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4일 앞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백련시장. 김 모 씨(52)는 과일 가게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어렵게 사과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는 "사과가 한 개에 만원이이지만, 차례상에 올릴 거라 안 살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추석맞이 '물가 잡기'에도 불구하고 추석 밥상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지난 7일부터 사과·배 등 20대 성수품 총 16만 톤을 공급하기 시작해 지난 20일까지 12만 톤의 물량을 풀었다. 또 주요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에 67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조치 덕분에 성수품 가격이 내렸다고 분석했다. 22일 기획재정부는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이 전년 대비 6.4%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와 괴리된 농산물유통정보 가격동향 자료를 25일 발표했다. aT 자료에 따르면, 사과(홍로) 10개 평균 가격은 3만 1580원으로 전년 대비 23.8% 올랐다. 배(신고) 10개 가격은 3만 4854원으로 전월 대비 7.8% 상승했다.
일부 수산물과 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참조기는 3마리 기준 대형마트(4479원)와 전통시장(4830원) 모두 전년 대비 30%가량 올랐다. 쌀은 '벼 재배 면적 감축' 등 정부의 적극적인 수급 조절에도 불구하고 2kg 기준 대형마트(5685원), 전통시장(5585)원으로 각각 25.7%, 7.4% 상승했다.
21일 데이터컨설팅업체 피앰아이는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체감물가'를 조사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87.2%가 "올 추석 물가가 전년 대비 올랐다"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50대는 95.1%, 60대는 91.9%였다. 명절 음식 준비 계획에 대해서는 '원재료를 사서 해 먹을 예정'이라 답한 응답자는 41.2%에 불과했다. 24.1%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만 구매할 예정', 19.3%는 '밀키트를 활용할 예정'이라 답했다.
/ 포춘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