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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글로벌’ 짊어진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입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얼마이고 그 배경은 무엇일까?

  • 기사입력 2024.02.05 06:00
  • 최종수정 2024.02.05 17:51
  • 기자명 이세연 기자
네이버웹툰이 2022년 미국 뉴욕에 선보인 대형 옥외광고.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2022년 미국 뉴욕에 선보인 대형 옥외광고. [사진=네이버웹툰]

2004년 작은 사업 부서로 시작한 네이버웹툰이 네이버 계열사 가운데 첫 IPO 주자로 나섰다. 상장은 올 하반기 나스닥 시장이 유력시된다. 남은 기간 얼마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상장가는 얼마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주회사 ‘힘 실어주기’

미국 상장 대상은 네이버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다.

웹툰엔터는 네이버웹툰이 2017년 네이버에서 분사되기 1년 전에 설립된 미국 법인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미국 진출 비전을 그렸고, 이에 깊이 공감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설립을 제안했다.

2020년 네이버는 웹툰엔터를 스토리 콘텐츠 계열사들의 최상위 지배사로 올리면서 글로벌 웹툰 사업의 거점으로 잡았다. 이후 네이버웹툰과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코퍼레이션을 완전(100%) 자회사화 하며 힘을 실었다.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지주사에 전량 반영하기 위함이다.

조직구조도 개편했다. 웹툰엔터는 지난해 12월 데이비드 리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그는 미국 주요 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재무통’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한다. 리 CFO는 네이버웹툰·왓패드·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의 글로벌 재무·운영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최고전략책임자(CSO) 자리는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 실장이 맡았다. 그동안 김 CSO는 전략 투자 및 파트너십을 포함해 글로벌 사업을 운영 총괄하며 네이버웹툰의 성장을 이끌었다.

네이버웹툰 측은 “리 CFO와 김 CSO 임명으로 미국웹툰 생태계 저변을 확장하며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웹툰엔터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희망 밸류, 김칫국일까?

네이버는 웹툰엔터의 상장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최소 7.4조원 이상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6월 웹툰엔터가 네이버로부터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주식 전량(8389억원어치)을 출자받으면서 밸류에이션을 약 7.4조원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9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래 성장성이 반영된 숫자다. 현재 웹툰엔터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254억원, 2021년 510억원, 2022년 1089억원 순손실을 내 매년 적자 폭이 두 배씩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웹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시장 형성’ 단계이기 때문이다. 전체 콘텐츠 시장에서 웹툰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며, 인식 개선도 ‘아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많은 언론에서 우리나라 웹툰이 ‘글로벌 트렌드’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특히 서구권에서는 아직 서브컬처(하위문화)다”며 “신작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며 기세가 꺾인 마블과 DC코믹스도 여전히 건재해 웹툰이 파고들 만한 콘텐츠 공백도 보이지 않는다. 종이책 형식의 출판 만화도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했다.

수익 모델도 약하다. 창작물의 저작권을 100% 작가에게 제공해 수익 창출이 제한적인 것이 원인. 네이버웹툰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회사와 작가 간 수익 분배 시스템 ‘PPS(Partners Profit Share)’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유료 콘텐츠, 작품 연계 광고, IP 사업 등 21가지의 수익 모델을 제공하는 패키지형 수익 모델 프로그램이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13년 PPS 처음 적용 당시 수익 규모는 232억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2조 255억원으로 87배 급증했다. 그럼에도 영업손실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1분기 214억원, 2분기 130억원, 3분기 175억원, 4분기 202억원으로 누적 적자만 721억원이다.

네이버웹툰의 주요 수익원은 플랫폼 내 유료 재화인 ‘쿠키’다. 쿠키는 개당 100원으로, 편당 약 300원을 지불하면 유료 회차를 시청할 수 있다. 작가들의 저작권을 전권 인정하는 만큼 웹툰 IP를 활용해 수익을 내기 힘들어, 소과금 모델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2차 영상화 사업 수익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영상화된 작품을 보고 웹툰 원작이 궁금해 플랫폼으로 유입한 이용자들이 쿠키를 결제해야 수익으로 이어진다.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에 영상화 관련 계약이나 업무 검토 등 일정 부분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에는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작가들에게 선택권이 있는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쿠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익 모델을 시동 단계인 북미 시장에 그대로 도입하려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웹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서 이용자들이 쿠키를 결제하는 데 거부감이 덜한 반면, 해외에서는 만화를 온라인으로 즐기는 문화 자체가 오래되지 않아 과금 모델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 대비 PU(결제이용자) 비율이 한국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웹툰 산업이 오래된 만큼 과금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웹툰엔터의 외형 확장을 위해 대규모 마케팅 비용까지 집행하니 여러모로 적자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웹툰엔터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 과금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절대 적정 밸류에이션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그럼에도 “희망 봤다”

웹툰엔터의 수익 모델은 약하지만 “북미 시장에서 웹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운영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지금은 북미 시장에서 웹툰엔터라는 이름을 알리는 과정이라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든다.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되면 이후에는 콘텐츠 관련 비용(작가 모집 등) 정도만 나갈 것이다. 즉 적자 사업은 아니다”며 “웹툰엔터가 현재 적자를 기록하는 것도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웹툰엔터의 매출액은 2021년 약 4910억원에서 이듬해 약 1조 66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물론 영업비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장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발간한 리포트에서 지난해 웹툰엔터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비용을 각각 1조 4680억원, 1조 521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적자는 약 530억원이었다. 직전년 대비 영업비용은 약 4000억원 늘어났지만, 매출도 함께 동반 성장해 영업적자를 100억원가량 줄였다.

하지만 올해 상장을 기점으로 영업비용 증가폭은 둔화되는 반면,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첫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웹툰엔터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 6420억원, 160억원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장 시 예상되는 웹툰엔터의 기업가치를 약 9조 430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웹툰엔터가 글로벌 파트너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2차 영상화 사업을 활성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덧붙였다.

웹툰 산업이 안정화에 들어선 국내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성이 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네이버웹툰은 영업적자 해소 과제는 남아있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3798억원이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023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했다.

만화 콘텐츠에 대한 구매력이 높은 일본 내 계열사인 ‘라인디지털 프론티어’도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라인디지털 프론티어 산하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합산 거래액이 1000억엔(약 8800억원)을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인쇄 만화가 전체 만화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일본에서도 웹툰이 상당 부분 점유율을 올리는 모습”이라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한국과 일본이 가장 높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성이 북미 지역 내 인식 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가치 평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듯”이라고 말했다.

웹툰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할 뿐, 북미 이용자들이 ‘과금 모델’ 자체를 꺼리지는 않아 향후 수익성이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북미 이용자들이 유료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뜻이다. 웹툰도 친숙해지면 한국 이용자들보다 과금을 더 많이 할 듯”이라며 “현재 웹툰엔터가 한국 인기 작품을 북미 시장에 그대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 작가들을 육성해 현지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만큼 인식 개선이 머지 않았다”고 전했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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