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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면세점·로드숍…명품시계 매장 이모저모

  • 기사입력 2019.03.27 11:11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매장을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한다. 덕분에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포춘코리아가 독자 입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게 명품시계 매장을 분류하고 각각의 특징들을 살펴봤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 사진=까르띠에
까르띠에 메종 청담. 사진=까르띠에

[Fortune Korea] “한 매장 안에 여러 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곳은 뭔가요?” 이 기사는 엉뚱한 독자 메일이 발단이 돼 시작됐다. 장문의 메일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포춘코리아에서 하이엔드급으로 소개한 시계 브랜드가 모 백화점에선 편집숍 형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더라. 하이엔드급치곤 취급이 좀 허술한 거 아니냐.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이 모조품일리도 없는데 뭔가 이상하다. 조금씩 결함이 있는 상품들을 브랜드 별로 모아서 파는 매장 아닌가?’

◆ 다양한 매장 분류 기준

명품시계 관계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매장 분류를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해당 브랜드가 속한 브랜드에 따라 매장 분류 기준이나 부르는 명칭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각 분류나 명칭은 모두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독자 관점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분류는 입점 채널에 따른 분류일 것이다. 독자 입장에선 ‘매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가장 선명하게 다가온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명품시계 매장은 입점 채널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백화점 매장, 로드숍 매장, 면세점 매장이다. 이들 매장은 운영 주체에 따라 또다시 2가지 혹은 3가지로 더 분류(브랜드 관계자들은 운영 주체에 따른 대분류를 더 선호한다)할 수도 있다.

◆ 가장 접하기 쉬운 백화점 매장

백화점 매장은 독자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명품시계 매장이다. 명품시계 브랜드가 백화점과 임대계약 혹은 특정매입거래(백화점이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매입해 판매하고 재고품은 반품하는 거래행태)계약을 맺고 백화점 내 공간을 빌려 영업하는 매장이다. 백화점 특유의 객단가 높은 고객층, 혹은 높은 집객 효과 때문에 거의 모든 시계 브랜드들이 백화점 입점을 선호하고 있다.

명품시계 브랜드가 백화점 매장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화점 VIP 고객들의 관성 때문이다. 백화점 VIP 고객들은 마일리지 적립이나 상품권 혜택을 받기 위해 자신이 VIP로 등록된 백화점 위주로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 가격대가 높은 명품시계 브랜드 입장에선 가장 알맞은 타겟층 공략을 위해 백화점 매장 입점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백화점과 명품시계 브랜드 간 계약은 임대 구역을 특정하지 않은 특정매입거래계약이 주류를 이룬다. MD 개편 등 필요에 따라 백화점 매장 구성이 유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브랜드가 고정 임대료 계약을 진행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브랜드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수수료로 내는 변동 임대료 계약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 다양한 이름의 로드숍 매장

로드숍 매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외 매장을 통칭해 부르는 이름이다. 명품시계 업계에서 대중적으로 쓰는 이름은 아니지만 가장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명품시계 브랜드에서 로드숍 매장은 메종, 부티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하지만 메종이나 부티크는 백화점 매장을 포괄해 구분 없이 사용하는 브랜드가 많은 데다가, 원래 의미와 달리 명품시계 로드숍 매장 중엔 규모가 큰 곳도 많아 혼란의 여지가 있다.

로드숍 매장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매장과는 달리 브랜드 정체성과 이미지를 극대화해 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로드숍 매장 중엔 기사 서두에 나온 편집숍 형태 매장도 있어 의미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로드숍 매장은 브랜드에 따라 각기 달리 사용하는 명칭이나 정체성만큼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백화점 마일리지나 상품권 혜택, 혹은 면세점 면세 혜택 등과 같은 고객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로드숍 매장 한정 에디션 시계를 선보이거나 환율 할인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 면세점 매장의 판매 방식

면세점 매장은 면세 혜택 덕분에 고객 입장에선 가장 저렴하게 시계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된다. 다만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면세 한도가 명품시계 평균 가격에는 한참 미치지 못해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중저가 모델을 비치하는 식으로 매장을 차별화해 운영하고 있다. 면세 한도와 상관없이 쇼핑하는 중국인도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인들한테 인기가 많은 브랜드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운용하기도 한다.

면세점 매장은 롯데면세점이나 신세계면세점 같은 면세사업자가 매장을 운영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사업자가 업체들로부터 상품을 직접 구매해 재고 부담을 지는 대신, 이들 사업자가 주체가 돼 매장 운영을 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두 매장과는 매우 큰 차이다.

