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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고급화 넘어 대중화 이끄는 코라빈

  • 기사입력 2024.03.14 19:00
  • 최종수정 2024.03.15 06:39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클럽 코라빈' 전경.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클럽 코라빈' 전경.

다른 주류와 비교해 두드러지는 와인의 장점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아영FBC의 ‘코라빈’은 이를 극대화하는 와인 장기 보관 시스템이다. 코라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서울에 열렸다.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사진 강태훈


맛있는 음식을 오래 보존하려는 욕구는 과거부터 있어왔다. 특히 와인은 한 번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를 피할 수 없다. 산화가 심화하면 와인은 본래의 맛을 잃고 시큼하게 변질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대 그리스에서는 산화를 더디게 하고자 제조 과정에서 와인 용기 뚜껑과 내부에 송진을 바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자신을 오래도록 향유하려는 인간의 노력에 감동해 와인이 보답했다. 유통과 보관을 용이하게 하고자 사용했던 송진의 강한 향이 와인에 스며들어 독특한 향을 더했다. 이것이 고대 그리스 전통 와인인 레치나(retsina, ‘송진’의 그리스어) 와인의 탄생 배경이다.

와인의 보답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2011년 미국 MIT 출신 의료기기 발명가인 그렉 램브렛이 개발한 와인 장기 보존 시스템 ‘코라빈’이 와인의 신선도를 유지할 뿐 아니라 풍미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렉은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해 와인을 같이 마실 수 없게 되자, 다 마시지 못해 ‘처치 곤란’인 와인이 많이 생겼다. 이에 그렉은 의료용 주사 바늘을 사용해 코르크를 제거하지 않고도 와인을 개봉할 수 있는 코라빈을 개발했다. 불편함이 혁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렉이 와인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수년간 블라인드 테이스팅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코라빈으로 개봉한 와인은 3개월, 6개월, 1년, 3년이 지나도 미개봉 와인과 거의 동일하게 느껴질 만큼 신선도 유지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와인은 오픈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풍미가 극대화되는데, 코라빈은 오픈 와인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어 사실상 맛있는 부분을 매번 마실 수 있다.

결국 코라빈 덕에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완벽한 한 잔의 와인을 언제든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코라빈 인지도가 ‘한국인의 와인 사랑’ 만큼 높지는 않다.

이에 종합주류기업 아영FBC가 2023년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코라빈&글라스 와인 전문 매장 ‘클럽 코라빈’을 열었다. 클럽 코라빈은 프랑스의 ‘5대 샤토’ 와인, 이탈리아 ‘수퍼 투스칸’ 등 약 500여종의 와인을 글라스로 즐길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병입 위스키 등 100여종의 스피릿 상품과 20여종의 전통주는 덤이다.

코라빈 모델 4종.
코라빈 모델 4종.

아영FBC가 공식 수입판매하고 있는 코라빈 모델은 ▲코라빈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 ▲코라빈 타임리스 쓰리 에스엘 ▲코라빈 피봇 ▲코라빈 스파클링 총 4가지다. 특히 코라빈 타임리스 시리즈는 코르크에 미세한 바늘을 찔러 넣어 액체를 추출하는 방식의 제품이다. 이 과정에서 코라빈의 순수 질소 가스를 와인이 추출된 만큼 추가해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든다.

손성모 클럽 코라빈 총괄 지배인은 “와인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질소 가스를 통해 진공 처리하는 것이다. 값비싼 고급 와인도 부패 걱정 없이 한 잔씩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코라빈은 특히 스파클링 와인에 메리트가 크다. 탄산이 있는 콜라가 일반적인 음료보다 장기 보관하기 힘들듯, 스파클링 와인도 맛을 보존하는 것이 일반 와인보다 까다롭다. 또 ‘스파클링은 큰 병으로 마셔야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병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 코라빈 스파클링은 캡슐과 탄산가스를 주입해 와인에 방어막을 형성하여, 최대 4주까지 기포감과 풍미를 유지한다.

