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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마에스트로, 최용호①] “슈퍼IP, 테크, 세계관이 콘텐츠의 미래”

COVER STORY|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 기사입력 2024.02.01 17:00
  • 기자명 김나윤 기자

G-DRAGON이 20년 넘게 머문 ‘친정’ 소속사를 뒤로한 채 왜 ‘AI 메타버스’ 기업을 새 둥지로 택했을까. 기존의 음악에 뉴테크를 접목해 예술의 지평선을 넓히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왜 G-DRAGON과 손을 잡았을까. 슈퍼IP에 최첨단 기술을 더해 콘텐츠의 시공간을 초월하기 위해서다.

진행 유부혁 기자, 정리 김나윤 기자, 사진 강태훈

과거와 현재의 공존, 현재와 미래의 공생. 시공간을 초월하는 콘텐츠와 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피라미드 구조물. 최용호 대표가 손에 든 건 그만의 지갑이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현재와 미래의 공생. 시공간을 초월하는 콘텐츠와 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피라미드 구조물. 최용호 대표가 손에 든 건 그만의 지갑이다.

 

'G-DRAGON(권지용)이 선택한 새로운 보금자리' 

최근 갤럭시코퍼레이션(갤럭시)을 떠올렸을 때 따라붙는 대표 수식어다. 하지만 창업자이자 조직 내 CHO(최고행복책임자)를 맡고 있는 최용호 대표는 "우리의 정체성은 AI 메타버스 기업"이라고 했다. 그는 "메타버스 AI도 아닌, AI를 앞세워 강조한 이유는 슈퍼 IP를 기반 삼아 AI 기술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확장하기 위해서"라며 테크 기업가로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시작은 예능 레이블이었다. 최 대표는 K팝, K영화, K드라마에 이어 K예능의 글로벌 부흥시대가 도래할 것을 내다보며 2019년 갤럭시를 시작했다. 그러고서는 1박2일, 뭉쳐야 찬다2, 스트릿우먼파이터, 피지컬100, 미스터트롯2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OTT콘텐츠를 만든 제작사를 하나둘씩 인수하며 '예능 공화국'을 그려 갔다.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 1만 8000여 개 콘텐츠 중 전 세계 15위에 올랐고 예능 부문에선 1위를 기록했다.

최 대표의 머릿속은 현재 '콘텐츠의 퀀텀 점프'라는 기대로 가득 차 있다. AI,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뉴테크를 미디어 분야에 접목하면 오감에 더해 육감을 전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단 점에서다. 2014년 타계한 배우 김자옥이 아바타로 재탄생해 남편 오승근과 함께 손잡고 노래를 부른 TV무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G-DRAGON과 파트너십을 맺은 최 대표의 발걸음은 어느새 미래의 시간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동반자와 함께 첫 공개 행보로 나선 곳 역시 미래기술을 전망할 수 있는 'CES 2024' 전시장이었다. 최 대표가 꿈꾸는 콘텐츠의 미래는 무엇일까. 그 길목에서 G-DRAGON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말 갤럭시코퍼레이션 사내 행사에 참석한 G-DRAGON, 유부혁 포춘코리아 편집국장, 최용호 대표(왼쪽부터). 3월호 표지 디자인 협업은 포춘코리아의 제안을 G-DRAGON이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말 갤럭시코퍼레이션 사내 행사에 참석한 G-DRAGON, 유부혁 포춘코리아 편집국장, 최용호 대표(왼쪽부터). 3월호 표지 디자인 협업은 포춘코리아의 제안을 G-DRAGON이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Q 최 대표와 G-DRAGON이 손을 맞잡은 후 처음 공식 활동으로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올라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어떤 이유로 가신 건가요.

스피어(Sphere) 공연장을 저희 아티스트와 함께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였어요. 올 해 G-DRAGON이 7년 만에 새 앨범 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어 공연 장소로 스피어를 염두에 두고 있기에 직접 눈으로 보고 현장 관계자들과도 미팅 자리를 가졌어요.

