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공사비 상승 등의 여파로 서울시내 새로운 마천루는 없던 일이 됐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들어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설계변경안이 서울시에 제출됐다. 회사 측은 당초 계획한 105층 규모 건물 대신 55층 규모로 낮춰 새롭게 단장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건립에 대한 설계변경을 신청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4년 정몽구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10조원을 들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용지를 매입하면서 초고층 GBC의 꿈을 그렸다. GBC 건물을 지하 7층·지상 105층, 569m 높이로 짓기로 하고 2020년 5월부터 착공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합심해 그룹 본사를 비롯한 쇼핑센터, 다양한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GBC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이을 서울시내 또다른 마천루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도 돌았다. 그러나 당초 260m 이상 지어질 경우 군 레이더가 일부 차단돼 표적을 탐지하지 못할 수 있어 레이더 설치·관리 비용을 현대차가 내야하는 등 다양한 이슈가 산재했다.
결국 서울시와의 합의 등을 통해 건축설계안이 채택됐지만, 최근 치솟은 건설원가상승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기본 공사비가 치솟은데다 초고층 건축을 위해서는 다양한 공법 등이 활용되며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것이 원인이다. 다 지은 이후에도 완공 후 운영비용도 저층 건물보다 많아 부담이 될 것이란 게 건설업계의 진단이다.
결국 55층 높이(242m) 2개 동과 이보다 낮은 저층부 4개 동 등 총 6개 동으로 층고 설계안을 변경했다. 서울시내 또다른 마천루라는 상징성 대신 실용성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105층 높이 설계에는 전망대 등이 담겨있었는데 설계 변경 신청이 들어온 만큼 공공기여 부문 등에 대한 협상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친환경, 실용, 안전 등을 고려해 설계를 변경했다"며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그룹 미래전략 등을 반영해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새로운 공간 계획의 필요성이 나와 기존엔 없었던 UAM 이착륙장 등을 포함해 새 설계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