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시속 100km 1.8초, 테슬라도 놀란 일본 전기차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 끝? 일본의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로 자동차 매니아들을 사로잡은 아스파크의 ‘아울’을 비롯해 테라모터스의 ‘E리키샤’, 포무의 수륙양용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점하기 고군분투중인 일본 전기차 업계의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 기사입력 2021.09.13 09:57
  • 최종수정 2021.09.24 13:31
  • 기자명 김동환 일본 경제학박사

아스파크, ‘질주본능’을 깨우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 ‘아울’
“전기자동차(EV)는 RC(무선조종_Remote Control, Radio Control) Car의 연장선에 있다. 전기자동차 기술은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전기 하이퍼카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아스파크(ASPARK)의 요시다 마사노리(吉田眞教)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스파크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인 ‘제로백’이 불과 2초밖에 안돼 세계 최고의 가속력을 자랑하는 전기자동차 ‘아울(Owl)’ 개발에 성공했다.

영어로 올빼미를 의미하는 ‘아울(Owl)’이라고 명명된 슈퍼 전기자동차는 지난 2017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자동차 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당시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곡선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속하는 자동차’로 불리는 아스파크 ‘아울’이 올해 드디어 50대 한정 생산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3억 8,000만 엔(한화 약 39억 9,000만 원).

제조는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사에 맡기고, 아스파크는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했다. 아스파크의 고향인 일본 오사카에 자동차 전시장을 열고, 유럽과 북미에서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긴장하게 하다
아스파크가 ‘아울’ 개발을 시작했을 때, 시속 100km까지 2초 이내에 도달하는 막강한 가속력을 가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제조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일본 도치기현(栃木県)에서 실시된 주행시험에서 아울이 1.89초의 기록을 수립하자,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사장조차 긴장했을 정도였다. 

아울을 개발한 아스파크는 자동차 업계에 뛰어든 지 얼마 안된 신생 업체였다. 오랜 전통의 자동차 생산회사부터 벤처 기업까지 뛰어든 세계 최고 가속 EV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현재는 00~60mph 가속이 2초 이내에 가능한 전기자동차 생산회사는 미국 테슬라, 프랑스 피닌파리나, 독일 포르쉐, 크로아티아의 EV 벤처 기업 등 6개 사 이상으로 늘어났다.

2020년 8월, 이탈리아 미사노서킷에서 0-60마일 가속을 1.72초에 달성한 아스파크의 아울.
2020년 8월, 이탈리아 미사노서킷에서 0-60마일 가속을 1.72초에 달성한 아스파크의 아울.

테라모터스, ‘저소득층의 테슬라’를 꿈꾸다
‘빈곤층의 테슬라’가 목표인 일본의 테라모터스(Terra Motors)는 인도 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삼륜 전기차 ‘E리키샤’를 약 20만 엔(한화 약 21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른 전기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게다가 모터와 컨트롤러는 구매 후 1년 이내에는 무상 교환이 가능해 저소득층이 삼륜 전기차를 상업용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인도에서는 이륜, 삼륜을 상업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금융사업(자동차론)을 전개해 자동차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후면에 광고를 게재하여 부수입을 얻게 하고 이를 ‘자동차론’ 변제에 충당하도록 했다. 테라모터스는 이륜과 삼륜의 이동권(mobility right)으로 수익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외에도 현지의 카쉐어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제휴해 ‘E리키샤’를 구매한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고객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해 수익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 테크놀로지(Uber Technologies Inc.)를 능가할 기세인 사륜/이륜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 ‘고젝(Gojek본사 자카르타)’ 역시 협력하고 있다. 

이륜 전기차 역시 2022년에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이륜차의 신차 판매가 연간 2,000만 대를 웃돈다. 판매 대수가 늘어나면 차량 가격 역시 하락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이륜차의 신차 판매 대수가 연 36만 대로 인도의 1/50 규모에 그쳐 차량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테라모터스의 우에다 아키히로(上田晃裕) 사장은 “인도의 거대한 이륜, 삼륜 시장에 EV차를 공급하는 업체에 머물지 않고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종합 이동 서비스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동차 후면에 일본 초콜릿 업체 광고를 게재한 테라모터스의 ‘E리키샤’.
자동차 후면에 일본 초콜릿 업체 광고를 게재한 테라모터스의 ‘E리키샤’.
폼원(FOMM ONE)은 타이어에 터빈이 장착되어 수면에 뜬 상태로 운전할 수 있다.
폼원(FOMM ONE)은 타이어에 터빈이 장착되어 수면에 뜬 상태로 운전할 수 있다.
사가와큐빈 외에도 구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ASF의 상업용 소형 EV밴.
사가와큐빈 외에도 구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ASF의 상업용 소형 EV밴.

포무(FOMM), 수륙양용 EV시대를 열다
한편 타이에서는 토요타 출신 기술자가 수륙양용 EV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県) 가와사키시(川崎市)에 개발거점을 둔 포무(FOMM)를 이끄는 츠루마키 히데오(鶴巻日出夫) 사장이 수륙양용 EV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동일본대지진이었다.

많은 이들이 츠나미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물에 뜨는 자동차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후 개발한 EV ‘폼원(FOMM ONE)’은 타이어에 터빈을 장착하여 수면에 뜬 상태로 운전할 수 있다. 

또한 포무는 경자동차 계열의 4인승 소형 EV를 개발하여 타이에서는 세컨차로 구매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당시 타이에서 실용화에 성공했음에도 일본에서는 도로 주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올해 2021년 1월에서야 경자동차 인가취득에 성공, 직판을 시작하게 됐다. 2019년 도쿄 모터쇼 출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츠루마키 사장은 “도쿄 모터쇼 출전 이후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EV를 원하는 세상이 도래했다”고 설명한다. 