두 번째는 잘 아시다시피 CES 참석차였죠. 저는 매해 CES에 갔지만 G-DRAGON은 경험이 없거든요. 평소 아티스트 스스로가 테크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에요. 1·2·3차원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경험하게 한다는 매력이 있으니까요. 때마침 시기가 잘 맞아 전시회에 발걸음한 것이죠.

일각에선 왜 연예인이 산업계 행사에 방문하느냐 의구심을 갖는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저희는 꼭 제품 광고모델이어야만 찾아가고 만나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싶어요.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 구도이지만 저희 아티스트가 두 회사 부스를 모두 방문하기도 했고요. 저와 저희 아티스트는 세상의 상식과 통념을 깨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최 대표와 G-DRAGON이 재계 인사들과 서슴없이 대화하고 함께 식사하는 모습 등 의외의 모습들이 화제가 됐습니다.

정기선 현대HD 부회장님과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님이 모인 저녁 자리는 사전 약속 없이 정말 우연히 마련된 거예요. 두 분과 G-DRAGON은 별도의 사적 인연은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가 평소 AI나 메타버스, VR과 같은 테크에 관심도 많고 아는 바가 많다 보니 정 부회장님이나 신 전무님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더라고요. 때마침 정 부회장님이 CES 기조연설을 하셨고 롯데도 그룹 차원으로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부스를 마련했죠.

 

Q 스피어 공연 기획은 누구의 아이디어에서 기획된 건가요.

저는 라스베이거스를 자주 오는 편이라 그때마다 스피어를 자주 접했어요. 저희 아티스트 경우엔 유튜브 영상으로만 봤지 직접 실물을 경험한 적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때마침 G-DRAGON이 함께 일하게 되면서 제가 콘서트 장소로 스피어를 제안했고 공연을 추진하게 됐어요.

스피어가 돔 형태이다 보니 공연장으로 쓸 때 장단점이 뚜렷하더라고요. 최첨단 영상 장비 등을 동원해 공연의 스케일 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아티스트가 안전 문제를 수시로 체크해야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사각지대(Dead Space)가 많은 편이기도 하고요. 머무는 동안 G-DRAGON과 함께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이야기하고 안전과 동선 등을 논의했습니다. 어떻게 활용할 지 아직 구체적이지 않으나 회사와 아티스트가 스피어에 애정을 갖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G-DRAGON (오른쪽)과 최용호 갤럭시 코퍼레이션 대표(가운데)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전시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HD현대]
G-DRAGON (오른쪽)과 최용호 갤럭시 코퍼레이션 대표(가운데)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전시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HD현대]

지난해 12월 21일 갤럭시코퍼레이션은 G-DRAGON과의 전속 계약 사실을 공식화했다. G-DRAGON이 국내 굴지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러브콜을 뒤로한 채 태어난 지 만 4년여밖에 되지 않은 ‘AI 메타버스’ 기업으로 이적하자 이를 두고 관련 업계와 팬들 사이에선 소문이 무성했다.

최 대표는 “G-DRAGON과 함께하기로 결정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달은 바가 한 가지 있어요. ‘멘털리 매니지먼트’를 통해 정신적 가치를 함께 나눠야겠다고. 그리고 그것이 필연적으로 미래 세상의 흐름이 될 거라고 봐요. 정신이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해지고, 건강한 사람들이 모여 기업과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 아니겠어요.”


 

Q G-DRAGON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2011년 만 22살 때 '케이 컬처(K culture)'라는 회사를 7명 친구들과 함께 공동 창업 했어요. 그리고 그해 12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K WAVE'라는 한류 잡지를 창간했죠. 창간호 표지가 바로 빅뱅이었고요. 빅뱅 덕분에 프랑스어로 된 잡지가 창간과 함께 소위 ‘대박’을 치게 되면서 저희 둘의 간접적인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이듬해 2012년 7월 18일 한국방송공사와 함께 'KBS-K WAVE'로 확장 발간하게 되면서 저 역시 미디어와 연예계 안팎 관계자들과 접점이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직접적인 친분으로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지만 13년 동안 가느다란 인연의 실들이 켜켜이 누적돼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G-DRAGON이 회사 구성원에게 "빅뱅이 없었으면 갤럭시는 없었다"고 자주 이야기하거든요. 저 또한 정말 공감하는 말이에요. 천체물리학의 빅뱅 우주론처럼 오늘날의 갤럭시도 13년 전 빅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유머스럽지만 저희에겐 굉장히 뜻깊은 메시지죠.

