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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YOU | ‘글로벌 도전장’ 내민 한국 우주 스타트업①] 이성희 컨텍 대표

  • 기사입력 2023.11.10 07:00
  • 기자명 조용탁 칼럼니스트

 

[들어가며] 변화는 기업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신기술이 기존 질서를 흔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 기업인들의 도전이 시작되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다음에야 승자가 남는다. 지금 우주 산업이 그렇다.

2022년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61회를 진행했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었다. 10월 11일 스페이스X는 70번째 로켓을 발사했다. 빌 게르스텐마이어 스페이스X 부사장은 올해 100회, 2024년엔 144회의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3번의 발사를 진행한다는 의미다. 미국과 우주에서 경쟁 중인 중국은 궈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모두 1만2000개의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와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위성 경쟁에 참여했다.

우주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는 민간 기업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의 NASA나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 같은 국영 기관이 주도했던 역할이 민간으로 이동했다.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31년 퇴역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의 후임으로는 민간이 운영하는 우주정거장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NASA에 민간기업이 신청한 정거장 수는 4개다.

우주 발사 가격이 낮아지며, 우주로 향하는 비용이 낮아졌다. 기술 발달로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며 활용도가 높아졌다. 그 덕에 시장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 업체 유로컨설트는 글로벌 우주산업이 2021년 490조원에서 2030년 85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 개척의 시대가 열리며 새로운 도전자들이 속속 우주로 향하고 있다. 우주를 향한 경쟁 대열 가운데엔 한국 기업들도 있다.

 

 

크게 우주산업은 3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발사체, 지상장비, 위성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국립 연구기관이 주요 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난 10년 사이 한국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이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야심찬 스타트업들이 등장한 것이다.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우주 스타트업을 소개하며 뉴스페이스와 한국 우주 산업의 현황을 보여주고자 전문가들에게 각 분야의 기업들을 추천받았다. 학계와 정부 연구소, 다른 기업 사이에서도 기술력에 대해 인정받는 기업인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우주 기업 3곳과 접촉했다. 컨텍은 세계 10개국에서 우주 지상국을 운영 중이다. 이노스페이스는 3월 한국 민간 기업 최초로 우주 발사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나라스페이스는 미국 NASA에서 인정받은 인공위성 기술 기업이다. 회사를 방문했고, 경영진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중 공통점이 하나 나왔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보고 창업했습니다.

컨텍의 이성희 대표, 이노스페이스의 김수종 대표, 나라스페이스의 박재필 대표는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읽었고, 한국 기술 인력을 확보하며 시업을 준비했다. 무모해 보이는 사업 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들을 만났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해외로 향하며 글로벌 파트너를 찾아다녔다. 

지금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정부와 기업, 금융계에서 새로운 산업을 개척해 가는 유망한 벤처 기업인으로 불린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누리호 발사 성공의 덕이다. 정부는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신생 우주벤처들도 관심을 받으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진정한 시험에 합격한 단계는 아니다. 이들에겐 글로벌 기업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자금이 없다. 우주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엔 수많은 우주 스타트업들이 주목받아왔고 그 가운데 아주 적은 수만 살아남았다. 한국 우주 스타트업 기업인들은 힘들고 좁은 길을 선택했다. 이들의 꿈과 열정이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포춘 코리아가 한국의 우주 유망 기업 세 곳을 소개한다.


 

 

위성이 늘수록 존재감도 커진다

10월 15일 미국의 스페이스X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스타링크 위성 2만9988기의 추가 발사 계획을 신고했다. 이미 5000개의 위성을 운영 중이지만,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의 시대가 열린 이후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위성 수가 늘어날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지상 기지국이다. 우주에서 보내는 데이터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지상국이 있어야 위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서다. 컨텍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상 기지국 기업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주지상국 데이터 수신서비스, 위성영상 전처리 서비스, 위성영상 활용서비스 같은 지상국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컨텍은 2020년 3월 제주도에 지상기지국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컨텍]
컨텍은 2020년 3월 제주도에 지상기지국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컨텍]

