선 특성상 다른 항로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가져와 추가로 투입하기도 곤란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

선박이 부족한 자동차 업계는 임시방편으로 제품 운송에 컨테이너선도 동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운반에 컨테이너선을 사용하면 자동차 운반선보다 비용이 높아진다.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의 화재위험도  컨테이너선 운송을 까다롭게 만든다. 그러나 높아진 자동차운반선 운임이 컨테이너선의 단점을 상쇄했다. CMA-CGM 같은 해운사들이 자동차를 컨테이너선에 옮겨 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안전을 위해 배터리 사용기간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은 차량만 운송하고 있다.

기업들은 부족한 공급량을 만회하기 위해 신조선 발주에 나섰다. 하지만 단기간에 선박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자인 조선소들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자동차운반선 건조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자동차운반선 발주는 한동안 연평균 4척 수준에 머물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운반선 선종 자체가 수익성이 많이 남지 않아 조선소에서 잘 안 받으려고 한다"며 "국내 조선소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해당 선종의 선가가 많이 올라오고 발주도 많이 나오다보니 중국 조선소가 수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조된 선박들이 점차 공급되면서 자동차운반선 부족사태는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새로 인도될 자동차운반선 수는 2024년 46척, 2025년 64척으로 예상된다. 해양산업 분석기관 베슬밸류는 지난해 2024~2025년 선박 폐션율은 인도되는 선박 수의 절반 미만일 것으로 계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자동차운반선 운임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5년경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발주한 자동차 운반선을 운용할 수 있는 상태"라며 "수에즈 운하 사태처럼 거시적 시장환경 변화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 상태로서는 해소가 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 포춘코리아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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