 

Q 그렇지만 개인적 인연이 직접적인 비즈니스로까지 이어지는 건 쉽지 않잖아요. 불과 얼마 전까지 G-DRAGON이 법적 소속사 없이 여러 고초를 겪을 때 갤럭시가 물밑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게 결정적 계기였을까요.

결론적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G-DRAGON에 대한 의혹이 10월 25일 언론에 처음 보도됐는데요. 당시 저는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중동에 머물고 있었어요. 오래전부터 G-DRAGON과 27일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아둔 터라 그 일정에 맞춰 한국으로 복귀할 계획이었고요. 하지만 사우디에서 G-DRAGON에 관한 뉴스를 접하자마자 당장 한국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행 직항 비행기가 없다 보니 20시간이 걸려 26일 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요. 그때부터 G-DRAGON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도 회사의 대표로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이지만, 때론 저도 누군가에게 소속돼 보살핌을 받고 싶단 생각을 종종 해요. 특히 만 22살에는 창업, 29살에는 사업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서 저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충(忠)과 의리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됐죠. 그래서 제가 비록 G-DRAGON의 지인에 불과하지만 곁에서 그를 끝까지 믿으며 해결사 역할을 하려 했던 것 같아요.

 

 최용호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G-DRAGON은 갤럭시의 단순한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라 갤럭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고 밝혔다. [사진=강태훈]
 최용호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서 "G-DRAGON은 갤럭시의 단순한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라 갤럭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고 밝혔다. 

 

Q G-DRAGON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당시 여론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강했거든요.

저도 미디어 역할을 해봤기에 몰아가기식의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지는 않았어요. 한국에 도착해 G-DRAGON을 대화를 나눠보니 '정말 결백하구나'라고 직감적으로 느껴졌어요. 저도 사회 경험이 적지 않은 편이기에 상대방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이야기 나눠보면 어느 정도 구별할 줄 알거든요. 진실은 본인만 아는 건데, 스스로가 명확히 'NO'라고 답했으니 그럼 제가 해야 할 일은 이 사람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것 뿐이에요. 믿느냐 안 믿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99% 믿음과 1% 의심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Q 갤럭시가 아직 신생 기업이다 보니 G-DRAGON의 매니지먼트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란 우려도 있습니다.

G-DRAGON과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에 대해선 소위 한국형 대형 기획사가 매니지먼트를 맡아 잘 케어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까와 같은 관심 단계는 넘어섰다고 봐요. 이제는 G-DRAGON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값진 성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선진 시스템을 적극 연결해 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그가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줘야 하고요. 아티스트 자체가 태양과 같기에 우리는 그저 태양을 중심으로 태양계를 구성하는 게 맞지 않을 까요.

 

Q 글로벌 아티스트를 앞장세워 회사를 좀 더 키워보려는 전략 아니냐는 업계 안팎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저 역시 주변에서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정말 많은 말들이 있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요. 투자 유치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만약 저희 회사가 100, 500, 1000억원 정도 기업가치 규모라면 지적하신대로 특정 IP 하나를 강조해 투자 유치하려 했을 수 있죠.

하지만 갤럭시는 시장내에서 냉정하게 그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회사입니다. 올 해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에 도전 중이고요. 그 뜻은 투자 한 건을 성사시키려면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G-DRAGON은 갤럭시의 단순한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라 갤럭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고 알려드리고 싶어요.

 

Q G-DRAGON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시나요.

눈에 보이는, 숫자로 증명되는 걸 직접적으로 당장 기대하지는 않아요. 우리의 예상을 항상 초월시키는 아티스트니까요(웃음). 큰 방향성에 대해선 함께 구상했지만 어떤 프로젝트를 하자, 무슨 퍼포먼스를 보이자 등의 세부적으로 결정된 사안들은 아직 없어요. 방향을 잡기보단 어떤 흐름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죠.

오히려 G-DRAGON이 갤럭시와 함께 일하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게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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