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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②] 차세대 우주정거장 둘러싼 글로벌 경쟁

2019년 NASA가 민간 우주정거장 계획을 밝히자 12개 기업이 도전했다. 가장 주목받은 그룹은 블루오리진, 나노랙스, 그리고 노스럽 그러먼이었다.

  • 기사입력 2024.03.27 11:10
  • 최종수정 2024.03.27 17:37
  • 기자명 조용탁 칼럼니스트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퇴역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들은 ISS 퇴역 이후의 우주정거장 개발을 놓고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퇴역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들은 ISS 퇴역 이후의 우주정거장 개발을 놓고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4년 1월 12일, 짐 브리덴스틴 전 NASA 국장이 스타랩 스페이스의 이사진에 합류했다. 스타랩 스페이스는 미국의 보이저 스페이스와 유럽기업 에어버스(Airbus)가 설립한 조인트벤처 기업으로 민간 우주정거장인 스타랩의 설계와 건설, 운영 사업을 진행한다. 스타랩은 2030년 이후 퇴역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이 준비하는 민간 우주정거장 중의 하나다. NASA는 1월, 스타랩 프로젝트에 5,75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지금까지 NASA가 스타랩에 지원한 금액은 모두 2억 1750만 달러에 달한다. 스타랩 프로젝트는 보이저 스페이스. 록히드 마틴, 나노랙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NASA는 우주정거장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에게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며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도중에 계획을 변경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의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은 자체 우주정거장 계획을 취소했다. NASA는 노스럽 그러먼에게 준비했던 지원금 9950만 달러를 아마존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과 보이저 스페이스(Voyager Space)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4200만 달러를 지원받는 블루오리진은 시에라 스페이스와 함께 ‘오비털 리프’(Orbital Reef)라는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자체 건설 계획을 철회한 노스럽 그러먼은 보이저의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NASA는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와도 추가 자금 지원을 놓고 논의 중이다. NASA의 민간 우주정거장 담당자인 안젤라 하트는 “NASA는 경쟁을 보장하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민간 기업의 우주정거장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퇴역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들은 ISS 퇴역 이후의 우주정거장 개발을 놓고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NASA]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퇴역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들은 ISS 퇴역 이후의 우주정거장 개발을 놓고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NASA] 

 

1998년부터 활동해 온 세계 최대우주실험실인 ISS의 은퇴가 6년 앞으로 다가왔다. 차세대 우주정거장 사업을 준비하는 미국의 우주 관련 주요 기업들의 행보도 함께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정부가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사업을 민간 기업들에게 맡기고 이를 지원하며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19년 NASA가 민간 우주정거장 계획을 밝히자 12개 기업이 도전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그룹은 세 곳이었다. 블루오리진, 나노랙스, 그리고 노스럽 그러먼이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사업에 앞서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이 지나며 민간 우주정거장 경쟁에도 변화가 생긴다. 보이저 스페이스가 새로 이름을 올리며 나노랙스와 손을 잡았고, 액시엄 스페이스라는 신생 우주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노스럽은 자체 건설 계획을 포기하고 보이저 팀에 합류하고, 보잉이 블루오리진과 협력하는 사이 경쟁사 록히드 마틴은 스타랩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보이저 스페이스가 주도하는 우주정거장 스타랩의 이미지. [사진=보이저 제공]
보이저 스페이스가 주도하는 우주정거장 스타랩의 이미지. [사진=보이저 제공]

 