폼원(FOMM ONE)은 경자동차이기 때문에 근거리 이동에 주로 쓰이는 1~2인승 초소형 이동 수단과는 달리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은 가정의 이동 수단으로 보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요타 역시 소형 EV경쟁에 참가. 2020년 12월에 발매를 시작한 ‘씨포드’.
도요타 역시 소형 EV경쟁에 참가. 2020년 12월에 발매를 시작한 ‘씨포드’.
중국 내 EV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홍광 미니 宏光MINI].
중국 내 EV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홍광 미니 宏光MINI].

EV벤처기업 ASF,  ‘가격’이 소비자 선택을 좌우
 “소비자가 고려하는 것은 오로지 가격” 물류회사 사가와큐빈(佐川急便)에 중국의 상업용 소형 밴 7,000대를 공급할 EV벤처기업 ASF(도쿄도 미나토구 東京都 港区) 이이즈카 히로야스(飯塚裕恭) 사장은 가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야마다 전기(ヤマダ電機)에서 35년간 근무하면서 부사장까지 역임한 이이즈카 사장은 “가전제품 업계에서 실현된 것이 자동차 업계에서 불가능할 리 없다. 100만 엔(한화 약 1,05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전기자동차(EV)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이이즈카 사장이 대형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야마다 전기 시절부터 EV 생산을 위해 중국의 여러 기업과 접촉해 왔기 때문이다. 

사가와큐빈에 공급할 상업용 소형 EV밴은 노트북 컴퓨터나 서류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 공간이 있어 배달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해 설계됐다.

2022년 9월 사가와큐빈에 공급될 예정이며, 가격은 200만 엔(한화 약 2,100만 원) 이하로 같은 크기의 일본 EV보다 싸고, 가솔린 자동차보다 저렴한 유지 비용이 목표라고 밝혔다. 

2021년 6월 30일에는 ASF에 대한 코스모 석유 마케팅(コスモ石油マーケティング)의 출자가 결정되면서 코스모(cosmo, コスモ)가 추진하는 자동차 할부 사업이나 카쉐어 사업에 ASF의 EV를 사용하고, 충전이나 정비, 차량 점검 등의 서비스는 코스모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제공하게 된다.

ASF의 상업용 소형 EV밴을 배송에 활용하고 싶다는 기업은 사가와큐빈 이외에도 여러 유력기업이 희망하고 있어 5,000~1만대의 배달용 차량 공급에 대한 교섭이 진행 중이다. 

도요타, 자동차 50만 엔 시대 경쟁 
저렴한 소형 EV가 보급된다면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는 줄어들겠지만, 도요타 자동차는 일본에서의 소형 EV 벤처기업의 출현에 대해 “새로운 기술로 인해 경쟁이 생겨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자동차 업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듯 보였던 도요타는 2020년 12월 2인승 소형 EV ‘씨포드(C+pod)’를 발매했다. 가격은 165만 엔(한화 약 1,730만 원). 5시간 충전으로 1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당분간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일본에서 자동차의 이동 거리는 10km 이내가 약 60%를 차지하고 승차 인원은 2인 이하가 대부분이라는 일본 국토교통성 데이터를 반영하여 승차 정원과 이동 거리를 계산하고 전지 탑재량을 최소화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GM과 샹하이자동차, 우링자동차의 합작사인 SGMW(上汽通用五菱汽車)가 2020년 7월에 출시한 초소형 EV ‘홍광 미니(宏光MINI)’는 2만8,800위안(한화 약 51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주행거리는 120~170km로, 도요타의 씨포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발매 직후 테슬라의 판매량을 뛰어넘어 중국 EV 판매 1위의 자리에 올랐다. 

EV 혁명...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필연적 선택
일본의 운송 대기업 사가와큐빈은 택배 업무에서 사용되는 경자동차를 모두 전기자동차(EV)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교체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사가와큐빈은 현재 2만7,000대의 영업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약 30%(7,200대)가 경자동차다. 경자동차를 EV로 교체함으로써 회사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 삭감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회사인 야마토운수도 EV트럭 도입을 2020년부터 시작했고, 일본우편 역시 2025년까지 1만2,000대의 EV를 도입할 예정이다. 

EV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할 때, 부품 수가 1/10 정도라 극적인 비용 삭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품생산을 하는 대기업 일본전산(日本電産)의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 회장 겸 CEO는 “EV화로 인해 자동차 가격은 30만 엔(한화 약 315만 원)이 될 것”이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기술 동향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이 수치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EV가 주행거리가 짧고 혹한기에 출력이 떨어지며, 배터리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이미 10년이나 지나버린 옛 상식일 뿐이다.

최신 EV는 거의 모든 면에서 가솔린 차량을 압도하고 있어 사업자에게 있어 EV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본 지역의 버스 회사들은 속속 중국제 EV 버스 도입을 결정해 놓은 상태이기도 하다. 

특히 택배 사업자와 버스 회사는 자동차를 통해 이윤을 얻기 때문에 차량에 대한 평가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 일본 사업자들의 엄격한 품질 요구에도 불구하고 EV 도입이 확대된다는 것은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의 평가 기준은 통과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본격적 도입에 따른 사소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순 있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EV에 대한 평가는 좋아질 것이며 이러한 흐름은 자가용 업계에도 파급될 것이다. EV는 가솔린 차량과 달리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다. 일일이 주유소를 찾아갈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취미로 자동차를 다루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EV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