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101>

- 한국광고총연합회 엮음 | 하나로애드컴(2022)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이다. 학계나 일부 IT업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2010년 전후로 우리 사회 전반으로 보편화되었다. 이후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컴퓨팅 분야 세계적 컨설팅 및 시장조사기업인 미국 가트너가 주관하는 2018년 ‘Gartner Data & Analytics Summit’의 키노트 주제는 “Do You Speak Data?”였다.

이 기조연설에서 가트너는 데이터 시대의 도래와 함께 ‘데이터’라는 언어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기업에서 가장 시급히 준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가 되었듯이, 이제 데이터는 비즈니스의 또 다른 언어가 되고 있으며 데이터를 읽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감으로 승부하는 마케팅의 시대는 끝났다.’ 감이 아닌 데이터로 승부하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시대가 도래했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Plan/Do/See를 진행하는 마케팅이다. 혹자는 이를 ‘데이터 중심 마케팅’이라고도 부른다. 어떻게 부르든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은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는 마케팅’이라는 의미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101>은 마케팅과 광고 산업의 현장에서 데이터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 온 전문가들이 함께 쓴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입문서이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기초부터 플랫폼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현업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을 총망라하고 있다.

1장과 2장은 급격한 미디어의 변화 등 이 책이 필요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숫자는 사람의 본능이고 마케팅에서도 데이터는 의사결정의 강력한 척도가 된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도의 데이터 분석기술보다 데이터로 말하고 듣는 역량, 즉 데이터 리터러시가 중요하다. 기업현장에서 그 첫 단추는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의지와 실무 담당자들의 필요가 만나야 가능하다.

기술과 데이터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우리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광고회사는 단순히 광고회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술회사이자 데이터 회사이며, 무엇보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의사결정하는 회사가 되어야 합니다. (36쪽)

3장에서는 본격적인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통합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을, 4장에서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방법을 주로 다루고 있다. 5장에서는 고객 데이터의 종류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6장에서는 솔루션 등을 활용해 실제 마케팅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마지막 7장에서는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제시한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 중 넷플릭스가 흥미롭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소비자들의 시청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대표적인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을 하나 뽑으라고 한다면, ‘예측 분석 알고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통한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으로 개개인이 더 좋아하고 만족할만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수년에 걸친 고급 데이터 수집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고리즘화 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디지털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검색하고, 구매하고, 즐기는 가운데 ‘흔적’이라는 ‘데이터’를 남기고 있다.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이룬 성공은 정보화 시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가지는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단계별 실무를 이해하고 기초적인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의 목적이라면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에다 이해를 돕기 위한 표나 도식이 풍부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101>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책에서 중요하게 다룬 예측마케팅 전략이나 Growth Hacking(그로스 해킹)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외머 아튼 외)과 <마켓4.0 그로스해킹>(김진 외)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 박일호 북칼럼니스트 서평가이자 북평(Book評)주의자. 21년 동안 경제단체에서 근무하며 ‘회사원서평가’로 경제경영 서평을 썼다. 현재는 이야기경영연구소 연수사업단장 으로 일하며 씽크스마트미디어그룹의 서평학교 교장을 맡아 서평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경제경영서평집 <경제는 살아있는 인문학이다>와 <퇴근길 인문학 수업>(공저) 등이 있다.

※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1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