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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어디로 갈까?...방향 잃은 한국은행

[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프]
성장 위축, 기업 내부 현금흐름 악화 감안해야

  • 기사입력 2023.08.28 21:27
  • 최종수정 2023.08.29 10:04
  • 기자명 윤두영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약 3개월 전인 지난 5월 25일 이후 한국의 기준 금리는 3.50% 선에서 요지부동이다. 그 사이 미국은 5.25%까지 금리를 올려, 한국과의 격차는 1.75%p까지 벌어졌다.

유럽도 금리를 올렸다. EU도 지난 3월 한국과 같은 3.5% 수준에서 0.25%씩 연속 3번 올리면서 7월 27일에는 4.25%까지 올라와 있다. 중국만이 금리를 내리고 있다. 중국은 1년 가까이 변동이 없던 금리를 6월 20일에 0.1%p 소폭 내린 이후 최근 8월 21일에도 추가로 0.1%p를 인하해 3.45%에 머물러 있다. 한편, 일본은 2011년 이후 지속해 온 저금리(0.00~-0.10%)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6%를 바닥으로 반등하면서, 기대보다 높은 2.0%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3년 2분기 성장률(잠정)은 2.4%이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와 개인 소비 지출이 성장을 견인했으며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물가상승률(소비자 물가지수 기준)은 2022년 8월 8.3%를 최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23년 6월에 3%까지 낮아졌고 7월에는 연준의 기대와는 달리 다소 반등해 3.2%를 기록했다. 연준은 자신들의 물가 관리 목표인 2.0%대 안착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예고하고 있다.

미국 연준은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인 임금 인상 압력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유는 경제활동 인구의 축소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발생한 노동력 공급 부족 현상은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 행렬과 맞물려 발생하고 있어, 기울어진 노동력 수급 상황의 빠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조기 은퇴자의 증가는 경제활동 참가율 회복이 더딘 연령대인 50대 중반 이후에 흔히 나타난다. 특히, 팬데믹 등으로 인한 일시적 경력 단절이 생기면 경제활동에 복귀할 가능성이 젊은 연령층에 비해 낮다. 이들의 공백을 메꾸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며 일시적 임금상승은 피하기 힘들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Euro)은 금리 인상을 지속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2.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유럽은 과도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지난 7월 CPI 기준 물가상승율이 미국(3.20%)보다 높은 5.30%를 기록했다. 반면, GDP 성장률은 1분기 0.0%에 이어 2분기에는 0.3%에 불과했다. 미국 2.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일본 경제마저 같은 기간 1.5% 성장했다. 유럽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2022년 2분기는 직전분기 대비 -1.9%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1년 후인 2023년 2분기에는 1% 미만인 0.8%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물가는 0.3% 하락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달러 기준 상반기 수출입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6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감소해 팬데믹 발생 초기인 2020 2 이후 감소 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계속해서 치솟고 있는 청년실업률은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숙제이다. 지난 4월 사상 처음 20%를 넘어선 1624세 실업률은 6월에 21.3%까지 올라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 중국 경제는 ‘내우외환’, ‘속 빈 강정’ 신세를 못 면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물가 수준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운데 연속 3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시키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3.3%에서 1%p 낮아지면서, 한국은행이 내세운 목표 물가 관리 수준 2.0%대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근원물가 지수는 4.1% 상승해 아직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국은행 입장에선 다른 나라와 비교해 물가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어서, 향후 미국과 중국 등의 상황을 살피면서 금리의 방향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봐야 부분은 경제성장과 기업 자금수요 측면이다. 2분기 경제 성장률(전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미국(+2.4%) 일본(+1.5) 보다는 낮고, 유럽(0.3%) 중국(0.8%) 비슷하다.

수출과 수입도 지난해 4분기 이후 다시 동반 역성장을 하고 있어 불안한 모습이지만 다행히 경상수지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하다가 지난 6월 흑자 전환했다.

기업들 내부 자금 사정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단순히 회사채 발행시장 규모의 증가와 은행권 대출 증가를 이유로 기업 자금 사정이 개선됐다고 판단할 있지만, 수익성 저하로 인해 기업들 내부 현금흐름은 악화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란 생각이다. 자금 수요는 느는데 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건전한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기업 내부 현금흐름 감소로 인한 운전자본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자금 지원은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들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자금 시장에서 신용등급 BBB- 수준 회사가 무보증 3년만기 회사채 발행 , 요구되는 금리 수준은 10% 후반이나 11%대이다. 사실상, 다수의 회사는 고금리를 지불하지 않는 자금 수혈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향후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환율 안정과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조만간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환율 안정 도모라는 이유로 금리를 올릴 모양새다. 그리고, 가계 대출 증가 우려는 부동산값 동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된다. 금리 인하로 인한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 그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의 악순환 과정을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기 힘들다. 환율 안정은 금리 외에도 경상수지, 경제 성장률, 그리고 기업 경영환경 등의 수급 요인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특히, 경기 침체기 하의 환율 움직임은 금리의 높낮이보다는 경제 성장률, 경상수지 흑자 규모, 기업 수익 등과 같은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실물 움직임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주택 가격도 마찬가지다. 금리보다 수급 동향이 우선해서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준다. 근본적인 문제인 수급이 안정되면 금리에 상관없이 부동산값도 함께 안정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우발적 위험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한국은행이 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경제위기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남미를 비롯한 지구촌 여러 곳에서 물가가 폭등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유럽은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국면에 빠져, 저성장과 함께 4.0%가 넘는 고물가 상황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유럽이 30년래 가장 심하게 겪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만약, 한국 경제가 이와 같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다면,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때 겪었던 경제적 고통을 넘어설 것이다.

한국은행은 중국 단체관광객 증가가 경제 성장률 개선에 미칠 효과를 파악하기보다는 중국 경제의 위기 발생 시, 한국 경제가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적 관점에서 해법 제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 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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