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맥주 들어오는 날(지난달 30일)에 맞춰 여러 편의점에 방문했다. 다른 맥주 가격보다 비싸지만 금액을 더 지불해서라도 이색적인 경험을 하고 싶다." -홍유정(31세) 

주류시장 트렌드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구입은 편의점에서 편리하게, 제품은 값을 더 지불하더라도 색다른 주류를 경험하고 싶은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21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행태 중 '편의점에서 주류 구입'이 1위(76.5%)로 나타났다. 2020년엔 49.9%보다 오른 수치다.  

트렌드에 발맞춰 편의점 업계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9월30일 선보인 블랑제리뵈르 버터맥주 4종이 판매 개시 1주일(9월30일~10월6일 기준)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했다. GS25가 취급하는 맥주 200여종 중 카스에 이어 매출 2위에 오른 셈이다.  

동기간 버터맥주의 연령대 별 매출 구성비를 보면 2030대에서 앞도적으로 나타났다. 20대가 55%, 30대는 31%로 총 86%의 구성을 차지하며 2030대 소비자가 '신주(酒)류의 주(主)류' 구매 객층으로 떠올랐다. 40대 이상은 14%에 불과했다. 

GS리테일은 음용기획팀 내 신제품 발굴을 위해 상시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원소주에 이어 버터맥주까지 연달아 히트시켰다. 가수 박재범이 론칭한 증류주 브랜드 원소주도 GS25와 계약을 체결 후 단숨에 물량 완판 기록, 지난 9월 기준 100만병이 팔렸고, 올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 300만병을 바라본다. 

원소주의 구매 주요 연령대도 MZ세대로 나타났으며, 특히 30대가 37.4%, 20대가 33.1% 등으로 2030세대 비중이 70%를 넘었다. 

이에 질세라 편의점 CU를 전개하는 BGF리테일도 와인 증류주 등 품목을 다양화하며 '신주(酒)류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있다. CU는 원소주에 대적할 프리미엄 증류주로 빛 소주를 지난 8월 말 선보였다.

빛 소주 출시 후 9월 CU 프리미엄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297.2%로 올랐다. 빛 소주의 구매도 2030대에서 주도했다. 실제 20대 33.8% · 30대 38.5%로 젊은 층이 전체 72.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빛 소주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제품은 CU의 히트 상품인 '곰표 밀맥주'를 발굴하고 기획한 이승택 음용식품팀 MD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빛 소주는 다양한 술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들을 분석해 앞으로도 빛 소주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CU는 와인 상품 기획에 강점을 두고 하반기까지 관련 상품 기획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PB와인인 '음음음' 히트에 이어 소주 병에 와인을 담은 '와인 반병'까지 와인을 활용한 색다른 마케팅으로 반격에 나섰다. 

주류 트렌드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며 온라인으로 주류를 구입하는 움직임도 확산세다. GS리테일은 와인25플러스를, CU는 포켓CU를 통해 관련 제품을 유통하며 공격적으로 주류판매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이다. 

/ 포춘코리아 홍승해 기자 hae@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