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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정용진 회장 승진소식에…“우리 부회장님은 언제?”

[Corporate Circles]
정용진 회장은 부회장으로만 18년을 지냈다. 정 회장 승진을 계기로 다른 그룹에도 관심이 쏠린다.

  • 기사입력 2024.03.08 13:02
  • 최종수정 2024.04.12 08:59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Why? 그룹 경영에 참여한 지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한 오너 2, 3세들이 존재한다. 현 회장이 여전히 원기 왕성하거나 그룹 상황이 여의치 않은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11월 신세계 경영지원실담당 부회장에 오른 이후 18년 만이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총수 역할을 계속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승진과 관련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 돌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세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오랜 경영활동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오너가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승진보다는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고 꼬집었다.

정용진 총괄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주목받으면서 비슷한 상황의 다른 주요 오너 그룹 회장 승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삼성그룹부터 DB그룹에 이르기까지 40개 오너 그룹이 대기업 집단에 속한다. 이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등 비교적 연혁이 짧은 곳을 제외하고, 승계 후보자가 장기간(20년 이상) 그룹 경영에 참여했음에도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한 곳은 ▲중흥그룹 ▲부영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영풍그룹 ▲LX그룹 등 5곳이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창업주가 여전히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1943년생으로 올해 81세의 고령이지만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등 여전히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주목받는다.

중흥그룹의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는 정원주 부회장이다. 정 회장의 장남으로 대우건설 회장을 겸하고 있다. 2016년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물의를 일으켰지만, 2020년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정 부회장은 2024년 현재 중흥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어 ‘회장 승진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중흥토건이 중흥그룹 핵심계열사로 부상하면서 그룹 지배력과 실탄을 모두 확보한 점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보탠다.

부영그룹 역시 이중근 창업주가 여전히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이 회장은 1941년생으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보다도 나이가 많다.

부영그룹의 차기 회장 향방은 안갯속이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으나 어느 누구도 뚜렷한 지배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중근 회장이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을 때 장남인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비상체제를 이끌었으나, 이후엔 특별한 활동이 없다. 이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활동이 가능해지자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회장은 후계 작업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거액을 지난해 고향 마을에 기부해 의문을 더 증폭시킨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 혼자서만 많은 지분을 보유한 데다, 이 회장이 계열사들을 직접 지배하는 구조여서 승계 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증여세로만 1조원을 추정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혼돈에 빠져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동일인(기업집단 시책의 준거점이 되는 인물. 보통 총수로 해석됨)을 2002년 취임한 박삼구 전 회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박삼구 전 회장이 여러 논란 끝에 2019년 회장직을 사퇴하면서 경영권마저 포기해 혼돈에 빠졌다. 회장이 공석인 상태가 5년째 지속 중이다.

일각에서는 혼돈의 시초를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생각하기도 한다. 당시는 박삼구 전 회장이 그룹 전통이었던 형제경영 룰을 깨고 동생인 박찬구 당시 석유화학 부문 회장 대신 자신의 아들인 박세창 당시 금호타이어 상무에 경영권을 승계하려다 사달이 난 때다. 이후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석유화학 부문을 계열분리해 나가며 형인 박삼구 회장과 10건 이상의 소송전을 치렀으나 2016년 모두 취하하고 화해했다.

영풍그룹은 계열분리 이슈에 회장 승계 문제가 뒤로 밀린 모습이다. 1949년 장병희, 최기호 두 창업주가 영풍그룹을 창립한 이후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는 그룹을 공동경영해 왔다. 하지만 2세인 장형진 영풍그룹 명예 회장을 끝으로 2020년 두 가문이 계열사 지분 정리에 들어가며 계열분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범LG가에서 계열분리된 LX그룹은 1951년생인 구본준 회장이 이끌고 있다. 구본준 회장은 구본무 故 LG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2021년 계열분리와 동시에 회장에 올랐다. 계열분리 이후에도 잠시 동안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일부 지분을 교차보유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계열분리 당해 12월 구광모 회장이 장외거래를 통해 LX홀딩스 지분 전량을 구본준 회장에게 매각하고, 구본준 회장 역시 LG 지분 대부분을 매각·기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LX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는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이 꼽힌다. 범LG가가 철저히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LX MDI는 계열사 경영컨설팅을 담당하는 그룹 싱크탱크로, ‘그룹 전체를 들여다봐야 하는’ 총수 후보가 거쳐가기 좋은 자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 승진이나 승계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는 재계에서도 가장 알기 어려운 일 중 하나”라며 “현직 회장이 고령이더라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면 특히 더 그렇다. 단순히 나이나 정황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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