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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대통령도 동문? 정치 테마주 ‘활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10 총선 관련 테마주는 150개 이상이다. 한 달 동안 주가가 600% 이상 급등한 종목도 있다.

  • 기사입력 2024.03.15 17:00
  • 최종수정 2024.03.15 17:19
  • 기자명 조채원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조국혁신당 당사에서 황운하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조국혁신당 당사에서 황운하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WHY? 금융당국이 정치 테마주를 단속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선거철마다 거품을 드리워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15일 단일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화천기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화천기계의 주가는 35.11% 상승한 61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는 4월10일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날로, 이날 화천기계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78% 상승한 539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천기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테마주’로 불린다. 남광 전 화천기계 감사가 조 전 장관과 미국 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이라고 알려지면서다. 남 전 감사 이후 선임된 최 감사 또한 1995년 UC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해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김앤장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임기도 1년 남았다. 

같은 기간 ‘한동훈 테마주’도 강세다. 지난 12~13일 래몽래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4% 상승했다. 15일 오후 1시 기준 래몽래인의 주가는 전일보다 11%가량 급락했다. 

래몽래인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로, 배우 이정재와 관련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정재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압구정 현대고등학교 동기이다. 지난해 이정재와 한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 배우가 최대 주주로 있는 와이더플래닛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656%까지 주가가 폭등했다가 다시 폭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4·10 총선 관련주로 분류되는 테마주는 150개 이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55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54개, 새로운미래 이낙연 당대표 26개, 개혁신당 이준석 당대표 9개 그리고 조국혁신당 조국 당대표 7개 등이다. 

반면 이들 테마주의 주가 변동은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하다. 단순 지연 또는 학연으로 연관되면서 이들 종목이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통신장비업체 CS는 기업 회장이 같은 대학 동문이고,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지난 20대 대선 때부터 대표 테마주로 불리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도 회장이 같은 '청주 한씨'라는 이유로 태양금속이 대표 테마주로 거론됐다. 

 

대선 공약에서 시작한 테마주...학연·지연·혈연으로 변질

정치 테마주의 역사는 과거 17대 대선에서 시작했다. 2008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하자 ‘MB테마주’로 분류된 이화공영·특수건설· 삼호개발·동신건설 등 건설주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운하 공약이 무산되면서 이들 주가는 모두 급락했다.

이후 선거철을 전후해 유력 후보의 정책과 학연, 지연과 혈연까지 테마주와 연결되며 단기간 급등하다 폭락하는 모양새를 반복했다. 2012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의 남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는 주가가 1만원대에서 8만7000원까지 급등했으나, 이내 1만원 초반대로 폭락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오리엔트바이오와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가 과거 계열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고, 경기도에 위치한다는 점 등으로 테마주로 묶인다. 에이텍도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때부터 성남시에 있었던 기업이란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美 대선 중 지지율에 울고 웃은 바이든 테마주

학연으로 엮은 정치 테마주는 국내 정치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동문이란 이유로 ‘바이든 테마주’로 꼽힌 사례도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기간 국내 수산물 가공제품 판매업체 한성기업의 주가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에 울고 웃었다. 한성기업의 임준호 대표가 바이든 후보와 동문인 것으로 알려져 ‘바이든 테마주’로 분류된 것이다. 임 대표는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해 3월 3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바이든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6월 8일 30%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달 11일에는 지나친 주가상승에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바이든 후보의 선전 속에 주가가 7월 중순 1만9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부품회사인 두올 또한 장중 한때 16%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조인회 두올 대표가 바이든 대통령과 동문인 델라웨어 주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65년 이 대학 사학·정치학부를 졸업했다.

앞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에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이란 이유로 안랩, 써니전자 등 ‘안철수 테마주’ 주가가 1~3% 가량 올랐다. 한세예스24홀딩스 역시 김동녕 회장이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나이 차이도 거의 나지 않아 ‘트럼프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번엔 정책 테마주가 강세였다.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친환경 정책이었다. 당시 바이든 후보는 향후 4년간 청정에너지·인프라에 2조 달러를 투자하고 7000억 달러 중 3000억 달러를 인공지능(AI), 5G, 통신 플랫폼, 전기차에 투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바이든 수혜주로 꼽혔던 태양광 관련주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환경·에너지 기업 KC코트렐의 주가는 가격제한폭(29.72%)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연일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 

 

전문가 “특정 세력 시세 조종 가능성 높아...시장에 경고 신호 보내야”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를 비롯한 테마주가 불법은 아닐 수 있지만,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행법으로는 적발이 어렵지만 특정 세력이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시세를 조종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테마주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불법이 아닌 경우도 있어 적발이 어렵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치인이 특정 기업 대표와 학연이나 지연이 있다고 하는 건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단순히 주가가 폭락한다고 문제라는 게 아니라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기반하지 않고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은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종목에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왔더라도 조세피난처를 통해 들어온 국내 세력일 수 있다”라며 “조세 난처의 익명성을 이용한 내부자 거래 등 불건전 거래 행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라고 경고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치 테마주 선정 과정은 명확하지 않으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우고 매입 후 정점에 매도함에도 불공정 거래. 시세 조종 등으로 처벌받거나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았다”라며 “단속이 어려워서 일 수도 있지만, 누가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니라 시점이 되면 자연 발생적으로 장이 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 연구원은 “불공정 거래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금융당국에서 수사를 하고 투자자 유의종목 경고를 내리며 집중 감시를 통해 시장에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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