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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사태, 신탁업계까지 덮쳤다

건설사 대신 보증을 서는 책임준공형 사업은 과거 신탁사 알짜사업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폭탄이 됐다.

  • 기사입력 2024.02.15 15:08
  • 최종수정 2024.02.16 17:57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WHY?] 건설업계를 넘어 신탁업계에도 PF 우발채무의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다. 분양시장 한파로 발생한 우발채권 만기가 올해 상반기부터 다가온다.

 

지난 2020년을 전후로 부동산 활황 당시 차입형토지신탁과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사업을 통해 호황을 누렸던 신탁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사를 대신해 공사비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사업방식이 고금리와 분양경기 악화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후폭풍을 이겨내지 못하며 부실자산으로 고스란히 돌아온 탓이다.

1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토지신탁은 신탁업계 최상위 자본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신용등급 하락을 통해 신탁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친 데 대해 업계에선 과거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대부분의 신탁사들의 '효자상품'으로 불린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책준형)이 부실채권으로 돌아온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들이 고객들의 의뢰 하에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최종적으로 분양·임대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릴 당시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인기를 끌었다.

신탁의 한 방식인 책준형은 신탁사 보증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90%가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신탁사가 준공 기한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확약이 전제되는 사업이다.

1차적으로 시공사의 책임이지만, 시공과정에서 시공사가 도산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신탁사의 책임채권으로 전환된다.

부동산 호황기인 2020~2022년에는 앞다퉈 책준형 수주를 이어갔으나, 고금리와 얼어붙은 분양시장 등의 여파로 부실채권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의 책임준공기한이 도래하고, 여기서 6개월이 지나면 신탁사의 책임으로 전환되는 구조"라며 "신탁사 책임준공기한이 설정되고 PF 대주단이 공사기간 지연에 대한 손실을 신탁사에 청고할 수 있게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당시 벌인 책준형 사업의 만기가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보통 아파트 시공기간이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2020년부터 수주한 책준형 사업의 여파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미 한국토지신탁 신용등급하락과 더불어 일부 신탁사에서는 부실채권이 급증하며 적색등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탁사가 시행사나 조합에게 빌려주는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4조800억원으로 2022년 12월말(2조5833억원)보다 57.9% 늘어났다. KB부동산신탁은 토지신탁 채권 3건에서 1034억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0%를 넘는 공시대상 대형 부실채권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준공 기한을 못 지켜 시공사가 채무인수를 받은 사업장도 26곳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이 17개로 가장 많았고, 대한토지신탁 3개, KB부동산신탁 및 신한자산신탁이 각 2개, 교보자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이 각 1개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넘어 신탁사마저 빚을 갚지 못한 현장도 대신자산신탁 2개 사업장, 교보자산신탁과 한국자산신탁 사업장 각 1개 등 4곳에 달했다.

이에 금감원이 최근 책준형 사업장을 전수조사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밝힌바 있다. 전수조사가 본격화 되면 부실사업장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통해 부실현장이 다수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며 "책준형에 대한 어떠한 조치가 취해질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회수는 현 시장상황에서는 어렵고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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