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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모회사 DH “한국, 퀵커머스 전진 기지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

  • 기사입력 2024.03.25 10:00
  • 최종수정 2024.03.25 16:26
  • 기자명 김나윤 기자

5년 전 배민과 손을 맞잡은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 배달 시장 성장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투자를 결정했다. 배달이 아닌 새로운 한국 스타트업과도 협업 나선다. 음식 중심에서 커머스 전 영역으로 ‘배달 DNA’를 심기 위해서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DH)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단독 인터뷰에서 "배민의 브랜드 노하우를 DH 내 다른 브랜드들에 공유함으로써 한국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전반적인 배달 산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DH) 대표는 포춘코리아와 단독 인터뷰에서 "배민의 브랜드 노하우를 DH 내 다른 브랜드들에 공유함으로써 한국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전반적인 배달 산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은 단지 음식만 배달하지 않을 것입니다. 퀵커머스 혁신을 통해 전자·뷰티 등 B2C는 물론 B2B 영역까지 배달 문화를 뿌리 내릴 것입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DH) 대표가 포춘코리아와 단독인터뷰에서 업계 선두주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미래를 '라스트마일' 물류에 방점 찍으면서 한 말이다. 소비자 가치에 무게를 둔 니치 마켓을 발굴해 체계화된 비즈니스 사업으로 키운 성공 노하우를 퀵커머스 혁신으로 배달의 지평을 확장하겠다면서다. 

DH는 유럽·중동·남미·동남아 등 주요 4대륙에서 서비스하는 글로벌 플랫폼다. 지난 2019년 배민의 우수 인력과 풍부한 시장 경험을 높게 평가하여 4조7500억원에 인수 결정을 내렸다. DH는 배민을 아시아 핵심 축으로 삼아 'B마트' 등 퀵커머스 영역에서도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니클라스 대표는 "배민의 사업 노하우와 한국의 배달 생태계는 여전히 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 시장이 국내에선 팬데믹 특수를 반짝 누렸다는 평가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매출은 2024년 1조2200억 달러(약 1635조원)에서 연 평균 10%씩 성장해 2028년 1조7900억 달러(약 24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배달앱 3사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때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꾸준한 업계 호조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러한 배달 산업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DH는 한국 시장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투자를 결정했다. 또 배민처럼 글로벌 시장에 문 두드릴 수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도 했다. 니클라스 대표는 "점주·라이더를 비롯해 소외계층에 대한 직간접적 투자를 통해 배달 산업을 고도화하려한다"면서 "새로운 한국 스타트업과도 협업 시너지 발휘해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진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DH)가 독일 스타트업 협회와 함께 최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마르코 부시만 독일 법무 장관도 참석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딜리버리히어로(DH)가 독일 스타트업 협회와 함께 최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마르코 부시만 독일 법무 장관도 참석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Q DH가 배민과 손을 맞잡은 지 어느덧 5년이 됐다. 지난 시간을 평가한다면.

단순 배달 서비스를 넘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단 점에서 예상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한국의 배달 산업은 퀵커머스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식당에서 조리한 음식뿐만 아니라 반조리 식품과 식자재, 오프라인 판매 물품까지 배달 영역으로 단기간 내 확장하고 있지 않나.

그 과정에서 DH의 현대화 시스템과 배민의 경쟁력이 만나 'B마트', '배민스토어'가 빠르게 성장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때 수준의 성장세는 아닐지라도 새로운 서비스와 다양한 커뮤니티 론칭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한국 배달 시장에서 꼭 이루고 싶었던 프로젝트가 있었나. 그 구상이 현재 어느 정도 이뤘는지 궁금하다.

산업 생태계의 전반적 환경을 개선하고 싶었다. 배달 서비스의 핵심 축이 업주와 라이더다. 산업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이 두 섹터가 최우선 과제라고 봤다. 먼저 업주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고 지원하기 위해 '배민아카데미' 운영을 시작했다. 브랜딩 전략, 법무 및 회계 컨설팅 등 창업에 필요한 전반적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교육에 참여하는 업주가 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가게 사장님들 사이에서 정말 반응이 좋다. 비슷한 방식으로 '배민라이더스쿨'을 통해 라이더 안전 교육과 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배달을 통해 한국 외식 업계를 좀 더 체계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 각 점포별 주문 정보를 기반에 둔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지역별 CRM(고객관계관리) 정보를 고도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올리는 데 노력했다.
 
 

Q 그럼에도 배민을 '독과점' 기업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는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소비자들과 업계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 시작한 DH는 현재 4대륙 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함께 하는 브랜드들의 기준은 브랜드 잠재력이 DH의 전략과 부합하는지, 또 강력한 금융 가치가 있는지다.

배민은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특히 우리는 애당초 음식 배달 시장만을 겨냥해 배민과 함께 한 것이 아니다. 전자, 뷰티제품 등 B2B·B2C 커머스 영역으로 한국 배달 산업을 확장하기 위해 만났다. 배민의 브랜드 노하우를 DH 내 다른 브랜드들에 공유함으로써 한국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전반적인 배달 산업을 한층 강화하고 싶다. 지역 경제와의 상생을 위해서 2030년까지 투자 계획도 차근히 이행할 예정이다.