하지만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판매 업무에 한해 자신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고가 브랜드일수록 매장 일선의 고객 응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면세사업자 직원이 판매하는 매장도 일부 있지만, 이 경우에도 매장 직원들은 해당 브랜드로부터 따로 교육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 명품시계 매장은 대부분 아늑하고 쾌적하게 구성돼 있다. 사진=까르띠에
까르띠에 메종 청담. 명품시계 매장은 대부분 아늑하고 쾌적하게 구성돼 있다. 사진=까르띠에

◆ 운영 주체에 따른 세부 분류

앞서 언급한 매장들은 운영 주체가 브랜드 본사(혹은 지사)인지 아닌지에 따라 또다시 구분된다. 국내 명품시계 유통 주체는 브랜드 본사와 딜러, 리테일러로 구분되는데 딜러와 리테일러가 운영하는 매장은 브랜드에 따라 대리점, 스페셜 부티크, 홀세일러 부티크 등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면세점 매장 역시 브랜드와 면세사업자가 직접 계약했는지 아니면 중간에 면세 영업 에이전시를 끼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분류를 할 수 있다.

딜러와 리테일러는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각 나라에 지사를 세워 그 나라의 유통채널을 직접 관리하는 곳이 많아졌다. 하지만 특정 업체에 위탁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스와치나 리치몬트 같은 거대 시계그룹에 속하지 않은 브랜드들은 대부분 위탁 판매 방법을 쓴다. 이 위탁의 대상이 딜러이다.

리테일러는 지사나 딜러로부터 개별 매장 운영권을 부여받은 소매업체이다. 면세 영업 에이전시도 리테일러에 속한다. 지사와 딜러 모두 유통 체인 끝단인 매장 운영을 병행하지만, 수익 극대화나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유능한 리테일러를 따로 두기도 한다. 유통 체인 시스템으로 보면 지사와 딜러가 같은 위치이고 리테일러는 가장 하단에 속하지만, 명품시계 브랜드 중에는 본사와 지사, 딜러와 리테일러 개념을 혼용해 쓰는 곳도 많다. 딜러나 리테일러는 보통 여러 개 브랜드 유통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편집숍은 특수한 형태

기사 서두 독자 메일에 묘사된 편집숍 형태의 매장(백화점, 로드숍, 면세점에서 모두 운영되고 있다)은 딜러나 리테일러가 운영하는 매장일 확률이 매우 높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영업력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몇 개 지사가 뭉쳐 매장을 여는 사례도 많았으나, 최근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형태가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브랜드 역시 마케팅 등을 통해 영업력을 상당히 끌어올려 독자매장 운영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명품시계 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영업력이 약한 브랜드가 목이 좋은 곳에 입점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매장 내기 좋은 곳은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는 곳이 대부분이다보니 임대 사업자들이 이런 브랜드들을 좋아하지 않죠. 그런데 몇 개 브랜드를 동시에 취급하는 매장을 열겠다고 하면 임대업자로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생깁니다.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것보다 판매에 성공할 확률이 올라가거든요.”

◆ 딜러나 리테일러 모두 공식판매

이런 이점에도 명품시계 브랜드들이 단독 매장을 선호하는 건 자체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이런 예시를 들 수 있다. 어떤 고객이 A 브랜드의 특정 시계를 사고자 편집숍 매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매장을 둘러보니 A 브랜드 시계보다 B 브랜드 시계가 더 눈에 들어와 B 브랜드 시계를 샀다. 이 경우 A 브랜드 입장에선 B 브랜드에 매출을 빼앗긴 셈이 된다. 단독 매장이었다면 고객이 다른 브랜드에 눈을 돌릴 기회가 없을뿐더러 중간에 생각을 바꾸더라도 결국 선택한 시계는 A 브랜드였을 테니 브랜드 입장에선 단독 매장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딜러나 리테일러 사업자들이 편집숍 형태 매장을 운영하는 건 개개 브랜드와는 달리 매장에서 일어난 전체 매출과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고객 변심으로 어느 브랜드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봤는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물론 이는 자신이 유통권을 보유한 브랜드만으로 편집숍을 구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브랜드 본사 혹은 지사에서 운영하는 매장이든 딜러나 리테일러가 운영하는 매장이든 고객 입장에서는 큰 고려사항이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이들 매장을 구별해 찾는 고객은 매우 드물다. 딜러나 리테일러 운영 매장도 ‘공식판매처’여서 상품의 품질은 같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딜러나 리테일러 모두 브랜드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업의 대상이지 경쟁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이들은 마케팅이나 가격 정책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개별 매장으로 보자면 운영 주체보다 입점 채널에 따른 차이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 개별 매장 특징은?

입점 채널 외에 개별 매장 운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장이 위치한 상권이다. 상권에 따라 방문하는 고객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명품시계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코엑스 같은 곳은 주변에 사업지구가 많아 주로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반면 갤러리아는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고요. 이처럼 상권에 따라 고객군이 다르다 보니 매장도 주된 고객군 위주로 조금씩 변화를 줍니다. 주된 고객군의 취향에 맞는 시계 위주로 전시한다든가 등이죠. 보통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어느 매장엘 가든 전부 똑같은 매장인 것처럼 통일성 있게 구성을 하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이런 차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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