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6년까지 총 4조 1000억원을 투자해 올레드 시장 기술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LCD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이 주도해온 LCD 시장에 1995년 삼성과 LG가 뛰어들었다. 이어 1999년 하반기부터는 대만 업체들도 진출해 아시아 3개국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일본은 당시 차세대 분야인 5세대 LCD 투자를 머뭇거리며 결과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잃었다. 한국은 2001년 당시 가장 앞선 기술인 5세대 LCD에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은 이같은 투자로 2004년 처음으로 일본을 뛰어 넘고 세계 LCD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6·7·8세대 LCD, OLED에 대한 투자 확대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7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021년 세계 시장 점유율 41.5%로 세계 1위 국가로 등극했다. 중국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세계 LCD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면서부터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총 투자비의 10% 자금만 보유하고 있어도 공장을 건설할 수 있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2018년 10.5세대 LCD B9 공장의 총 투자비 56억 달러 중 10%인 5억6000만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LCD 공장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치킨게임으로 약화된 대형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LCD 생산을 중단하고 자발광 기술인 QD-OLED로 기술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12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에는 세계 첫 OLED TV 회사이자 일본에 남은 마지막 OLED 업체인 JOLED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게 됐다.
삼성은 지난해 아산 공장에서 철수한 LCD 생산 라인의 빈자리에 태블릿, 노트북 등 IT 기기 수요를 겨냥한 8.6세대 올레드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의 이번 투자로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