 

Q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집행 계획은.

앞서 언급했듯이 배달 서비스에서 업주와 라이더인만큼, 이 영역에 무게의 추가 많이 실리지 않을까 싶다. 잘 아시다시피 한국의 경우 외식 자영업 비율이 높지 않은가. 그만큼 외식업 사장님들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배민아카데미'에 이어 '배민외식업광장'을 통해 외식업 정보를 공유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장님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주와의 협약보증 대출 등 금융지원을 비롯해 온라인 판로확대에도 함께 힘쓸 것이고. 라이더를 대상으로는 안전 확보를 위한 시스템 구축할 예정이다. 불가피하게 사고를 입은 라이더가 있다면 원활히 업무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도움도 줄 것이다.

최근 기후위기가 글로벌 어젠다의 화두이지 않나. 친환경 배달 수단, 재활용 배달용기 등을 확대해 배민이 업계 내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선제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 결식 우려 아동 식사 지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펼칠 것이다.

 

Q 최근 DH가 배민에 대한 직접적 투자 이외에도 DH벤처스를 통해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배달 서비스뿐 아니라 핀테크,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의 놀라운 기술력과 탁월한 인재, 훌륭한 인프라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아왔다.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 온라인 C2C 영역에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발빠르게 선보이는 한국 스타트업은 아시아와 세계 시장에서 잠재적 가치가 정말 크다.

그런 점에서 DH벤처스는 최근 DH의 전폭적 지원을 발판 삼아 시드(투자 규모 5억~10억 원) 및 시리즈A(투자 규모 10억~50억 원) 단계 스타트업 중심으로 ‘진심’을 다해 눈 여겨 보고 있다.(웃음) 최근 뷰티 브랜드 ‘AMUSE’와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CHIC'에 각각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글로벌 배달 앱 시장은 ‘구조조정’ 중이다.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자 인수합병 등을 통한 양적 팽창의 결과물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했다. 안 되는 사업은 팔고, 되는 사업에 올인하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이런 기류 속에서 DH도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2월 동남아시아 사업체인 ‘푸드판다’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이 '배민라이더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더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배민라이더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더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Q 최근 DH그룹의 브랜드 매각 소식이 잇달아 들려온다. 왜 매각 결정을 내렸는가. 이를 두고 DH의 현지 인수 전략에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1년 회사를 창립한 이후 우리는 상당한 경험과 많은 결과물을 가졌다. 70개국 이상에서 150여만 개 식당 및 현지 벤더사와 협력하며 22억 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장사로서 파트너와의 M&A 및 비즈니스 협력을 평가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의 활동은 단순히 상품, 서비스 판매가 아니라 생태계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다. 수익성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 여부가 우리의 전략에서 우선순위이자 핵심 동력이다.

 

Q 그렇다면 반대로 DH가 소유한 각 나라 배달 플랫폼 브랜드 중 한국 시장의 성과가 유난히 좋은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은 국제 공통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충분히 설명이 하지 못한다. 한국에서의 배달 서비스는 배민이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지 않았나. 치킨 배달, 중국음식 배달이 대표적이다. 익숙한 서비스 문화에 한국만의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배달 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해왔고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 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 높은 인구 밀집도, 최근엔 식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큰 1인 가구의 증가, 기술력까지 함께 맞물려 한국의 배달 산업은 당분간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본다.

 

Q DH가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큰 경쟁력으로 중 하나로 기술력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엔 플랫폼 기업에게 기술력은 차별화가 아니라 기본값이 된 시대 아닌가. DH의 테크 영역 개발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배달 생태계는 고객, 업주, 라이더, 벤더사 간에 복잡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지가 핵심이며 곧 혁신이다. 그 변화의 속도를 단축시키는 게 기술이다. 우리 목표는 단순히 인공지능(AI)의 도입이 아니다. 테크를 기반으로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직관적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지난해 MENA 지역에서 ChatGPT를 통해 AI 식료품 쇼핑 보조 서비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요리 추천, 탈라밧 마트 재료 검색 등을 도와준다. 머신러닝 모델 기반으로 상품 모니티링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 사기도 방지할 계획이다. 모든 소비자가 높은 수준의 서비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외식 업계 창업자들을 위한 '배민아카데미' 강연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외식 업계 창업자들을 위한 '배민아카데미' 강연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Q 배달 산업이 최근 기술력 효과로 드론 또는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영역까지 진출한 것 같다. DH가 그리는 ‘미래 배달’ 모습은 무엇인가.

특정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로봇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2017년 배민은 일찌감치 로봇 배달 서비스의 운영을 시작했다. 이 로봇은 ‘라스트마일’ 뿐만 아니라 ‘라스트마일의 마지막’이라고 불리는 영역에 쓰인다. 평균적으로 라이더와 로봇의 배달 시간을 비교하면 라이더가 로봇보다 평균적으로 3배 이상 빠르다. 하지만 건물 계단,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라이더 배달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지체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최종 관문 단계에서 로봇을 배치해 접근성의 간극을 줄이려 했다. 드론 음식배달도 같은 맥락에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는 배민이 앞장서 다양한 배달 실험을 하고 있단 점에서 이들의 역할이 앞으로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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