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30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홍해·파나마 물류 리스크 진단 및 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계 양대 운하(수에즈·파나마)에서 발생한 통항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에 현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서돈석 삼성SDS 첼로스퀘어 사업팀 그룹장, 황규영 LX판토스 해운MI분석팀 팀장, 배병석 람세스물류 전무이사가 수출입기업 약 200개 사 앞에서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방안 등을 설명했다.
김고현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인사말에서 "홍해 사태가 3개월 정도 지속되면 우리 수출기업들이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 문제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응답한 회원사가 약 74%에 달한다"며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해양수산부와 국적선사 등과 협력해 기업들이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돈석 그룹장은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에 관한 진단을 맡아 발표했다. 서 그룹장은 "23년 발생한 극심한 엘니뇨 현상 때문에 가뭄이 발생했다"며 "최근 수위 회복에도 불구하고 파나마 운하청(PCA)은 가뭄이 8개월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에즈 운하 통행제한에 관해서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추가로 14일에서 21일까지 추가 소요가 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기업들이 고가상품 위주로 해상에서 항공으로 전환을 하기 때문에 항공운임도 영향받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춘절을 앞두고 대규모 선복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용과 리드타임 증가를 고려해서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운운임 분석을 맡은 황규영 LX판토스 팀장은 신조선 증가세와 해운운임 방향에 관해 발표했다. 황 팀장은 "4월까지 신조선이 약 60만 TEU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복 부족 수준이 절반가량 경감될 여건은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물류난이 급격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물류 시장이 완벽하게 정상화되면서 선박의 과잉 공급 시장이 펼쳐진다면 해운운임 폭락장을 예상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아직 해외시장의 공급망이 완벽하게 정상화된 것이 아니고 각종 돌발변수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폭락을 예상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병석 람세스 전무이사는 물류난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배 전무이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 늦으면 올해 말까지 갈 수 있다고 상정한다"며 "물류난이 곧 끝날 것으로 가정하면 많은 낭패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빈 컨테이너 부족 현상도 경고했다. 그는 "배가 접안을 하면 큰 업체들은 보통 2주 전부터 컨테이너 작업을 한다"며 "이제 선사들이 배가 접안하기 일주일 이전에는 컨테이너 픽을 아예 못하게 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설이 지나면 빈 컨테이너를 찾아다녀야 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포춘코리아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