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춘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들’① 1~10위] 3년째 1위, 캐런 린치 CVS CEO’에서 이어집니다.

메타에서 주요 경영진의 개편은 항상 주목을 끈다. 하지만 이 거대 기술회사는 작년 7월 신임 CFO를 지명하며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직접 보고하고, 1만 명의 직원을 관장하는 일을 맡게 된 인물은 당시 36세의 수전 리였다. 페이스북 재무 부사장 출신인 그녀는 2008년 재무팀 직원이 몇 명에 불과했을 때부터 이 소셜 미디어 회사와 함께 해왔다. 리는 CFO에 오른 지 1년 밖에 안 됐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포춘 MPW 리스트에 합류했다.

스탠퍼드 출신인 그녀는 그 동안 메타 살림을 잘 꾸려왔다. 회사는 지난해 1166억 1000만 달러(약 158조 5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하는 등 험난한 한 해를 보냈지만 다시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메타는 2023년을 ‘효율성의 해’로 선언하고, 몇 차례에 걸쳐 2만 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회사의 재정기반을 다시 견고하게 다지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여기에 AI에 대한 투자 확대까지 이어지며, 메타 주가는 올 들어 150% 가량 급등했다. 분명 리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태생의 델라 발레는 지난 4월 공식적으로 보다폰의 지휘봉을 잡으며, 이 영국 통신회사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에 올랐다. 회사는 지난해 480억 달러(약 65조 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다폰의 30년 베테랑인 그녀는 최근까지 CFO를 역임했다. 이제는 이익을 크게 늘리고, 주가 하락을 반전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현재 델라 발레는 영국 FTSE 100대 기업의 여성 리더 9명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최근 고객 2700만 명의 영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CK 허친슨 소유의 스리와 190억 달러(약 25조 8400억원) 규모의 합병을 진두지휘했다. 계약이 최종 마무리되면 버진 미디어 O2와 브리티시 텔레콤(BT) 소유의 EE를 뛰어넘게 된다.

여전히 규제 당국의 승인이 남아 있지만, 이 계약은 이미 영국 모바일 시장에서 10여 년 만의 최대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델라 발레는 또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앞으로 3년간 회사 전체 인력의 10%가 넘는 1만 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디오르 회장 겸 CEO에 임명된 델핀 아르노는 LVMH그룹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74)의 장녀이자 유일한 딸이다. 2000억 달러(약 269조 5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재산 덕분에 베르나르 아르노는 정기적으로 세계 최고 부자로 거론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장녀를 디오르 CEO에 임명한 조치가 결국 그녀를 LVMH 제국(가족이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의 후계자로 낙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지 궁금해한다. 그렇게 되면, 각각 LVMH 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4명의 남동생들과 승계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델핀의 과거 경력과 현재 위상은 남성들이 장악한 이 업계에서 그녀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작년 12월 일론 머스크가 정말 X(옛 트위터)의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지 의심했다(추종자들은 그의 퇴진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억만장자는 5월 린다 야카리노를 CEO로 임명하며 약속을 지켰다. 뉴욕 롱아일랜드 출신인 그녀의 이력은 당시 X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졌다. 야카리노는 과거 NBC와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에서 근무한 광고 전문가다. 한마디로 X가 광고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인맥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과연 야카리노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X를 이끌 수 있을지, 아니면 머스크가 계속 배후조종(pull the strings)을 할지 여부다. 

타르시아나 폴라 고메스 메데이로스는 20년 이상 방코 도 브라질에서 승진을 거듭한 후 지난 1월 사장 겸 CEO에 올랐다. 이 은행 214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이 된 것이다. 

앞서 은행 소매 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던 그녀는 이 국영 은행이 12개월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직후 CEO 자리를 차지했다. 은행은 급증한 대출의 높은 금리 덕분에 이 기간 동안 82%나 오른 550억 달러(약 74조 10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메스 메데이로스가 취임한 후 첫 9개월 동안 뜨거운 상승세는 계속됐다. 

약 20개국에 8200만 명의 고객과 지점들을 보유한 이 은행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7억 9000만 달러(약 2조 4110억원)의 ‘조정 순이익-다양한 비용과 상각을 모두 반영한 순이윤이다-’을 올렸다. 탄탄한 농업 대출 자산-작년 6월부터 12개월간 23% 증가한 660억 달러(약 88조 9150억원)를 기록했다-이 이런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은행으로 옮기기 전 시장 상인과 교사로 일했던 고메스 메데이로스는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와 원주민 여성들의 권리를 강력하게 지지한다. 은행은 올 상반기에 여성 기업가들에게 전년 대비 20% 증가한 약 35억 달러(약 4조 7150억원)를 대출했다. 

고메스 메데이로스의 목표 중 하나는 방코 도 브라질이 지속 가능한 관행을 실천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은행의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가치는 현재 660억 달러(약 88조 935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인 브라질 전역에서 친환경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22년간 방코 도 브라질에서 잔뼈가 굵은 타르시아나 폴라 고메스 메데이로스가 이 은행 최초의 여성 CEO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