 

지난 6월 21일 누리호(KSLV-II)가 우주에 위성을 올렸을 때도, 컨텍 기지국에서 교신을 진행했다. 위성들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운영하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교신한 다음, 컨텍의 알래스카 지상국과 유럽 지상국을 통해 위성에 명령 송신 및 데이터 임무를 수행했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당시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추어 국가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가진 민간 기업이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한국 우주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2년 나로우주센터 근무를 시작으로 16년간 우주산업에 종사했다. 캐나다 업체에서 초소형 위성의 일종인 큐브셋(Cubeset) 임무를  수행했다. 귀국 후에도 발사체와 큐브셋을 비롯한 위성 운영센터 관련 업무를 했으며, 2015년 1월 컨텍을 설립했다.

10월 12일 대전 유성구의 컨텍 본사를 방문했다. 11월 상장을 앞둔 회사를 직접 돌아보기 위해서다. 컨텍은 한국에서도 불기 시작한 우주 기업 상장(IPO)의 스타트를 끊는 첫 주자다. 지난 6월 15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대신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을 맡았다. 컨텍의 CFO인 서동춘 재무이사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며 우주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며 “컨텍은 한국 우주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책임 있게 수행해 온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5년 컨텍 설립부터 함께한 창업 멤버다. 왜 이 대표와 함께 일을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서 이사는 “앞으로 5년간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들으며 합류를 결정했다”고 떠올렸다. 2015년 한국에선 뉴스페이스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당시 이 대표는 지상국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3년 안에 만들어 낼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3년만에 이를 해냈다. 이후엔 컨텍이 지상국 플랫폼 사업자로 활동할 것이고, 7~8년 후엔 상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 대표의 구상은 계속 현실이 되는 중이다.

사업 초기 가장 어려웠던 일은 투자 유치였다. 이 대표는 매일 7개에서 8개 기관을 만나서 회사를 소개했다. 성과 없이 돌아서던 시간이 계속되던 중 첫 투자자를 찾는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관심을 보이며 3000만원을 투자했다. 너무 작은 금액에 이 대표는 실망했다. 하지만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측은 “서로 상생관계다. 금액이 아니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되자”며 설득했다. 이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고, 이는 컨텍에게 신의 한수가 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소개해 준 크립톤이 다음 투자를 진행한다. 그리고 크립톤 덕에 신한금융 투자를, 그리고 신한금융 덕에 유벤처스를 소개받는다. 그리고 컨텍은 제주에 지상 기지국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컨텍은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을 바라보며 성장했다. 이 대표는 매월 해외 전시회를 찾아 다니며 글로벌 우주 산업 업체들을 만났다. 직원들에게도 ‘글로벌 네트워크가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 이사는 “지금 와서 들어보면 글로벌 우주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발품을 파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에 컨텍은 위성 데이터 수신을 위해 한국(서울·제주), 미국(알래스카), 말레이시아, 호주, 핀란드, 오만 등 8개 나라에서 10곳의 지상국을 운영 중이다. 2024년에는 15곳에 지상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기업과 국가기관 대부분이 해외 쪽이다. 프랑스의 샤프란(Safran)과 지상국 안테나시스템, 미국의 RBC와는 글로벌 지상국 구축을 협력 중이다. 핀란드 아이스아이, 미국의 엄브라 스페이스(Umbra Space)와는 위성 영상 판매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항우연의 광학, SAR 데이터의 세계 공급 판권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14곳의 해외위성데이터 공급사들과 영상 사업을 협의 중이다.

수신한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주요 도시와 해안, 자연재해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컨텍은 2018년 이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3.2%를 기록 중이다. 컨텍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자 투자도 이어졌다. 회사는 지금까지 누적 746억원의 투자를 확보했다. 

컨텍의 다음 목표는 자체 위성 확보다. 초소형 위성을 확보해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소형발사체 개발 업체들을 위한 민간 상용발사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우주산업의 정상에 올라서는 우주기업이 대한민국에서  나왔다는 것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진정성 하나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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