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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고통스럽긴 한데”…바이오벤처에 부는 변화의 바람

고금리 환경은 바이오벤처들에 쥐약으로 꼽히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 기사입력 2024.02.06 18:37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팬데믹 시기 일었던 '바이오 버블' 거품이 빠지면서 바이오벤처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높은 성장성에도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 환경이다. 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금리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이자 부담을 늘려 바이오벤처에 악재로 작용한다.

◆ VC투자 절반으로 쪼그라들어

특히 벤처캐피탈(이하 VC)들의 투자 위축이 뼈아프다. 바이오벤처들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연구개발(R&D)을 위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고금리로 VC들의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사업 근간이 흔들린다.

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에는 신규 투자액의 81%인 4조 8000억원이 비대면·바이오 관련 벤처에 쏠렸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바이오·의료 벤처 투자액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더욱이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자꾸만 꺾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IPO에서 M&A로 눈 돌리기

고금리 환경은 뜻밖의 상황으로 반전하고 있다. 핀치에 몰린 바이오벤처들이 기존의 IPO 루트를 따르는 대신 다른 생존 전략을 찾으려 하면서다. 바이오벤처들의 높은 IPO 의존도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다.

소위 '바이오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런 점은 더 도드라진다. 우리나라 바이오벤처들의 엑시트 루트 가운데 IPO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에 달한다. 현재 바이오텍 밸류에이션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도 올해 20여 곳의 기업이 상장에 나서는 이유 역시 IPO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투자보다 후속 투자가 중요한 바이오산업 특성상 지금과 같은 높은 IPO 의존도는 해소 과제로 여겨진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에 있어 앞서나가는 국가들을 보면, 인수합병(M&A) 시장이 거의 80~90%다. 이들 바이오벤처는 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발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벤처 밸류가 낮아진 현재는 자금력 있는 기업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라며 "자금력과 기술력이 만나 서로 윈윈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금의 고금리 환경이 IPO 의존도를 낮추고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적기라는 설명이다.

◆ 이종산업 간 결합도 등장

이 때문에 대형 제약·바이오사가 아닌, 이종산업 간 결합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바이오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제과기업 오리온은 최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를 인수한 바 있다. 탄탄한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오리온이 레고켐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돼주는 모습이다.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빅파마들은 M&A를 거듭하며 계속 성장해나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빅파마라는 개념에 부합하는 파마들이 눈에 띄지 않으니, 오리온이나 OCI과 같은 비(非)바이오 대기업이 M&A를 진행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시기를 거쳐 국내 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 버블 때 팽배했던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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