클럽 코라빈은 한 잔을 주문하더라도 코라빈을 사용해 제공한다. 소믈리에가 코라빈을 결합한 와인을 테이블로 가지고 가, 고객이 주문한 와인 라벨을 한 번 보여준 다음 코라빈의 기능을 설명하며 글라스에 따르는 방식이다. 편리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니 현장에서 코라빈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많다. 비교적 작은 크기로 휴대성을 극대화한 것도 소구 원인 중 하나다.

클럽 코라빈은 한 잔을 주문하더라도 코라빈을 사용해 제공한다.
클럽 코라빈은 한 잔을 주문하더라도 코라빈을 사용해 제공한다.

클럽 코라빈의 서비스에 대한 호평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병으로 주문할 필요 없이, 글라스로 다양한 와인을 조금씩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클럽 코라빈 관계자는 “현재 현장에서 고급 와인류가 가장 잘 나간다. 예컨대 수백만원짜리 5대 샤토 와인을 잔 당 몇만원대로 가볍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커피 마시거나 식사하려고 방문한 고객들도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클럽 코라빈은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크게 감소한 ‘홈(home)술족’을 현장으로 끌어들이며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는 모습이다.

음식 메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클럽 코라빈 옆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신승환 셰프의 레스토랑 ‘떼레노 서울’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타파스를 비롯한 다양한 에피타이저와 제주 대문짝 넙치, 양갈비, 한우 등심의 메인 요리 등 모든 메뉴가 신승환 셰프의 손길을 거친다. 사실상 국내에 스페인 레스토랑이 많지 않음에도 선택한 이유는, 스페인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스페인 음식과 우리나라 음식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약간 매콤하고, 해산물과 육류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꼭 코스 요리처럼 거한 식사가 아니더라도, 마치 커피에 케이크를 곁들이듯 와인에 타파스라는 조그마한 요리를 함께 즐기는 고객들도 많다”고 전했다.

음식 메뉴에 어울리는 와인을 페어링하는 경험도 쏠쏠하다. 보통 세 명이서 방문하면 3~4가지 메뉴를 고르게 되는데, 와인을 병으로 주문하면 다양한 메뉴를 한 가지 와인으로만 즐겨야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클럽 코라빈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조금씩 맛볼 수 있어 페어링의 즐거움이 크다.

손성모 클럽 코라빈 총괄 지배인

Q. 클럽 코라빈 공간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종합주류기업인 만큼, 다양한 주류를 음식 메뉴와 매치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조성했다. 단순히 와인만 즐기는 공간이 아닌, 다채로운 식사 경험으로부터 비롯되는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다.

Q. 500여 종의 와인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껏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우선으로 선정했다. 또 판매하고 있는 음식 메뉴와 잘 어울리는 지도 고려했다.

Q. 고객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고객들이 코스 요리를 많이들 선택한다. 와인을 여러 병 주문하기 부담스러워, 여러 메뉴를 하나의 와인으로만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음식 본연의 맛을 해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가벼운 에피타이저는 레드 와인의 진한 맛에 묻힐 수 있다. 하지만 클럽 코라빈은 이로 인한 고객의 아쉬움을 덜고, 와인의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와인을 글라스로 즐기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서로 취향이 다른 단체 고객들에게 소구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고객들은 “와인 스펙트럼이 넓어, 다양한 메뉴를 커버할 수 있어서 좋다”는 호평의 목소리가 높다.

Q. 클럽 코라빈이 코라빈을 통해 제공하는 와인은 어떤 특징이 있나?

보통 병으로 주문하는 고객은 와인을 오픈하자마자 바로 마시게 된다. 그런데 와인은 오픈하고 약간 시간이 지나야 더 맛있는 부분이 있다. 클럽 코라빈은 코라빈을 통해 보존이 잘 되고 있는 오픈 와인을 제공해 와인이 가장 맛있는 상태를 항상 즐길 수 있다. 또 ‘디캔딩(와인의 침전물을 분리하고자 깨끗한 용기에 와인을 옮기는 작업)’을 하면 풍미가 극대화되는데, 코라빈은 디캔딩 풍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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