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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인사이트] 상사의 ‘능력vs인성’…직장인들의 선택은?

직장인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봉vs워라밸, 상사vs동료 등 이른바 ‘밸런스 게임’ 회사 버전에 대해 물었다.

  • 기사입력 2024.02.11 18:00
  • 기자명 포춘코리아

‘대퇴사의 시대’를 넘어 요즘에는 ‘요란한 퇴사’가 유행이란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일터의 세대교체에 따른 가치관 변화에 엔데믹까지 더해지면서 2023년은 어느 때보다 노동 시장의 격변기였다.

적잖은 직장인들이 이미 마음속으로는 퇴사한 상태라는 조사도 잇따른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2023 이직 의향 및 조용한 사직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58%가 ‘조용한 사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의 결과도 비슷하다. 전 세계 160여 개국 직장인 12만 2416명을 대상으로 물어보니 응답자의 약 18%는 요란한 퇴사를 준비 중이고 59%는 조용한 퇴사자에 해당했다. 갤럽은 조용하고 요란한 퇴사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세계 GDP 총합의 9%에 이르는 8조 8000억 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마음속에 사직서 하나쯤 품지 않은 직장인 없다지만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이 요즘엔 현실로 증명되는 셈이다.

사실 직장인들이 원하는 직장이란 자명하다. 괜찮은 연봉과 워라밸을 이룬 곳, 회사와 함께 개인도 성장할 수 있는 데다 좋은 동료들이 있는 곳. 그러니까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좋은 곳. 그런데 세상일이란 게, 더욱이 직장생활이란 게 한 치의 아쉬움도 없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직장생활이란 좋은 것과 아쉬운 것들 중 더 나은 조건과 내 가치관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잡플래닛 ‘컴퍼니타임스’는 MZ세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밸런스 게임’을 통해 이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연봉과 워라밸, 상사와 동료, 인간관계와 업무 성과 등 다양한 상황을 제시해 1600여 명의 직장인들이 답할 수 있도록 했다.

 

월급 200만 원의 매일 칼퇴 vs 월급 600만 원의 매일 야근

첫 번째 질문은 연봉과 워라밸이다. 돈보다 여가 시간이 중요하다고 알려진 요즘 직장인들이기에 ‘박빙의 결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직장인 63.15%는 높은 월급을 택했다. 물론 200만 원과 600만 원 사이, 차이가 워낙 크기는 하다. 하지만 납득할 수 있는 또는 그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면 매일 야근할 정도의 업무량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매일 야근하며 월급 600만 원’을 택한 이들은 “젊어서 바짝 벌어 파이어족이 되고 싶다” “현실적으로 200만 원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돈 없어서 고민할 바엔 야근하고 돈 많이 받는 게 낫다” “연봉 1억을 준다는데 야근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월급이 3배나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36.85%의 직장인은 칼퇴를 선택했다. 10명 중 3명 이상의 직장인은 월급 400만 원보다 칼퇴의 가치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단 뜻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워라밸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분석되는 대목이다.

 

대충 일하고 인사평가 중간 등급vs 열심히 일하고 인사평가 최고 등급

올해 초엔 ‘조용한 퇴사’가 화두에 올랐다. 당장 퇴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정해진 시간에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사에서의 성과와 성장에서 더 이상 의미를 찾지 못한 이들, 그렇다고 당장 퇴사해 경제적 불안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이들은 ‘적당한 회사 생활’로 타협점을 찾았다.

‘대충 일하고 인사평가 중간 등급 받기’와 ‘열심히 일하고 인사평가 최고 등급 받기’의 대결 결과는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다만 ‘대충, 슬렁슬렁, 적당히’보다 열심히 일하고 그에 따른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싶은 이들이 53.5%로 조금 더 많이 나타났다.

