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시행으로 ‘인터넷 은행 쏠림’ 현상이 발생하며 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는 7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354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사용자 수(MAU)가 꾸준히 증가하며 여신과 수신이 늘어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이자 수익이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2조481억원으로 전년(1조2939억원) 대비 58.3%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여신 잔액 증가이다. 최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대환대출)가 시행되며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난해 4분기 9조1000억원으로 전년(1조2000억원)보다 7조9000억원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증가율로는 65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월세자금대출 잔액은 12조1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1000억원(0.8%) 늘었으며, 신용대출은 14조5000억원에서 16조4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13.1%)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000억원) 대비 34.4% 증가했다.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로 정부 기준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대출 갈아타기 점유율에서도 카카오뱅크는 두각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1월 도입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카카오뱅크 점유율은 지난달 26일 신청액 기준 24.3%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12일 상환액 기준 14.7%로 조사됐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4분기 순이익은 757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며 추가 충당금은 107억원으로, 예상보다 부담이 적었다”라며 “올해 대출성장률을 20%로 예상하나, 이보다 높은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5.3%로 지난 분기보다 1.6%포인트 하락했지만, 모임통장의 수신잔고 내 비중은 14.5%로 이전보다 확대됐고 신상품인 한달적금 가입자수도 100만명을 넘어섰다”라며 “저원가성 예금 비중 하락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낮은 조달 비용의 원천인 플랫폼 파워는 여전히 견고해 올해에도 뚜렷한 대출,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