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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한국・미국 파운드리 삼국지 본격화

  • 기사입력 2022.01.21 17:32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2022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포춘코리아(FORTUNE KOREA)=김동현 기자] 반도체 업계의 중심축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설비 총 투자액 1520억달러(약 179조6640억원) 가운데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넘어섰다.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인텔이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하며 파운드리 삼국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TSMC-삼성 양강 구도…‘다크호스’ 인텔

대만 TSMC가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지만,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사들과의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TSMC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54.5%에서 2분 52.9%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위 삼성전자도 1분기 17.4%에서 2분기 17.3%로 소폭 하락했지만 3위권과 10%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뒤를 잇는 3위 자리의 변화가 눈에 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인텔이 3년 만에 재도전에 나서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2018년 당시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을 포기했지만, 인텔은 3년 만에 공격적인 투자 계획과 함께 다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2022년이 인텔 파운드리 사업 확장의 원년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만과 한국, 미국 기업의 ‘파운드리 삼국지’ 구도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지=포춘코리아]
[이미지=포춘코리아]

TSMC, 1위 굳히기 드라이브

대만 TSMC는 차별화되고 고도화된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압도적인 업계 1위인 TSMC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미세공정 기술(반도체 회 성의 추격과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선언으로 인해 2022년은 3사가 시장 점유율을 놓고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전망이다.

TSMC는 세계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협력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의 공장 건설을 통한 생산력 확대 등으로 시장 1위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 사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업계판도를 뒤흔들려고 하자 TSMC도 1위 수성을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공장 6곳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SMC는 이미 3나노미터(㎚) 미세공정 양산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 인텔과 함께 3㎚ 제품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올해 7월 세계 최초로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 2위 삼성전자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나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공장을 추가 건설한다.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 등 글로벌 상위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고객사가 많은 시장으로 꼽힌다.

반도체 수급난이 확산되며 일본 정부도 TSMC모시기에 적극적이다. 대형 반도체 제조사의 공장을 유치하면서 자국 기업의 원활한 반도체 수급을 돕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지난해 5월 TSMC가 이바라기현 쓰쿠바시에 연구개발 거점 설치를 발표하자, 일본 경제산업성이 투자액 370억엔(약 3839억원) 중 190억엔(약 1972억원)을 부담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시장은 TSMC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대만 기업이라는 특성상 중국정부가 TSMC의 자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 자명하다.

“게섯거라 TSMC” 삼성전자, 美시장 공격적 확장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 2위 삼성전자는 가까운 시일 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이재용 부회장의 지휘 아래 공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24일,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11일 만에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 계획을 내놨다.

앞서 2019년 4월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기간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시스템반도체 리더십 조기 확보와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해 38조원을 추가하면서 총 171조원 투자 프로젝트로 확대했다. 투자액은 향후 계획 변경에 따라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170억달러(약 20조원) 투자를 확언한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파운드리 부문에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를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2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공장에는 최첨단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5세대 이동통신,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와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세계 시스템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히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운드리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System LSI) 매출과 영업이익은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과 5nm 생산수율 개선 효과로 전년대비 각각 26%, 102% 증가한 27조2000억원, 3조6000억원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내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주요고객(퀄컴, 엔비디아, IBM 등)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오는 2023년까지 2년치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보여 2022년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도전자의 입지인 만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자력으로 생존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래픽=포춘코리아]
[그래픽=포춘코리아]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회사 특성상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6개월 넘게 투자 시계가 늦어진 점도 부담이다. 그 사이 인텔의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과 TSMC의 미국과 일본 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압박도 큰 상황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브랜드만으로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형 글로벌 고객사들을 확보도 필요한 부분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TSMC와 달리 3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차세대 구조로 여겨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 미세화 공정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A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한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사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점을 예로 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복귀 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업계의 시선은 파운드리 M&A로 쏠려 있다”며 “TSMC의 독보적 입지를 단숨에 잡으려면 삼성전자도 인텔처럼 과감한 M&A에 나서는 것이 시급한 때”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뉴 리더십’, 파운드리 시장서 광폭 행보

파운드리 시장은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의 재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다. 특히 팻 겔싱어 대표가 새롭게 취임한 후 파운드리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행보를 펼치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10위권 밖인 인텔은 30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업계 4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인텔의 바람대로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성사되면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양강 체제가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인수가 성사되지 않아도 최근에 보이는 광폭 행보는 시장을 뒤흔들기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인텔의 가장 큰 강점은 ‘미국 기업’이라는 사실 그 자체다. 현재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산업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인텔이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 중 하나인 퀄컴과 계약을 확보했다.

퀄컴은 인텔 파운드리의 초미세공정을 활용해 2024년부터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5년 18옹스트롬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 딜이 성사된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별개로 인텔의 파운드리 야욕도 크다. 팻 겔싱어 대표가 취임 후 1년간 보인 사업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3월 인텔은 ‘IDM 2.0 비전’을 발표하면서 약 22조6000억원(200억달러)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곳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는 이들 공장이 인텔의 파운드리 새 전진기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팻 겔싱어 대표는 지난해 4월 유럽 각국을 방문해 20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국가들에 80억유로(약 10조75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요청하며 적극 나선 것이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최대 800억 유로(약 110조3000억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세울 것이라고 독일 뮌헨의 국제 모터쇼 ‘IAA 2021’에서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텔이 이미 TSMC와 삼성전자가 70% 이상 차지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단숨에 시장 확대를 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미세 공정 기술의 한계를 겪고 철수했던 만큼 기술 격차 해소와 고객사와의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다. 만약 세계 점유율 4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성사된다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데, 투자 역시 이 두 회사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로 양강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200억달러(24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공장 두 곳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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