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지금이 개발 적기”…XR게임시장 성장기대 ‘모락모락’

전문가들은 지금이 XR 콘텐츠를 개발할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경쟁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기사입력 2024.03.29 19:00
  • 최종수정 2024.03.29 19:01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셔터스톡]

[WHY? 신산업인 만큼, 국내 게임 콘텐츠 업체들에도 길이 열려 있다. 다만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멀리 봐야 한다.]

최근 메타, 애플, 삼성전자 등 빅테크들이 XR기기 시장을 주목하면서 XR콘텐츠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XR산업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 '관련 콘텐츠의 부재'였던 만큼, 이번에는 기기와 콘텐츠가 동반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XR의 꽃'으로 불리는 XR 게임 콘텐츠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는 팬데믹 시기에 일어난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XR에 대한 관심이 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 가상증강현실(VR·AR)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VR·AR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은 총 975개였다. 이 가운데 응답 기업인 711개 기업 중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업 관련 기업은 81.9%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킬러 앱'은 없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XR 시장이 성장기에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기기를 살 만큼의 매력도를 지닌 킬러 앱이 아직 부재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 지금이 XR 콘텐츠 개발할 '적기'

전문가들은 "콘텐츠를 부지런히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재촉하는 분위기이다. XR기기 개발 기업들이 콘텐츠 업체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자 수가 많지 않은 지금이 '적기'라는 것.

XR 시장은 지금까지 메타, 소니 등 빅테크와 일부 중화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이들이 XR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메타는 현재 자사 기기에 탑재할 콘텐츠 수가 부족해 여러 콘텐츠 업체들과 손을 잡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방한해 삼성전자, LG전자뿐 아니라 업스테이지 등 XR 스타트업 5곳의 대표 및 개발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메타의 최신 XR기기 '퀘스트 3'에 탑재할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대형 게임업체인 소니도 콘텐츠에 목마른 상황이다. 소니는 '호라이즌' 개발사로 유명한 게릴라게임즈와 '데스티니'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번지 스튜디오 등 VR 게임 개발 경험 및 인기 IP를 보유한 업체들을 인수했다.

소니가 메타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할 수 있는 이유도 콘텐츠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메타의 XR기기 시장 점유율은 59%로, 직전년(77%) 대비 크게 줄었다. 소니가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용 XR기기 'PSVR2'가 게임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다. PSVR2는 IP 충성도가 높은 게임 마니아들을 XR 세계에 입문시키는 유인가이다.

또 2016년부터 HTC, PICO 등 업체들이 XR 시장에 뛰어든 중화권도 콘텐츠 성장이 더딘 편이다. 하드웨어의 기술력을 콘텐츠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2016년 약 68억 위안이었던 중국 VR 시장 규모는 2020년 413억 위안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조사했다. 유비리서치는 "2018~2022년 사이 가장 많은 XR기기를 출시한 업체는 중국(25개)으로, 미국(20개)을 앞지른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2023 XR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중화권 XR 시장 선도 업체인 PICO의 최신 모델 PICO 4는 4K, 90Hz의 디스플레이에 팬케이크렌즈, 패스쓰루, 6DoF를 지원하는 등 메타의 XR기기 수준의 스펙을 지니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드웨어 기술력 대비 부족한 콘텐츠 구성과 브랜드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XR 콘텐츠의 꽃, 게임

대표적인 XR 콘텐츠는 단연 게임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업 매출액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47.1%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엔터테인먼트(방송, 영화, 공연 등)가 17.9%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XR 게임 콘텐츠의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XR 시장에서 게임이 각광받게 된 것은 2016년 나이언틱의 AR 게임 '포켓몬 고'가 히트하면서다. 포켓몬 고는 출시 1년간 전 세계 200개국에서 6억 5000만 회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월평균 이용자 수는 약 2억 3200만 명이었고, 현재도 월평균 7000~8000만 명의 이용자 수는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메가 IP'가 반드시 XR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나이언틱의 후속작 '해리포터:위저드 유나이트'는 출시한 지 5일이 채 안 돼 구글 앱 34위, 매출 339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게임은 스파크캐피탈이 2억 달러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진행하는 등 기대감이 높았다.

달리 말하면, 국내 업체들이 개발하는 새로운 게임들도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나온 많은 게임 기기들의 산업 형태와 궤를 같이 한다. 김정선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 교수는 "XR기기가 현재 과도기에 있다는 말은, 아직 완성형이 아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치 콘솔 게임 시장을 따라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은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때마다 게임 업체들이 해당 스펙에 맞게 콘텐츠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정선 교수는 "이들도 서드 파티, 즉 자신들이 개발한 기기 플랫폼에 게임을 공급해 줄 업체들이 필요하다. 지금은 기기보다 콘텐츠가 더 우위에 있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또 개발 난이도는 게임 장르마다 매우 다양하나, 현재 출시되고 있는 캐주얼한 형태의 XR 게임들은 (기존 장르 대비) 크게 높지 않은 편이다.

가령 인기 VR 리듬 게임인 '비트 세이버'도 게임 메카닉 구조나 조작 방식이 단순하다. 이러한 캐주얼 XR 게임들은 (기존 PC, 모바일 등에서 사용되는) 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에 비해 개발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또 소위 '대작'이라 불리는 MMORPG는 200~300명의 개발자가 동원되는 반면, 캐주얼 XR 게임은 그렇게까지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제작 기간도 더 짧다.

다만 접근성이 높은 만큼,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 김정선 교수는 "새로운 플랫폼은 항상 과도기를 거치며 성장한다. 하지만 모바일과 PC는 장비 보급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 반면, XR기기는 그렇지 않다. 하드웨어 자체가 과도기에 있다보니 이에 탑재될 콘텐츠는 더욱 불확실성이 큰 모습"이라고 전했다.

수익성도 멀리 봐야 하는 시장이다. 존 행키 나이언틱 CEO는 지난 13일 방한해 "지금은 XR·AR 게임 개발에 있어 적절한 타이밍"이라면서도 "다만 아직은 XR·AR 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으므로, 투자 레벨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