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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k Kakao?③] 이용우 의원 “카카오 논란, 모·자회사 동시상장 소홀히 한 대가”

폴리노믹스|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 기사입력 2023.11.29 17:00
  • 기자명 김나윤 기자

현대경제연구원, 동원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국내 두 번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로 직을 옮겼다.

수 년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 공동체를 경험한 그는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언젠가 벌어질 줄 알았다”며 “초기에 이해상충 문제를 간과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카카오의 각성이 아닌, 법 체계 개편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사진 최근우

 

"카카오는 모회사가 상장한 상태에서 자회사들이 반복해 상장하는 '동시상장' 문제가 수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이해상충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오랫동안 이 리스크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죠. 일련의 논란은 그 소홀함의 대가입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카카오 사태에 내린 냉정한 평가다. 카카오의 사업경영 방식이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취지다. 자회사들이 카카오로부터 물적분할 한 후 상장했지만 실질적인 사업 시스템은 모회사의 후광효과를 기대하면서 여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김범수 창업주가 그야말로 ‘선택의 시간’ 앞에 직면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중 활발하게 상법 개정안(6건)을 발의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이와 별개로 2020년 제정 발의한 ‘상장회사에 관한 특례법안(상장사 특례법)’은 상장사의 잘못된 지배구조와 재무 활동의 사각지대 등을 총망라해 규율한 상장회사법으로 꼽힌다. △주주의 권리보호 △이사회 중심의 경영 및 감사위원회 내실화 △자사주에 관한 원칙 확립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이 의원이 기업 경영의 체질 개선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는 배경엔 그의 금융 베테랑 경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의원은 금융 현장 경험과 경제 이론을 겸비한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경제학 박사인 그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한국투자금융지주 투자전략실장 등을 수십년 간 두루 거쳐 금융 전략 및 투자를 맡았다. 이후 카카오뱅크(2017~2020년) 초대 공동대표를 맡으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초석을 다졌다. 당시 뱅크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며 업계 안팎으로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카카오의 문제는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 이 의원은 “카카오의 모·자회사의 동시상장은 곧 일반주주의 손실로 이어진다.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당장의 안전장치가 없는 한 이 같은 일이 다른 기업에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과연 장담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카카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김범수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사진=최근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카카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김범수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사진=최근우]

 

Q 최근 카카오에 대한 논란이 단발적 사건사고 수준을 넘어 창업주에 대한 리더십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개인적으론 언젠가는 이런 일이 발생할 줄 알았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상장 할 경우 이해상충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를 예를 들어보자. 2021년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지 않았나. 그 순간부터 모회사인 카카오와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전혀 다른 주식회사이고 주주도 당연히 서로 다르게 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투자자들은 당연히 카카오라는 모회사를 보고 자금을 투자하지 않았겠나. 그렇다면 모회사 입장에선 카카오페이를 위해 ‘지원사격’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카카오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이른바 ‘공정거래 이슈’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같은 식구인데 서로 도와주는 게 뭐 어때서’라며 대수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본시장 구조에서 결코 당연한 게 아니다.

 

Q 초기 김범수 창업주가 총수 일가 경영의 안티테제로 ‘100인의 CEO’를 육성하겠다고 해 많은 관심을 받지 않았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하에서 회사를 상장해 키운다면 창업주의 취지대로 아주 좋은 기업 경영 방식이 된다. 하지만 전제는 모기업이 비상장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카카오도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상장회사이지 않나. 그러한 기업에 김범수 창업주가 최대 주주로 있는 상태이고. 아시다시피 최대 주주의 이익과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는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상장은 결국 모회사 최대 주주의 이익이 되는 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Q 자회사 IPO를 계획할 때 모회사인 카카오도 분명히 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사업 시작 단계부터 창업주뿐만 아니라 카카오를 둘러싼 주요 경영 구성원들이 모회사와 자회사 간 공정거래나 이해상충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들은 있었지만 지배구조나 경영 방식에 있어서 제대로 된 규제나 감시를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주주의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기 마련인데 카카오가 이 부분을 오랫동안 신경 쓰질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카카오를 포함해 우리나라 IT업계가 ‘쪼개기 상장’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인식이 낮은 편이다.

 

Q 의원님께서 초대 대표로 계셨던 카카오뱅크도 결국 2021년 상장했는데.

카카오뱅크는 다른 카카오의 자회사들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 2015년 카카오뱅크가 설립될 당시 카카오는 은행법 규제 탓에 뱅크 지분 중 10% 밖에 갖질 못했다. 나머지 지분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등이 나눠 가졌고. 주주가 다양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이다 보니 특정 주주가 뱅크를 주도해 이끌지 못한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뱅크는 전통 금융권에 적용되는 국내 은행법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았다. 내부통제부터 거래 가격에 대한 적절성 등에 대해 기존 은행권처럼 똑같이 정부의 관리감독 대상이었다.

지난해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만 보더라도 뱅크는 먹통이 안 됐다. 왜냐하면 뱅크는 카카오와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사용하고 있었고 백업센터도 다른 위치에 마련돼 있었기 때문이다. 뱅크 입장에서 모회사랑 데이터센터 같이 쓰면 비용 절감되고 당연히 좋다. 하지만 자칫 사고가 날 경우 카카오는 서비스 중단 수준에 머물겠지만 은행은 인프라가 마비되며 전부 피해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뱅크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카카오와 맞물리는 접점을 최소화하며 사업을 구축해 왔다. 최근 각종 카카오 논란에 있어서 다른 자회사들과 달리 뱅크 관련 이슈가 잘 안 나오는 이유도 사업 초기에 내부통제 문화를 잘 만들어 놓은 덕분이라 본다.

 

 Q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의 상황은 어떠한가.

모회사는 비상장으로 둔 채 자회사를 상장시켜서 모회사가 과실과 투자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글로벌 스탠다드다. 모회사를 굳이 상장해야 한다면 비상장 자회사에 대해선 100% 지분을 가진다. 그래야만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해관계가 일치가 되지 않겠나. 미국의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상장 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로 꼽힌다.

 

 

꼬일대로 꼬인 카카오의 매듭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 의원은 "김범수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이나 서비스 통폐합, 제3자 매각 등을 통해 앞으로 카카오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란 점에서다.

"지주사 전환을 하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각기 다른 주주들과 이해조정을 거쳐야 하고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비용 마련에 있어서 은행 대출(Debt Financing)은 이자 부담으로 쉽지 않고, 증자(Equity Financing)는 창업주의 지배력을 떨어뜨리지 않나. 결국 그 갈등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본인이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매각 결정도 내려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느냐가 관건 아니겠는가."

 

※ ‘[Peak Kakao?④] "플랫폼 기업, 스스로 선수가 되면서 모든 스텝 꼬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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