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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인터넷’, 스타링크 vs 원웹 누가 이길까?

하늘에 AP를 띄워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인터넷 가능한 세상

  • 기사입력 2021.09.06 10:22
  • 최종수정 2021.09.06 10:25
  • 기자명 전승민 파퓰러사이언스 객원기자

우주 인터넷이 뭐야? 지상이 아닌 우주에서 인공위성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앞으로 전 세계 주축 사업이 될 에어택시와 자율주행자동차, 6G인터넷 서비스 등을 위해서는 우주 공간에서 지상으로 인터넷이 연결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우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영국의 원웹이 나섰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이 원웹에 3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며 우주 개발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무선인터넷(와이파이)를 쓰려면 어딘가에 AP(액세스 포인트), 즉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해야 한다. 가정에 인터넷 회선을 연결한 경우라면 AP만 별도로 사다 연결하면 누구나 집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

번거롭다면 매달 몇 천원만 더 내면 통신회사에서 AP를 설치해 주기도 한다. 
무선인터넷은 사용범위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집이나 사무실의 평수가 넓다면 두 대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싼 요금을 감수하면서 고성능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 즉 LTE나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신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늘에 AP를 띄워 둔다면 누구나,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구상대로 된다면 아프리카 사막에서도,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에서도 인터넷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그럼 이런 서비스를 현실로 만드는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두 가지 방식이 꼽힌다. 하나는 비행기를 사용하는 방법, 또 다른 하나는 인공위성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비행기보다 ‘인공위성’이 더 유리한 이유
비행기나 인공위성에 인터넷 선을 연결할 수는 없는데 어떻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걸까. 지상에서 강력한 전파로 비행기나 인공위성에 인터넷 신호를 보낸다.

그럼 (비행기나 인공위성은) 거미줄(Web)처럼 서로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인터넷망을 만든 후 다시 지상을 향해 인터넷 신호를 발사한다. 그러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그 무선신호를 받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속도는 가정이나 사무실에 직접 AP를 설치한 것보다 못하겠지만 실제 서비스 사용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먼저 비행기를 이용한 서비스를 살펴보자. 이때 쓰이는 비행기는 드론의 일종으로 흔히 ‘고고도(高高度) 무인기’라고 칭한다. 민간 항공기의 운항 고도인 8~15㎞보다 훨씬 높은 20㎞ 고도의 하늘을 날아다닌다. 지구 대류권을 벗어나기 때문에 ‘성층권 무인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날씨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지만 희박하지만 공기가 있으므로 특별하게 설계된 프로펠러와 날개를 이용한다. 날개에 붙은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만들어 낮에 배터리를 충전하면, 밤에도 비행이 가능하므로 24시간 내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한 번 정도 지상으로 내려와 정비를 받고 새 배터리를 장착한 다음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식이다. 지상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비행기에서 인터넷 신호를 쏘아 보내므로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으로 즉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같은 방식의 프로젝트는 이론적으론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이 방식으로 아프리카 등 오지에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달려들었으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구글은 2017년 1월, 페이스북은 2018년 6월 개발을 포기했다. 예상과 달리 장시간 체공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에 충전해야 하는데 충분한 배터리를 설치하면 비행기가 너무 무거워졌다.

그렇다고 작은 배터리를 넣으면 밤사이에 전기를 모두 소모해 추락해 버린다. 간신히 장시간 비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그 다음엔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장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차세대 배터리와 더 효율성 높은 비행기 구조를 개발하면 미래엔 가능성이 있겠지만 당장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기엔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현재 고고도 무인기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곳은 통신이 목적이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해 그 활용성에 가치를 둔 경우다.

예를 들어 영국 BAE 시스템즈도 고고도 무인기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통신회사가 아니라 방위산업체다.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공위성을 이용한 서비스는 어떨까? 이 방식은 최근 성공사례가 실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공위성은 일단 궤도에 올려 두기만 하면 자기 스스로 지구 주위를 계속해서 돌기 때문에 비행 동력을 확보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며,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는 오롯이 통신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인공위성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이미 실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상과 더 가까운 비행기보다는 하늘에 계속해서 떠 있을 수 있는 인공위성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하는데 더 유리했던 셈이다. 