인사평가 결과는 곧 연봉으로 연결된다. ‘열심히 일하고 인사평가 최고 등급을 받겠다’는 이들은 “인사평가는 연봉 인상으로 이어지고 승진과 이직에 유리하다” “최고 등급을 받고 연봉을 빠르게 올려 빨리 은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대충 일하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찝찝함이 남는다. 열심히 일하고 보람찬 게 낫다”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일을 너무 열심히, 잘하면 기대치가 점점 올라가고, 일은 점점 더 몰리는 것이 회사인 것 같다. 열심히 일하면 오히려 직장생활이 힘들어진다”는 의견은 의미심장하다. 열심히 일하던 직원을 대충 일하게 만드는 것은 ‘열정과 성과에 따른 보상 대신 일만 더해지는 경험’이라는 이야기 아닐까. 경영진이라면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다.

카메라 켜둔 채 재택근무 vs 눈치 볼 일 없는 매일 출근

엔데믹 이후 회사와 근로자 간 최대 갈등을 일으킨 이슈는 단연 재택근무 여부다. 직원들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려는 회사 측과, 퇴사까지 불사하며 이를 거부했던 직원들 간 신경전이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직장인의 경우 무조건 재택근무를 선택할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카메라 켜고 근무’라는 조건이 들어가니 결과는 의외로 ‘출근’이 앞섰다. 자유롭게 눈치 볼 일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출근하는 것이 카메라 켜두고 재택근무를 하는 것보다 낫다는 이들이 65.16%에 달했다.

결국 핵심은 출퇴근 여부가 아닌 감시자 유무였던 것이다. 직장인들이 원하는 것은 출퇴근이나 재택근무 여부 자체가 아닌 업무 환경의 ‘자율성’에 있다는 뜻이다. ‘출근’을 선택한 이들은 “눈치 볼 일 없이 편하게 근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택이든 출근이든 핵심은 ‘자유로운 환경’이다”고 응답했다. 9년 차 직장인 B 씨는 “재택근무를 한다면서 카메라를 켜두라는 것은 곧 감시하겠다는 건데 이게 업무 성과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다정하지만 무능한 상사 vs 폭군이지만 성과 챙겨주는 상사

직장인들이 상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친밀·다정·친절보다는 능력이었다. ‘폭군’이라고 불리더라도 일 잘하고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상사를 선호하는 이들이 무려 73.98%였다. 이번 밸런스 게임 결과 중 가장 이견이 없는, 직장인들의 대동단결을 이뤄낸 문항이었다.

반면 후배 평가에 대해선 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도 소폭이지만 ‘똘똘하고 일 잘하는데 예의 없는 후배’가 낫다는 이들이 50.87%를 차지했다. ‘틈만 나면 사고 치지만 착하고 재미있는 후배’보다 더 낫다는 뜻이다. 이 역시 ‘회사’라는 조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 잘하는 후배가 낫다’고 답한 이들은 “예의 없는 건 흐린 눈 하고 안 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적당히 거리 두고 최대한 각자 할 일만 하면 될 일” “착한데 일을 못해 혼이라도 내면 나만 성격 나쁜 사람이 되는 꼴”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착하고 재미있는 후배’를 택한 이들은 “후배가 일 못하는 건 가르치면 된다” “후배는 어차피 가르쳐야 하는데 예의 없는 후배는 일 가르치며 내 속이 터진다”고 생각하는 선배들도 있었다.

 

동료에겐 인기 폭발, 상사에겐 미운털 vs 상사에겐 예쁨, 동료에겐 외톨이

동료와 상사 중 ‘상사’를 선택한 이들이 56.35%로 더 많았다. 상사를 대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활짝 열려있다는 얘기이니 상사들에게는 희소식이겠다. 상사 입장에선 의외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보면 지극히 실리적이다. 이들 대부분은 “동료들에게 인기 많아 봐야 기분만 좋을 뿐 실속 없다” “친구와 우정은 회사 밖에서 쌓는 것” “나에게 일을 주고 평가하는 사람은 상사다. 친구는 회사 밖에서 사귀면 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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