지금 가장 순항하는 그룹은 보이저와 에어버스가 이끌고 있는 스타랩이다. 미국과 유럽의 지지를 받고 있고 인도와도 협력을 강화 중이다. 반면, 블루오리진에선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리는 중이다. 블루오리진은 10명을 수용하는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를 2020년대 말까지 건설할 계획이었다. 블루오리진의 핵심 파트너인 시에라 스페이스는 팽창형 우주호텔 모듈을 제조하는 기업이고 다른 파트너로는 보잉이 있다. 컨소시엄에선 보잉의 역할이 중요했다. 보잉은 과학모듈을 제공하고 우주정거장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는다. 또한 개발 중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완성되면 이를 이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3년 10월 우주정거장 개발 방식을 놓고 블루오리진과 시에라 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벌어졌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여기에 보잉은 최근 다양한 사고들이 벌어지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잉 경영진은 항공과 우주산업 규모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끄는 대형 프로젝트와 별개로 NASA는 넥스트스텝(NextSTEP)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가능성 있는 우주기업을 지원하며 중소 기업의 성장을 돕고 우주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계획이다. 이중에서는 액시엄 스페이스가 앞서가고 있다. 액시엄은 NASA에서 ISS 프로그램을 관리했던 마이클 서프레디니가 2016년 벤처투자자와 공동설립한 회사다. NASA는 기업 평가를 위해 지금까지 3번의 미션을 진행했고 모두 액시엄이 계약을 차지했다. 8월에 진행하는 4번째 미션도 액시엄이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매번 아깝게 밀린 업체는 미국의 바스트 스페이스(Vast Space)다. 이들은 아직 계약자가 확정되지 않은 5, 6번째 미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맥스 하옷 바스트 대표는 2월 21일 열린 우주 관련 콘퍼런스에서 “미션 참여가 바스트의 상업용 우주정거장 개발에 필요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블루오리진이 준비 중인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의 이미지. [사진=블루 오리진 제공]
아마존의 블루오리진이 준비 중인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의 이미지. [사진=블루 오리진 제공]

 

미국 기업들이 우주정거장 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이다. 스페이스X의 우주사업은 발사 가격을 기존의 5% 수준으로 낮췄다. 우주를 향하는 접근성이 향상되자, 새로운 사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산업이 민간 주도로 바뀐 현상을 업계에선 ‘뉴스페이스’라고 표현한다.

우주 정거장이 활동하는 지구 저궤도는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환경이다. 우주 실험은 지구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다. 단백질 형성이나 줄기세포, 미생물을 양성할 때, 지구보다 규칙적이고 균일한 결정층을 만들 수 있다. 무중력을 이용한 바이오제약 산업과 소재 실험이 각광받는 이유다. 여기에 위성 기반 통신 사업과 위성 관리, 달과 화성의 유인 탐사를 위한 실험실과 전초기지 역할도 한다. 우주와 관련된 사업의 중심지인 셈이다. 기업들은 연구, 제조, 관광,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우주 경제 플랫폼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민간 우주정거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NASA와 미국 기업들이 차세대 우주정거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이, 다른 우주 강국들도 제각기 우주정거장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이미 텐궁 정거장을 운영하며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우주 외교를 펼치는 중이다. 각국 우주인과 과학자들의 우주 실험을 지원하며 텐궁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이 2030년까지 새로운 우주정거장을 마련하려는 것도, 자칫 시기를 놓치면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텐궁을 활용한 우주 외교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중국 항천우주공사 제공] 
중국은 우주정거장 텐궁을 활용한 우주 외교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중국 항천우주공사 제공] 

 

러시아는 2027년을 목표로 우주정거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월 열린 우주 관련 회의에서 “2027년에 첫 번째 모듈이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제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미국의 주요 기업들과 우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우주기업 관계자들은 빌 넬슨 NASA 국장과 함께 최근 인도를 방문했다. 미국과 인도기업간 다양한 사업이 논의됐다. 블루오리진은 ‘오비털 리프’에 인도 우주 발사체를 이용해 승객을 운송하는 것을 인도 기업들과 논의했다. 스타랩의 보이저 스페이스는 인도 발사체를 이용해 소형위성을 발사하는 계약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산하 기관과 지난 7월 체결했다. 보이저는 인도의 ‘가간얀’ 유인 우주캡슐을 이용해 스타랩 우주정거장으로 고객을 운송하는 MOU도 체결했다. 인도 정부는 성명을 내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35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세우고 2040년까지 인도인을 달에 보내는 새롭고 야심 찬 목표를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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