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는 정기선 사장이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명명식에는 정기선 사장 외 선주사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로라 머스크호는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이다. HD현대는 "차세대 선박 연료인 메탄올을 사용하는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선박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Peter Maersk Moller)가 구입한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에서 따왔다.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로라 머스크호는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총 2만 1500km의 항해를 마쳤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선박이 코펜하겐에 입항하는 모습과 명명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성공적인 출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기선 사장, 조선·해운 시장 영역 넓혀
정기선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명명식 하루 전날인 13일에는 오랜 유대관계를 이어온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기선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는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혁신적 · 선도적 기술 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코펜하겐에 위치한 '만 에너지 솔루션(MAN Energy Solution)'사의 R&D 설비를 참관해 공동 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폈다. 비야네 폴다게르(Bjarne Foldger) 만 에너지 솔루션 대형엔진 사업대표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정기선 사장은 이달 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서 고객사들을 상대로 친환경 기술과 비전을 소개하고, 암모니아 운반선 계약식에도 참석해 올해 수주 목표의 조기 달성을 축하한 바 있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