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은행주는 높은 실적과 안정성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정책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대표적 저평가주인 은행주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주 약진이 지속되려면 낮은 배당 성향을 끌어올려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각각 6만 6700원, 4만 3850원, 5만 3200원, 1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각각 8%포인트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일 대비 1~2.6%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올해 들어 4대 금융지주 가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정책이 반영된 덕분이다. 은행이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지목되며 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됐다.
지난해 말 4대 금융지주의 주가장부가치비율(PBR)는 0.33~0.44 수준이었으나, 올해들어 0.02~0.08포인트 개선됐다.
그간 은행은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모두에게 외면받던 업종이었다. 분단국가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출 중심 기업 편중, 기업 지배구조 이슈와 노사관계, 정부 규제 등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은행 대비 낮은 배당수익률로 '투자 매력도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019년 기준 국내 은행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21.8%인데 반해 아시아 주요국 은행의 평균 배당성향은 49.8%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권에서 PBR 1배 미만으로 평가받는 중국(28.3%), 대만(45.0%), 일본(68.4%)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시중은행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과 보통주자본비율(CET1, 손실흡수능력) 비율 13% 초과분을 배당으로 활용해 주주환원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4일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KB금융 73.9%, 신한 61.04%, 하나 70.14%, 우리 38.47%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02~1%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은행주의 약진이 지속되려면 주주환원 강화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쏠림’으로 그간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매력도가 낮았던 국내 증시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자산 배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국내 증시는 지난해 4월 일본처럼 저P/B 주도의 시장이 될 것이냐, 고P/B 주도의 시장으로 회귀할 것이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곧 발표를 앞둔 정책 내용보다 추후 후속 조치가 발표 여부(실효성 있는 조치일 경우) 또는 가능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주 주가가 재미없었던 주된 요인이 글로벌 은행 대비 낮은 주주환원이었다”라며 “경기 침체 우려에도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시중은행의 이익 실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과 이 기대 긍정적 주가 흐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