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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마에스트로, 최용호②] "내 직함은 최고행복책임자(CHO)"

COVER STORY|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 기사입력 2024.02.02 07:30
  • 기자명 김나윤 기자

2019년 8월 9일생 갤럭시코퍼레이션(갤럭시)은 같은 달 20일 태어난 최용호 대표의 아들 최우주 군의 이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기업 콘셉트는 ‘외계인’. 최 대표는 “갤럭시가 G-DRAGON을 만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세상에 빨리 공개됐다”고 했다.

진행 유부혁 기자, 정리 김나윤 기자, 사진 강태훈

갤럭시 코퍼레이션에는 감옥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없는 홀로된 공간에서 가장 창의적인 능력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최용호 대표가 만들었다. [사진=강태훈]
갤럭시 코퍼레이션에는 감옥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없는 홀로된 공간에서 가장 창의적인 능력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최용호 대표가 만들었다. [사진=강태훈]
 

회사 운영 초기엔 갤럭시에 대해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하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회사를 이슈화하는 건 쉽게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조직 기반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Q ‘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사업 수익 모델(BM)로 표현하자면 저희는 4321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40%, IP 30%, 커머스 20%, 테크 10% 등 4개의 카테고리를 융합한 비즈니스를 기대하고 있어요. 단편적인 하나의 수익 구조와 사업 설계를 애초에 지향하지 않겠단 뜻이죠.

미디어 분야에선 자회사 ‘페르소나스페이스’와 3곳의 손자회사를 통해 22개 예능 브랜드, 연평균 421편의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어요. 오롯이 TV채널에 송출되는 것만 그 정도 규모죠. 잘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공개된 콘텐츠 ‘피지컬100’은 82개국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요. 콘텐츠 메이드 역량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충분히 갖췄다고 봐요.

IP는 딱 두 가지예요. 산 자의 IP와 망자(亡者)의 IP. 특히 망자 IP의 경우 송해, 듀스의 김성재, 배우 김자옥 등 고인이 되신 다섯 분의 IP 계약이 맺어진 상황이고요. 망자 IP를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IP는 영속(endless)돼야 한다고 생각해서죠. 일본만 하더라도 슬램덩크, 드래곤볼, 원피스 등 슈퍼 IP를 수 십 년 갖고 있잖아요. 반면 우리나라 아티스트에 대한 IP 계약은 법적으로 최대 7년을 못 넘기는 게 현실이에요. 아이돌 7년 징크스란 말이 있을 정도잖아요.

 

Q 나머지 커머스와 테크 분야 사업에 대해서도 많이 진전을 이룬 상태인가요.

커머스 역시 손에 잡히는 물건과 손에 잡히지 않는 인디비주얼 콘텐츠 제품을 제작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현재 내부적으로 망자 IP를 기반으로 ‘망자 보험 상품’을 기획하고 있어요. 고인이 된 배우 김자옥을 2년 전 아바타로 재탄생시켜 남편 오승근과 함께 노래 무대를 펼친 것의 연장선이죠.

남겨진 자들이 떠난 자를 보고 싶어 할 때마다 망자의 AI 얼굴를 본다든지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망자의 데이터를 사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필요에 따라 활용하는 기술을 테크 영역에서 다각도로 힘쓰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슈퍼 IP를 중심으로 미디어·커머스·테크가 다 모이면 그야말로 핵융합 폭발이 될 거라고 믿어요(웃음).

 

갤럭시 코퍼레이션(자회사 포함)은 ‘스트릿우먼 파이터 시즌1(오른쪽 사진)’을 통해 K댄스 신드롬을 일으킨 데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피지컬100’을 제작해 국내외 흥행을 성공시켰다. [사진=Mnet, 넷플릭스]
갤럭시 코퍼레이션(자회사 포함)은 ‘스트릿우먼 파이터 시즌1(오른쪽 사진)’을 통해 K댄스 신드롬을 일으킨 데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피지컬100’을 제작해 국내외 흥행을 성공시켰다. [사진=Mnet, 넷플릭스]

 

Q 갤럭시가 최근 사우디 등 중동 진출을 적극 노리는 것 같아요.

