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가격 경쟁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저부가가치 선박 대량 수주, 자국 발주 등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지난해에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이후 3년째이다.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는 한국은 여전히 중국에 밀려 2위이다. 한국은 왜 여전히 중국에 밀리는 걸까?
중국 공업정보화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선박 건조량 4323만 DWT, 신규 선박 수주량 7120만 DWT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지켰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역시 지난해 중국 선박 누적 수주량을 2493만 CGT(1117척)로 계산해 이를 확인했다. 전 세계 일감의 60%를 차지하는 양이다. 같은 기간 한국은 전 세계 수주량의 24%인 1008만 CGT(218척)를 수주했다.
이 같은 격차는 중국 조선업체들이 낮은 원가를 바탕으로 양적 팽창에 집중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자국 선박 수요를 모두 자국 조선소에 맡기는 것 역시 주요 원인이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내비 낮은 인건비와 싼 원자재 비용으로 가격 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력는 물론이고 후판도 중국 업체들이 매우 싼 가격에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낮고 기술력이 크게 필요치 않는 벌크선 및 자동차운반선 건조에 집중하고 있다. 해양 전문 매체 시트레이드 마린타임지는 지난달 16일 "중국 조선소가 2023년 전세계 벌크선 수주량의 79.6%, 유조선 수주량의 72.1%, 자동차운반선의 82.7% 시장점유율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박 가격에 인건비와 재료비 비중이 매우 큰 선종들이다.
다른 관계자는 "벌크선은 온전히 노동 투입만으로도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이다"라며 "한국과 중국의 인건비 차이가 그대로 반영되는 선종은 거의가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부가가치가 낮은 선종들이 발주량 측면에선 압도적이어서 중국 시장점유율이 크게 잡힌다는 설명이다.
자국 발주가 많은 것 역시 원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중국은 해양굴기와 일대일로 전략으로 꾸준한 자국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여기에 (한국 조선소 대비) 선가를 크게 낮춰 대형 탱커시장에서의 수요를 선점하는 등 가격 전략도 지속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포춘코리아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