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내준 전세금이 올해만 2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대신 내준 액수는 늘어나고 회수는 제대로 못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자 결국 세금 1조4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17일 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3조5565억원, 사고 건수는 1만5833건이다. 올 한 해 사고액이 4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지난해 연간 사고액(1조1726억원)의 4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건수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HUG가 올해 1∼10월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은 2조7192억원에 달한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향후 이를 돌려받는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9년 58%였던 회수율이 지난해 24%, 올해는 10%대수준으로 떨어졌다. HUG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HUG의 올해 8월 기준 누적 순손실은 1조8761억원에 달한다. HUG 손실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자본금까지 줄어들면서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되는데, 전년도 자본금의 7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6조4362억원이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예산을 편성해 추가 출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연내 3839억원의 출자가 이뤄지며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7000억원의 현금 출자가 반영돼 있다. 총 1조원이 넘는 규모다.
최근 이뤄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면서 출자 예산이 3000억원 증액됐다. 이로써 세금인 주택도시기금에서 약 1조4000억원을 HUG에 투입될 전망이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