피지컬100 인기 영향이 커요. 지금 중동 지역에서는 스포츠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합병을 비롯해 글로벌 거물급 프로축구선수 영입, UFC 대회 론칭까지.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MBS) 왕세자가 올여름엔 1300억 상금을 건 롤드컵 개최까지 공식 발표했고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피지컬100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중동 주요 국가와 크고 작은 협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Q 올 상반기 전후로 갤럭시가 순이익 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하반기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삼고 계신 건가요.

무조건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 안 하겠다라고 답하기엔 어려워요. 다만 ‘상장을 왜 해야 할까’란 근본적 질문에 대해 임직원들과 함께 합의된 답을 찾고 있어요. 해야 한다면 한국에서 추진하느냐 아니면 해외에서 하느냐에 대한 물음이 있죠. 모회사인 갤럭시를 먼저 상장시키냐, 자회사를 먼저 상장시키냐는 고민도 뒤따르고요.

당연히 상장은 저와 갤럭시를 믿고 힘을 보태준 투자사와의 약속이자 일반 대중을 주주로 모실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중요한 문제인 만큼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길게 내다보며 움직이려 해요.

 

Q '갤럭시가 최용호 개인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냉담한 목소리도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물리적 시간만 따진다면 갤럭시는 엄연히 스타트업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운영 초기엔 당연히 창업자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단 뜻이죠.

2030년 1월 1일이 제가 대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는 날이거든요(웃음). "만 40살이 되는 해 회사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사업 시작 때부터 직원들에게 강조해 온 이야기죠. 이유는 간단해요. 40대에 접어들면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기는커녕 쫓아가는 것도 힘든 게 사실이잖아요. 그렇다면 당연히 더 감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후배나 동료에게 지휘봉을 넘겨줘야죠. 그 뒤에 무엇을 할지는 퇴사하고 생각하려 해요.

 

최용호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 IP는 근본적으로 영속(endless)돼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아티스트에 대한 IP 계약은 법적으로 최대 7년을 못 넘기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사진=강태훈]
최용호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 IP는 근본적으로 영속(endless)돼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아티스트에 대한 IP 계약은 법적으로 최대 7년을 못 넘기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사진=강태훈]

최 대표는 "갤럭시에는 돈보다 중요한 10가지 조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첫 째 사람, 둘 째 사랑, 셋 째 꿈, 넷 째 가족 등이에요. 사람에 대한 고민과 사람과의 소통이 핵심이란 의미죠. 그래서 제 사내 공식 직함도 최고행복책임자(CHO)이기도 하고요. G-DRAGON 역시 본인이 전하는 메시지가 '서로 사랑하자'로 마무리되곤 해요. 자신을 욕하는 악플러에게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주기까지 했잖아요."


 

Q 갤럭시의 나머지 7명의 공동 창업자가 2011년 함께 창업했다가 망한 멤버라고요. 인연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갤럭시가 초기 자금 100만원에서 시작했거든요. 먼저 도전한 창업이 망한 후 2019년 7명의 친구들을 다시 모아 "5년 안에 유니콘 기업 될 거다. 한 번만 믿어 달라"고 말하자, 그 자리에서 친구들이 10만원, 5만원씩 십시일반 모아준, 정말 귀한 돈이었죠. 그만큼 회사 지분을 함께 나눴고요.

사실 저를 포함한 8명의 공동 창업자가 어린 시절 같은 반 친구 관계가 아니에요. 제 초·중·고 친구 등이 각각 모여 결성된 겁니다. 마치 무한도전 멤버가 유재석 님을 중심으로 꾸려진 것처럼. 아마 8명이 서로 친한 동창이었으면 일찌감치 싸우고 헤어졌겠죠(웃음).

 

Q 두 차례의 사업 경험에서 얻고 잃은 것이 있다면요.

얻은 건 단연 지금의 갤럭시고요. 잃은 건 돈이 가장 커요. 당시 제가 매거진 살리겠다고 100억 가까이 자금을 끌어오면서 개인 빚으로만 40억 채무가 생겼었어요. 그 돈 갚겠다고 정말 죽을힘을 다했고요.

건강도 많이 잃었어요. G-DRAGON이 휩싸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어마어마하게 쓰다 보니 어금니 2개가 빠졌더라고요. 29살 첫 사업이 망했을 땐 간경화 직전에 이를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했죠. 아무리 이익을 많이 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결과물을 성취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의미 없다는 걸 몸소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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