우주공간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우주 인터넷’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행기 방식과 달리 별도의 수신용 안테나를 구매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비싸도 수십만 원을 넘지는 않아 실용화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실제 시장성도 높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인터넷 시장의 규모가 향후 20년 안에 최대 5,820억 달러(약 68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테슬라 VS 영국 원웹 양강 체계
대표적인 인공위성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스타링크’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대표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고 있다.

2027년까지 지구 저궤도(300~1,000㎞)및 초저궤도(300㎞ 이하)에 소형 통신위성 1만2,000기 이상을 띄워 전 세계에 1Gbps(기가비피에스)급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3만 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해 최종적으로 4만 2,000개까지 위성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는 현재까지 인류가 발사한 모든 위성의 총합보다 5배 이상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리면 우주 쓰레기가 너무도 많아져 크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스페이스X는 계속해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2,000개 이상을 쏘아올려 호주, 뉴질랜드 등과 미국, 영국 등 일부 지역을 포함한 11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 이용요금은 99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오는 9월까지 전 세계 대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큰 접시만한 전용 수신 안테나를 별도로 구매하면 되고 속도는 빠를 경우 160Mbps(메가비피에스)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이미 가정용 저가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를 따라잡은 셈이다.

이에 스페이스X에 뒤질세라 빠르게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곳은 영국의 통신회사 ‘원웹(OneWeb)’이다. 사실 출발은 원웹이 스페이스X보다 한 발 더 빨랐다. 스페이스X가 2019년 5월 처음으로 60개 위성을 발사한 반면, 원웹은 같은해 2월 첫 위성을 쏘아 올렸다.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 소형 인공위성을 수천~수만 개 쏘아 올리고 있는 반면에 원웹은 지구 중궤도(1,200㎞ 인근)에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었다. 이렇게 하면 스타링크처럼 대량의 인공위성이 필요하지 않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속도 면에서는 불리해질 수 있다. 원웹 위성은 극궤도를 돈다. 남극과 북극을 기준으로 빙빙 도는 형태다. 지구는 계속 자전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지구 전역에 음영 구간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음성통신용 인공위성 ‘이리듐’이 이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

원웹은 우선 위성 648기를 쏘아 올려 2022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며, 현재 300대에 가까운 위성이 올라가 있다. 스페이스X가 자사의 우주발사체 ‘팰컨’을 이용해 위성을 쏘아 올리고 서비스 역시 자사가 직접 진행한다. 

하지만 원웹은 여러 나라의 기업과 최대한 협력한다. 프랑스의 아리안 발사체, 러시아의 소유즈 등을 고루 사용한다. 또 지상에서 위성 신호를 분배하는 건 미국의 네트워크 기업 휴즈(Hughes)가,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하는 것은 바르티, 유텔샛 등이 맡는다. 

한때 최대 투자자였던 일본 소프트뱅크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투자를 중단해 법정관리까지 겪는 위기를 맞았으나, 인도 바르티 엔터프라이즈(Bharti Enterprise)가 인수하면서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뱅크가 재투자를 결정했으며, 8월 12일엔 국내기업 한화시스템이 3억 달러(약 3,500억 원) 투자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이 안정세로 돌아가고 있다.

‘우주 인터넷’ 경쟁이 가져올 신세계는 무지갯빛일까?
우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건 두 회사만이 아니다. 우선 미국의 ‘아마존’도 유력한 후보인데, 우주 인터넷용 인공위성 3,236기를 이용해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6년까지 1,5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 1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운영 고도는 589~629㎞로 저궤도에 속한다. 

또한 중국 정부도 우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저궤도 인공위성 1만3,000개를 투입해 ‘궈왕’이란 이름의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고도 508~600㎞(6,080개)와 1,145㎞(6,912개)를 도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위성의 숫자나 운영방식이 스타링크 서비스와 비슷해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기도 한다. 우주 인터넷 서비스 선점을 놓고 미국과 영국, 중국 등 세계 기업이 각축을 벌이는 모양새다.

예상대로 각 나라에서 모두 서비스를 시작된다면 미국과 영국, 중국을 합쳐 10만 대에 가까운 위성이 우주로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경쟁이 편리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낼지, 아니면 지구의 하늘을 우주 쓰레기로 뒤덮을 재앙을 낳을지는 모두가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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